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강우 예보에 아라비카 커피 선물 하락 압력

커피 선물 가격이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아라비카 커피는 하락 압력을 받고 로부스타 커피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2025년 10월 2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 ICE 선물시장에서 12월물 아라비카 커피(KCZ25)는 전장 대비 -0.40센트(-0.10%) 하락한 반면, 2026년 1월물 로부스타 커피(RMF26)는 +65달러(+1.46%) 상승했다.

지난주 목요일 8.5개월 만의 근월물 최고가를 기록한 뒤 아라비카 가격은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 주요 커피 산지에 이번 주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가 지난주 가뭄으로 악화된 토양 수분을 일부 해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매도세가 유입된 것이다. 민간 기상조사기관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10월 24일 종료 주간 동안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 주의 강수량이 0.3㎜에 불과해 장기평균의 1%에 그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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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abica Coffee Chart

또한 시장에서는 미국이 브라질산 커피에 부과한 50% 관세를 조만간 철폐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아라비카 가격을 추가로 압박했다. 10월 27일 말레이시아 ASEAN 정상회의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이 놀라울 정도로 긍정적이었다”며 며칠 내 미·브라질 무역 문제에 대한 “결정적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관세 문제 해결 여부는 향후 미국 내 원두 공급뿐 아니라 글로벌 커피 가치사슬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 국내 원두 수입업체 관계자

Robusta Coffee Chart

가뭄 우려가 여전하다. 블룸버그 브라질 기상 분석에 따르면, 개화가 한창인 2026/27년산 커피나무가 지나치게 건조한 조건에 노출될 경우 잠재적인 수확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미나스제라이스 주는 최근 한 달 동안 평년 대비 70% 수준의 강수량만 기록했다고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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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Intercontinental Exchange) 인증 재고도 빠르게 줄고 있다. 50% 관세로 인해 미국업체들의 브라질산 구매가 줄면서 10월 24일 기준 ICE 아라비카 재고는 44만7,773포대로 1.5년 만의 최저치를 나타냈다가 10월 28일 44만9,615포대로 소폭 반등했다. ICE 로부스타 재고 역시 3.25개월 만의 저점인 6,111로트로 감소했다.

라니냐(La Niña) 현상 가능성도 변수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9월 16일 남반구에 10~12월 라니냐 발생 확률을 71%로 상향 조정했다. 라니냐는 브라질에 가뭄을 초래해 커피 수확량을 줄이는 경향이 있어 장기적으로는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로부스타 커피, 베트남 공급 증가로 부담

베트남 통계청은 10월 13일 2025년 1~9월 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한 123만t라고 발표했다. 2025/26년 베트남 커피 생산량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176만t(2,940만 포대)로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도 2025/26년 생산량이 기상 조건이 양호할 경우 전년 대비 10%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커피기구(ICO)는 10월 6일 현재 회계연도(10월~8월) 세계 커피 수출이 1억2,792만 포대0.2% 증가했다고 밝혀 공급이 충분하다는 인식을 강화했다.

반면 브라질 농업공급회사 코나브(Conab)는 9월 4일 2025년 브라질 아라비카 생산 전망을 4.9% 하향한 3,520만 포대로 수정하고, 전체 커피 생산 추정치도 5,520만 포대로 0.9% 줄였다.

장기 전망: USDA 세계 생산 전망치

미국 농무부(USDA) 산하 해외농업서비스국(FAS)은 6월 25일 발표에서 2025/26년 세계 커피 생산사상 최고치인 1억7,868만 포대로 전년 대비 2.5%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아라비카 생산은 1.7% 감소하나, 로부스타 생산이 7.9% 증가해 이를 상쇄할 것이란 전망이다. 브라질 생산은 6,500만 포대로 0.5% 늘고, 베트남은 3,100만 포대로 6.9%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FAS는 또 2025/26년 기말 재고가 2,282만 포대로 전년 대비 4.9%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가격 상승폭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 해설 — 생소할 수 있는 용어 정리

라니냐(La Niña) 현상은 적도 태평양 동부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면서 전 세계 기후 패턴에 영향을 주는 자연현상이다. 남미에서는 가뭄을, 동남아와 호주에서는 폭우를 유발하는 경향이 있다.

아라비카·로부스타는 세계 커피 시장을 양분하는 두 품종이다. 아라비카는 향이 부드럽고 산미가 풍부해 고급 원두 커피에 주로 사용된다. 로부스타는 카페인이 높고 쓴맛이 강해 인스턴트 커피나 블렌드 용도로 많이 쓰인다.

ICE 인증 재고는 국제선물거래소가 공식적으로 관리·검증하는 원두 재고를 말하며, 실물 인도 가능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포대(bag)는 국제 커피 거래 단위로, 1포대는 일반적으로 60㎏이다.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미국의 50% 관세 철폐 여부가 단기 가격 변동성에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관세가 유지되면 미국 내 재고 감소로 스프레드(품종별·선물월별 가격 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11~12월 브라질 강우가 2026/27년 커피 수확량을 좌우한다. 가뭄 지속 시 개화 실패로 빈 체리(blank cherry) 비율이 늘어나 생산·품질 동반 하락이 불가피하다.

셋째, 베트남의 수출 확대가 로부스타 가격을 추가로 눌러 아라비카·로부스타 가격 차이가 축소될 수 있다. 이는 로스팅 업체들의 블렌드 전략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라니냐 지속 기간이 관망세를 키울 전망이다. 기상 재해가 장기화될 경우 2025/26년 생산 전망치도 추가 하향될 수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기상 데이터, 관세 정책, 재고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헤지 전략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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