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 거래일 대비 4.35센트(1.53%) 상승한 파운드당 288.45센트에, 런던 ICE 9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는 91달러(2.73%) 오른 톤당 3,425달러에 각각 거래를 마감했다.
2025년 8월 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최대 커피 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 주에서 평균 대비 현저히 낮은 강우량이 관측되면서 시장의 공매도 세력이 대거 포지션을 청산, 커피 선물 가격이 급격히 뛰었다.
브라질 기상조사기관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7월 27일부터 8월 2일까지 미나스제라이스 지역의 강수량이 평년 대비 31%에 불과한 2.7㎜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건조한 날씨는 커피 체리의 생육·수확량 전망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이 같은 우려가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또한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가 달러 대비 3.5주 만에 최고치로 오르자, 역내 생산자들이 수출 물량을 일시적으로 보류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헤알화 강세는 달러 기준 수익이 줄어드는 만큼 브라질산 커피의 해외 판매를 지연시키는 경향이 있다.
재고·포지션 동향
국제커피거래소(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커피 재고는 8월 4일 기준 760,529포대(60㎏들이 기준)로 5.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로부스타 재고는 같은 기간 7,029로트로 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늘어나 종목 간 온도 차가 뚜렷했다.
지난주 ICE 유럽에 따르면 펀드들은 7월 29일 기준 로부스타 선물 순쇼트 포지션을 5,854계약까지 확대해 2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과도한 숏 포지션은 예상치 못한 호재 발생 시 쇼트 커버링 랠리를 증폭시킬 수 있는 재료가 된다.
“현재 로부스타 시장의 숏 비중은 가격 반등 시 ‘숏 스퀴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이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무역·정책 변수
지난주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정부가 브라질산 커피를 대(對)브라질 관세부과 품목에서 제외할 것이라는 관측에 베팅했다. 세카페(Cecafe)와 전미커피협회(NCA)는 미국 상무부와 협의 중이며, 루트닉 미 상무장관은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상품은 관세 면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동시에 브라질 커피 수확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단기 공급 부담이 시장을 누르고 있다. 조사기관 사프라스&메르카도(Safras & Mercado)는 7월 30일 기준 2025/26년도 브라질 커피 전체 수확률이 90%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로부스타는 98%, 아라비카는 85%의 수확이 완료됐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인 쿠스페(Cooxupe)의 회원 농가 기준 수확률은 7월 25일 현재 67%였다.
글로벌 수급 전망
최근 3개월간 커피 가격은 풍부한 공급 전망에 따라 하락세를 보여 왔다. 미국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년도 브라질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0.5% 증가한 6,500만 포대, 베트남 생산량이 6.9% 늘어난 3,100만 포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보고서는 세계 커피 생산을 1억 7,868만 포대로 사상 최고치로 전망했으며, 로부스타 생산 증가율(+7.9%)이 아라비카 감소율(-1.7%)을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5/26년 말 재고는 2,281만 포대로 4.9%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민간 무역회사 볼카페(Volcafe)는 2025/26년 아라비카 시장이 850만 포대 수준의 공급 부족을 겪을 것으로 전망, USDA와는 상반된 시각을 제시했다.
국가별 수출·생산 동향
세카페 자료에 따르면 6월 브라질의 생두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1% 감소한 230만 포대에 그쳤다. 이 가운데 아라비카 수출은 27% 줄어든 180만 포대, 로부스타 수출은 42% 감소한 47만 6,334포대였다.
베트남은 가뭄 여파로 2023/24 시즌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감소한 147만2,000t으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통계총국(GSO)은 2024년 수출 물량이 17.1% 줄어든 135만t이라고 집계했다. 베트남커피코코아협회(Vicofa)는 3월 12일 2024/25 생산 전망을 2,800만 포대에서 2,650만 포대로 하향 조정했다.
용어 해설
아라비카 커피는 고지대 재배로 향미가 우수해 고급 원두로 분류되며, 세계 소비량의 약 60%를 차지한다. 로부스타 커피는 저지대에서 생산되며 카페인 함량이 높고 가격이 저렴해 인스턴트나 에스프레소 블렌드에 주로 사용된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농산물·에너지·금융 파생상품이 거래되는 글로벌 파생상품 거래소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참여자들은 “건조한 기상 여건이 지속될 경우 브라질산 아라비카 수확량이 추가로 삭감될 수 있다”며 기상 리스크 프리미엄이 당분간 가격을 지지할 것으로 관측한다. 반면 대규모 재고 증가와 풍부한 로부스타 공급 전망은 중장기 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환율, 관세 정책, 투자펀드의 포지션 이동 등 비기상적 변수도 가격 변동 폭을 확대시키는 요인이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브라질 날씨와 헤알화 흐름, 중장기적으로는 세계 재고 추이와 소비 회복세가 커피 가격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