커피 선물시장이 브라질 기상 변수와 수출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급등세를 나타냈다. 9월물 ICE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 거래일 대비 +1.41%(+4.45 센트) 오른 1파운드당 3.2085달러에 마감했고, 9월물 ICE 로부스타 커피(RMU25)는 +5.53%(+206 달러) 급등한 톤당 3,9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25년 8월 1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가격 급등은 주초 브라질 Cerrado Mineiro 지역에서 관측된 경미한 서리(light frost)와 7월 브라질 로부스타 커피 수출이 -49% 전년 대비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Cerrado Mineiro는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주 내 최대 아라비카 커피 생산지로, 서리 발생 시 수확량이 크게 변동될 수 있다. 시장 초기 평가는 피해 수준이 크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지만, 생산 우려만으로도 투자자 심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5~7월 기간 로부스타 선물이 크게 조정을 받으며 대규모 쇼트 포지션이 쌓여 있었고, 단기 쇼트커버링이 동반되며 로부스타 선물이 2개월래 최고가로 치솟았다.
“브라질 7월 그린 커피(생두) 수출은 -28% y/y 감소한 240만 포대(60㎏ 기준)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아라비카가 -21%, 로부스타가 -49% 급감했다.” ― 브라질 커피수출협회(Cecafe)
가격 지지 요인은 재고 감소에서도 확인된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재고는 8월 13일 기준 736,411포대로 1.25년 만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부스타 재고도 같은 날 6,928계약으로 2주 만의 저점을 찍어, 공급 우려가 부각됐다.
美 50% 관세 변수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정부의 대(對)브라질 수입 관세 정책의 윤곽을 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브라질산 커피를 50% 관세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은 상태다.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향 브라질 커피 수출이 흔들리고, 결과적으로 브라질 내 재고가 증가해 가격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공급 확대 요인도 상존
다만 브라질 주요 산지의 평균 이상의 강우는 가뭄 우려를 다소 해소하면서 향후 작황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간 기상회사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8월 9일까지 일주일간 미나스제라이스주 강수량이 4.8㎜로 평균 대비 10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수확 진행률도 빠르다. 브라질 곡물조사회사 사프라스 & 메르카두는 8월 6일 기준 2025/26년도 전체 커피 수확이 94% 완료됐다고 밝혔다. 같은 날 기준 로부스타는 99%, 아라비카는 91% 수확이 끝났으며, 최대 커피 협동조합인 쿠시페(Cooxupe) 회원사들은 8월 8일 현재 80.4%의 수확률을 보였다.
세계 수급 전망
국제커피기구(ICO)는 6월 전 세계 커피 수출이 +7.3% y/y 증가한 1,169만 포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4년 10월~2025년 6월 누적 수출은 -0.2% 감소해 1억 414만 포대에 그쳤다.
미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반기 보고서를 통해 2025/26년 세계 커피 생산량이 1억7,868만 포대(+2.5% y/y)로 사상 최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아라비카는 -1.7% 감소해 9,702만 포대, 로부스타는 +7.9% 늘어 8,166만 포대를 예상했다. 종말 재고는 +4.9% 증가한 2,281만 포대로 전망했다.
커피 전문 무역사 볼카페(Volcafe)는 2025/26년 아라비카 공급 부족을 850만 포대로 예상해, 전년 550만 포대보다 적자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트남 동향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은 극심한 가뭄 여파로 2023/24년도 생산이 -20% 감소한 147만 톤으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통계총국(GSO)은 2024년 커피 수출이 -17.1% 줄어 135만 톤이었다고 발표했으며,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는 2024/25년 생산 전망을 2,650만 포대로 하향했다. 반면 GSO는 2025년 1~7월 수출이 +6.9% 늘어난 105만 톤이라고 보도했다.
아라비카·로부스타 무엇이 다른가?
아라비카(Arabica)와 로부스타(Robusta)는 전 세계 커피 시장을 양분하는 품종이다. 아라비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되며 산미와 복합적인 향을 지녀 고급 블렌드에 주로 사용된다. 로부스타는 저지대 고온다습 지역에서 잘 자라며, 카페인 함량이 높고 쓴맛이 강해 인스턴트커피나 에스프레소 크레마 강화용으로 선호된다. 가격 역시 아라비카가 일반적으로 더 높다.
ICE 선물은 미국 뉴욕(아라비카)·런던(로부스타) 거래소에서 각각 상장돼 있으며, 계약 단위와 호가 방식이 다르다. ICE 재고는 인증 창고에 보관된 커피만을 집계해 실물 인도 가능 물량을 나타낸다.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브라질 기상 패턴, 미국 관세 정책, 베트남 작황 회복을 동시에 주시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재고 추이와 수출 속도가 가격 등락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 의견) 본 기자는 “미국 관세가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브라질 수출 감소와 재고 축소가 맞물리면 가격 변동성이 당분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USDA가 제시한 글로벌 생산 증가 전망은 중장기적으로 상방을 제한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투자 판단의 책임은 독자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