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물 ICE 아라비카 커피(KCZ25)는 16일(현지시간) 뉴욕 선물시장에서 전일 대비 -8.30센트(-1.99%) 하락한 채 마감했고, 11월물 ICE 로부스타 커피(RMX25) 역시 -61달러(-1.26%) 하락했다.
2025년 9월 1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장 초반까지 상승세를 보이던 커피 선물 가격은 브라질 주요 산지에 이번 주 후반부터 비가 내릴 것이라는 최신 기상 예보가 전해지자 롱(매수) 포지션 청산(long liquidation)이 대거 발생하며 하락 반전했다.
장 초반 상승 배경으로는 브라질 산지의 건조한 날씨와 개화기에 앞선 강수 부족이 꼽혔다. 실제로 민간 기상기업 소마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9월 13일 종료 주에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재배 지역인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에 강수량이 전혀 없었다고 보고했다.
“10~12월 남반구에 라니냐(La Niña) 발생 확률이 71%”라고 미국해양대기청(NOAA)이 발표하면서, 2026/27 시즌 브라질 작황 부진 가능성이 부각됐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아라비카 생산국으로, 기후 변수에 따른 시장 영향이 크다.
그러나 로부스타는 공급 과잉 우려도 제기됐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1~8월 베트남 커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114만1,000t을 기록했다. 베트남은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이다.
브라질 레알화 강세 또한 커피 가격을 뒷받침했다. 16일 레알화(USDBRL 환율 기준)는 달러 대비 15개월 만의 고점을 경신해, 브라질 생산자의 달러 표시 수출 유인을 약화시켰다.
미국의 50% 보복관세 여파로 미국 수입업체들이 브라질 원두 신규 계약을 취소하면서, 미국 내 공급 긴축 우려도 커졌다. 미국이 수입하는 볶지 않은 커피의 약 3분의 1이 브라질산이다.
ICE 창고 재고도 빠르게 감소 중이다. 16일 기준 ICE 아라비카 인증재고는 66만6,337포대로 16개월 최저치를 나타냈고, ICE 로부스타 재고 역시 6,554계약(60㎏ 기준)으로 2주 최저 수준이다.
브라질 농업공사(CONAB)는 9월 4일, 2025년 아라비카 생산 전망치를 기존 3,700만 포대에서 -4.9% 하향한 3,520만 포대로 조정했다. 전체 커피 생산 전망치도 5,570만 포대에서 5,520만 포대로 낮췄다.
국제커피기구(ICO)는 9월 3일 발표에서 7월 세계 커피 수출이 -1.6% 감소한 1,160만 포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4년 10월~2025년 7월 누적 수출 역시 전년 대비 -0.3% 감소한 1억1,561만5,000포대였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 코옥수페(Cooxupe)는 9월 5일 기준 조합원 수확률이 97%에 달했다고 밝혔다. 민간 조사기관 사프라스 앤 메르카도는 8월 20일 기준 2025/26 시즌 브라질 전체 수확률이 99%라고 발표했다.
브라질 상무부는 8월 6일 발표에서 7월 원두(비가공) 수출이 -20.4% 감소한 16만1,000t이라고 전했다. 수출업체 단체 세카페(Cecafe)도 7월 브라질 그린 커피 수출이 -28% 감소한 240만 포대였다고 집계했다.
한편, 가뭄 영향으로 베트남 2023/24 시즌 생산은 전년보다 -20% 감소한 147만2,000t(4년 최저)을 기록했다. 베트남 통계청은 2024년 수출이 -17.1% 줄어든 135만t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미국 농무부 해외농업국(USDA 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 세계 커피 생산이 +2.5% 증가한 1억7,868만 포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라비카는 -1.7% 줄어드나 로부스타는 +7.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스위스 상사 볼카페(Volcafe)는 2025/26 시즌 글로벌 아라비카 공급 적자가 850만 포대에 달해, 5년 연속 적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본 기사에 언급된 증권·선물 포지션은 필자(리치 애스플런드)가 보유하지 않고 있으며, 모든 정보는 투자 조언이 아닌 참고용”
이라는 면책 조항도 함께 게재됐다.
용어 풀이 및 추가 설명
롱 리퀴데이션은 상승을 예상해 매수한 투자자가 예상이 틀려 손실을 줄이거나 수익을 실현하기 위해 보유 물량을 정리하는 행위를 뜻한다. 라니냐는 적도 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낮아지면서 남미에 건조, 동남아에 폭우를 유발하는 기후 현상으로 농산물 가격 변동성이 커진다. 아라비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되는 고급 품종으로 풍미가 부드러운 반면, 로부스타는 저지대에서 재배되며 카페인이 높고 쓴맛이 강해 인스턴트용으로 쓰인다.
기자 해설
전 세계 커피 시장은 기상 변수와 통화 가치, 보호무역 정책이 얽힌 복합적인 구조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 레알화 강세·미국 관세·재고 감소 등은 국제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브라질 산지에 예보된 비 소식이 단기 심리를 빠르게 뒤집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10~11월 개화기 동안 실제 강수량과 라니냐 전개 양상을 면밀히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라비카 공급 부족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로부스타 증산 여부가 대체 수요를 얼마나 충족할 수 있을지가 향후 가격 방향성을 가를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