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 가격이 혼조세를 보였다. 11일 ICE 선물시장에서 12월물 아라비카 커피(KCZ25)는 전장 대비 -0.80센트(-0.21%) 내린 1파운드당 380.05센트에 거래됐고, 11월물 로부스타 커피(RMX25)는 +36달러(+0.80%) 오른 톤당 4,523달러로 1주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5년 9월 1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주요 재배지의 강우 부족과 공급 축소 전망이 가격을 지지하고 있으나, 다음 주로 예보된 비 소식이 아라비카 시장에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개화기(10월~11월)에 접어든 브라질 커피나무에 충분한 물이 공급될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기상 데이터 전문업체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9월 6일 종료 주간 동안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주 전역에서 강수량이 ‘0’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민간 기상사 클리마템포(Climatempo)는 “다음 주 미나스제라이스 지역 강우가 ‘강도와 빈도 모두’에서 뚜렷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보해 장중 상승분을 반납하게 했다.
커피 가격에는 ICE 등록 재고의 급감이라는 구조적 지지 요인도 존재한다. 10일 기준 ICE 모니터링 아라비카 재고는 67만9,548포대(60㎏ 기준)로 1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로부스타 재고는 6,563로트로 2주 만의 최저치이자 8월 28일 기록한 7주 최저치(6,552로트)에 근접했다.
브라질 정부 산하 농업공급기관 코납(Conab)은 지난주 2025년산 아라비카 생산량 전망을 4.9% 하향(3,700만 → 3,520만 포대)했다. 전체 커피 생산 전망도 0.9% 낮춘 5,520만 포대로 조정했다. 이는 5월 전망치(5,570만 포대) 대비 감소한 수준이다.
“7~8월 내내 예상보다 심각한 가뭄이 이어졌고, 일부 농장은 꽃눈 형성이 늦어졌다” — 코납 월간 보고서
한편 국제커피기구(ICO)는 9월 3일 발표에서 7월 전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6%(1,160만 포대) 감소했고, 작황연도(2024년 10월~2025년 7월) 누적 수출도 -0.3%(1억1,561만5,000포대) 줄었다고 전했다.
미국-브라질 관세 갈등, ‘공급 차질’ 우려
미국이 브라질산 커피 원두에 50%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 내 로스팅 업체들이 신규 구매 계약을 잇달아 취소하고 있다. 미국 소비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던 브라질산 물량이 줄어들면, 현지 재고 부족과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확 측면에서는 압박 요인도 존재한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이자 수출업체 그룹인 쿠숩(Cooxupé)은 9월 5일 기준, 회원 농가의 2025/26년산 수확률이 97%라고 밝혔다. 컨설팅사 사프라스앤메르카도(Safras & Mercado) 역시 8월 20일 기준 브라질 전역 수확률을 99%로 추정했다. 이 가운데 로부스타는 100%, 아라비카는 98%가 완료돼 수확물 출하 압력이 단기 가격을 누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브라질·베트남 수출 감소가 시사하는 바
브라질 외교부 무역통계에 따르면 7월 비가공(원두) 커피 수출은 -20.4%(161,000톤) 급감했다. 민간 수출업체 연합 세카페(Cecafe)는 같은 달 녹원두(그린 커피) 수출이 -28%(240만 포대) 줄었다고 발표했다. 품종별로는 아라비카가 -21%, 로부스타가 -49% 감소했다.
베트남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2023/24년 작황은 기록적인 가뭄으로 -20% 감소(147만2,000톤)해 4년 내 최저를 기록했다. 통계총국에 따르면 2024년 베트남 커피 수출은 -17.1%(135만톤) 줄었으며, 업계 단체(Vicofa)는 2024/25년 생산 전망치를 기존 2,800만 포대에서 2,650만 포대로 하향했다. 반면 2025년 1~8월 누적 수출은 +7.8%(114만1,000톤)로 반등세를 보였다.
미국 농무부 해외농업국(USDA-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년도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2.5%(1억7,868만 포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부적으로는 아라비카가 -1.7% 감소(9,702만2,000포대), 로부스타가 +7.9% 증가(8,165만8,000포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스위스 트레이딩사 볼카페(Volcafe)는
“2025/26년 글로벌 아라비카 시장은 -850만 포대의 수급 적자를 기록해 5년 연속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
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 풀이: ‘아라비카·로부스타, 무엇이 다른가?’
아라비카(Arabica)는 고지대에서 재배되며 풍부한 향과 산미를 지녀 고급 커피 시장에서 선호된다. 로부스타(Robusta)는 저지대·고온다습 환경에서 자라 카페인 함량이 높고 쓴맛이 강하나 생산비가 낮아 믹스커피나 인스턴트용으로 주로 쓰인다. 국제선물 시장에서는 두 품종이 각각 뉴욕 ICE(아라비카), 런던 ICE(로부스타)에서 거래된다.
또한, ICE 모니터링 재고는 선물거래소가 인증한 창고에 보관된 커피 물량을 뜻하며, 현물 인도 가능 물량을 직접 보여주는 지표다. 재고가 줄어들면 선물가격은 일반적으로 강세를 보인다.
마지막으로, 코납과 쿠숩 같은 브라질 기관·협동조합은 실제 생산·수출량과 직결되는 데이터를 제공해 시장 변동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자료: ICE, Conab, Somar Meteorologia, Climatempo, Safras & Mercado, USDA-FAS, ICO, Cecafe, 브라질 외교부 무역통계, 베트남 통계총국, Volcafe
※본 보고서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 기사 작성 시점에 필자는 언급된 상품에 대한 투자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