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 시황] 12월물 ICE 아라비카 커피(KCZ24)는 -4.74% 하락한 -12.40센트를 기록했고, 11월물 ICE 로부스타 커피(RMX24)는 -3.96% 하락한 -20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2025년 9월 17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주요 커피 산지에 “꽃눈 형성기(Flowering Period)”에 맞춰 비가 내릴 것이라는 글로벌 기상예측모델(Global Forecast System·GFS) 전망이 나오자 기관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펀드 청산)가 촉발돼 가격이 급락했다.
Conab(브라질 국가공급공사)는 9월 12일(현지시간) 2024년 브라질 커피 생산 전망치를 5,880만 포대에서 5,480만 포대로 하향 조정해 일시적 지지 요인을 제공했으나, 기상 호재 뉴스가 이를 상쇄했다.
지난 15일 월요일, 12월물 아라비카와 11월물 로부스타 선물은 각각 계약 최고가를, 최근월물(U24) 로부스타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브라질 국립재해감시센터(Cemaden)는 올해가 1981년 이후 최악의 가뭄이라고 밝혔다. 4월 이후 강수량이 지속적으로 평년을 밑돌아 2025/26년산 아라비카 수확 전망이 크게 줄었다. 민간 기상사 소마르 메테오로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9월 15일 보고서에서 ‘아라비카 주산지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브라질 전체 아라비카의 약 30% 차지)에 지난주 강수량이 전무했다’고 전했다.
로부스타 시장도 불확실성이 크다. 최근 태풍 ‘야기(Yagi)’가 베트남 중부에 폭우를 뿌리면서 커피나무 침수·낙과 피해가 우려된다. 베트남 농업농촌개발부는 3월 26일 2023/24년산 생산량이 147만2,000톤(-20%)으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미 농무부 해외농업국(USDA FAS)은 5월 31일 보고서에서 2024/25년산 로부스타 생산이 2,790만 포대로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8월 무역통계에 따르면 베트남 1~8월 커피 수출은 106만 톤(-12.1% YoY)으로 집계됐다.
한편, 브라질 커피 수출은 회복세다. 브라질 커피수출협회(Cecafe)에 따르면 8월 녹색 원두 수출은 341만 포대(+1.4% YoY)를 기록했다. 브라질 통상부는 7월 원두 수출이 20만2,000톤(+44% YoY)으로 급증했다고 밝혔으며, 2023/24 커피연도 누적 수출도 4,730만 포대(+33%)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제커피기구(ICO)는 9월 6일 발표에서 7월 전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12.2% 늘어난 1,129만 포대라고 밝혔다.
ICE 선물거래소 재고가 역사적 저점에서 반등한 점도 가격에 부담이다. 9월 11일 기준 ICE 인증 아라비카 재고는 858,474포대로 1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이며, 2023년 11월 기록한 24년래 최저치(224,066포대) 대비 크게 늘었다. 로부스타 재고 역시 7월 25일 6,521로트로 1년 만에 최고치에 도달했다.
공급 과잉 시그널도 이어진다. ICO는 5월 3일 2023/24 커피 생산이 전년 대비 +5.8% 증가한 1억7,800만 포대로, 소비는 +2.2% 늘어난 1억7,700만 포대라고 발표해 100만 포대 순잉여를 예상했다.
미 농무부(USDA) FAS 반기 보고서(6월 20일)는 2024/25 세계 생산이 전년 대비 +4.2% 늘어난 1억7,623만5,000포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라비카는 +4.4% 늘어난 9,985만5,000포대, 로부스타는 +3.9% 늘어난 7,638만 포대로 예측했다. 같은 보고서는 2024/25 기말재고가 2,578만 포대(+7.7%)로 증가하고, 브라질 아라비카 생산은 4,820만 포대(+7.3%), 콜롬비아 생산도 1,240만 포대(+1.6%)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용어 설명 및 시장 이해
아라비카(Arabica)와 로부스타(Robusta)는 전 세계 커피 시장을 양분하는 두 품종이다. 아라비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돼 향미가 섬세하지만 가뭄·병충해에 약하다. 로부스타는 저지대에서 재배되며 카페인이 높고 병충해에 강한 대신 맛이 다소 거칠다. 두 품종의 가격 차이는 스프레드 거래나 혼합원두(블렌딩)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Conab은 브라질 농산물 생산·수급을 공식 집계하는 정부 기관으로, 세계 커피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리포트를 발행한다. GFS 모델은 미국 NOAA가 운영하는 글로벌 수치예보 시스템으로, 농산물·에너지 트레이더가 기후 리스크를 사전에 판단할 때 활용한다.
Cemaden은 자연재해 예보·감시를 담당하는 브라질 공공기관이며, Somar Meteorologia는 민간 기상서비스 업체다. 이들이 발표하는 강수량 데이터는 커피 생육 단계별 스트레스(개화·결실·수확) 평가 지표로 쓰인다.
전문가 관전 포인트
“가뭄 리스크와 재고 회복, 그리고 브라질·베트남 수출 동향이 뒤섞이며 변동성이 극대화된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주요 산지별 두 가지 체크리스트—‘강수 궤적’과 ‘선물시장 스프레드 구조’—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특히 브라질 개화기 강우 기대가 현실화될 경우, 2025/26년산 수확량 회복 전망이 구체화되며 펀더멘털이 공급 과잉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 반면 예상 강우량이 빗나가면 최근 기록한 계약·사상 최고가 영역 재진입도 배제할 수 없다. 고점 대비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지, 추가 하락의 전조로 볼지는 이번 9~10월 강우 데이터가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기관투자자 포지션 트래킹과 ICE 인증재고 흐름은 가격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선행지표다. 현재 재고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은 단기적으로는 상방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