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강우 예보에 아라비카 커피 선물 소폭 하락, 로부스타는 1주 최고치

커피 선물시장이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2025년 12월물 아라비카 커피 선물(KCZ25) 가격은 11일 시카고 ICE 선물시장에서 전거래일 대비 -0.80센트(-0.21%) 내린 1파운드당 380.05센트로 장을 마쳤다. 반면 2025년 11월물 로부스타 커피(RMX25)는 +44달러(+0.98%) 오른 톤당 4,538달러로 1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5년 9월 11일,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주요 산지의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민라스제라이스(Minas Gerais) 지방에 다음 주부터 비가 내릴 것이라는 클리마템포(Climatempo) 예보가 나오자 아라비카 선물은 장중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 전환했다. 민라스제라이스는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생산지로, 꽃눈이 분화되는 이 시기 강수 여부가 2026년 작황을 크게 좌우한다.

브라질 헤알 환율 차트

주목

브라질 헤알화 강세도 커피 가격에는 호재다. 11일 현지 외환시장에서 헤알화는 달러 대비 14개월래 최고치까지 상승했다. 헤알 강세는 브라질 생산자들의 달러 환산 수익을 줄여 수출 유인을 낮추므로, 국제 시장에서는 공급 축소 가능성이 부각된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 등록 재고 역시 빡빡한 수급을 보여준다. 아라비카 재고는 669,991포대로 16개월 최저치로 떨어졌고, 로부스타 재고도 6,563계약으로 2주 만의 저점이다. 이는 지난 8월 28일 기록한 7주 최저치 6,552계약에 근접한 물량이다.

브라질 정부 산하 작황 예측 기관 코납(Conab)지난주 2025/26연도 아라비카 생산 전망치를 4.9% 하향해 3,520만 포대로, 전체 커피 생산 전망은 0.9% 낮춘 5,520만 포대로 수정했다. 이 발표 직후 투자자들은 공급 불안을 재차 인식했다.

국제커피기구(ICO)는 7월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6% 줄어든 1,160만 포대였다고 밝혔다. 2024년 10월~2025년 7월 누적 수출도 0.3% 감소한 1억1,561만5,000포대이다.

미국 시장의 관세 변수도 수급을 압박한다. 미국이 브라질산 커피 원두에 50%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 바이어들은 신규 계약을 취소하며 재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소비량의 3분의 1이 브라질산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공급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목

한편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 쿠시페(Cooxupé)는 9월 5일 기준 회원사 수확률이 97%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조기 수확 완료는 단기 공급 압력을 높일 수 있으나, 지속된 가뭄과 수출 감소가 장기적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브라질 무역부에 따르면 7월 원두(비가공) 수출은 전년 대비 20.4% 감소한 16만1,000톤을 기록했다. 민간 단체 세카페(Cecafé)는 7월 그린커피 수출이 28% 줄어든 240만 포대였다고 밝혔다. 특히 로부스타 수출이 49% 급감했는데, 이는 로부스타 가격 상승세의 직접적 배경으로 꼽힌다.

베트남 상황도 중요 변수다. 2023/24년 생산량은 가뭄으로 20% 급감한 147만2,000톤(4년 만의 최저)으로 추정된다. 베트남 통계총국은 2024년 수출도 17.1% 감소한 135만 톤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올 1~8월 누계 수출은 7.8% 증가해 일각에서는 재고 방출 가능성도 점쳐진다.

아라비카 커피 선물 차트

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글로벌 2025/26 시즌 총 커피 생산이 1억7,868만 포대(+2.5% y/y)로 사상 최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스위스 커피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같은 시즌 아라비카 공급 부족이 850만 포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해, 견해차가 두드러진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브라질과 베트남 양대 생산국의 기상 리스크와 물류·관세 요인이 중장기 강세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환율, 재고, 날씨라는 세 축이 모두 타이트하게 움직이는 가운데, 4분기 들어 꽃눈 분화·개화가 본격화되면 기상 데이터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 투자자라면 헤지 목적의 옵션 전략이나 생산국 통화(헤알, 동화) 동향까지 통합적으로 살필 필요가 있다.

용어 설명
ICE: 미국 인터컨티넨털거래소로, 전 세계 원자재·파생상품이 상장된 대표적인 선물거래소다.
민라스제라이스: 브라질 남동부 내륙주로, 아라비카 커피의 약 30%를 재배한다.
그린커피: 가공·로스팅 전 단계의 생두를 지칭한다.
볼카페: 1851년 설립된 스위스 기반 커피 무역기업으로, 글로벌 수급 전망에서 높은 영향력을 보유한다.


※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특정 상품이나 증권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