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강수량 부족에 커피 선물가 급등…헤지펀드 쇼트커버도 가세

■ 커피 선물가, 브라질 가뭄 우려에 2% 안팎 상승

글로벌 커피 시장이 다시 출렁였다.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4일(현지시각) 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파운드당 4.35센트(1.53%) 오른 2.8865달러에 마감했다. 같은 달물 ICE 로부스타 커피(RMU25)도 톤당 91달러(2.73%) 급등해 3,420달러를 기록했다.

2025년 8월 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주7월 27일~8월 2일 한 주 동안 평년 대비 69% 적은 2.7㎜의 강수량에 그친 것이 촉발 요인이다. 브라질 기상분석업체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이례적인 건조기로 꽃눈 분화(開花)가 지연될 경우 2025/26 작황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 브라질 헤알화 강세…”수출보단 보유”

같은 날 외환시장에서 브라질 헤알화(USD/BRL)는 달러 대비 3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통상 헤알화가 강세를 보이면 브라질 농가가 달러 기준 수익 극대화를 위해 물량 출하를 늦추는 경향이 있어 커피 가격 지지 요인으로 작용한다.

“브라질 통화가 강하면 농민들은 국제 시장에 내놓을 물량을 줄이고, 이는 선물 가격을 끌어올리는 전형적인 패턴”(상파울루 현지 딜러)


■ 재고 동향과 펀드 포지션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재고는 4일 기준 760,529포대(60㎏ 기준)로 5개월 반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반면 로부스타 재고는 직전주 1년 만에 최고치인 7,029로트로 늘며 가격 하락 압력으로 꼽혔다.

다만 펀드의 과도한 공매도 포지션은 쇼트커버링(매수 환매) 급등 가능성을 키운다. ICE 선물유럽 자료에 따르면 7월 29일 기준 로부스타 순쇼트물량은 5,854계약으로 2년 만에 최대치다.


■ 트럼프 행정부, 브라질산 커피 관세 면제 검토

지난주 아라비카 가격이 3주 저점을 찍은 배경에는 미국 무역정책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산 커피를 관세 면제 품목에 포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공급 우려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세카페(Cecafe)와 전미커피협회(NCA)는 미 상무부와 면제 협의를 진행 중이다.


■ 수확 진행 상황

브라질 농업 컨설팅 업체 사프라스&메르카두(Safras & Mercado)는 7월 30일 기준 2025/26 시즌 커피 수확률이 90%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품종별로는 로부스타 98%, 아라비카 85%가 완료됐다. 브라질 최대 협동조합 쿠슈페(Cooxupé) 역시 “7월 25일 기준 조합원 수확률이 67%”라고 밝혔다.

현재 진척 속도는 지난해(87%)와 5년 평균(84%)을 모두 웃돌지만, 건조한 기후가 수확 후 품질과 다음 작기에 미칠 영향에 시장이 주목한다.


■ 글로벌 공급 전망

3개월 새 커피 시세는 풍부한 공급 전망에 약세를 보이다 최근 반등했다. 6월 25일 미 농무부 산하 해외농업서비스국(FAS)은 2025/26 세계 생산량을 전년 대비 2.5% 증가한 1억 7,868만 포대로 예상했다. 아라비카는 1.7% 감소하지만, 로부스타가 7.9%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보고서는 기말 재고가 4.9% 늘어난 2,281만 포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스위스 무역사 볼카페(Volcafe)는 2024/25년 -550만 포대, 2025/26년 -850만 포대 규모의 아라비카 공급 부족을 예고해 USDA 전망과 엇갈린다. 커피 시장이 4년 연속 공급 결손에 직면했다는 점에서 가격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주요 생산국 동향

베트남은 세계 최대 로부스타 산지다. 2023/24 시즌 가뭄으로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감소한 147만t(2450만 포대)로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통계총국(GSO)은 2024년 수출이 135만t으로 17.1% 감소했다고 밝혔다. 베트남커피·코코아협회(Vicofa)는 2024/25 생산 전망을 기존 2,800만 포대에서 2,650만 포대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2025년 상반기(1~6월) 수출은 4.1% 증가한 94만3,000t으로 집계돼 향후 흐름이 주목된다.


■ 용어 해설

아라비카(Arabica)·로부스타(Robusta)는 커피의 두 대표 품종이다. 아라비카는 고급 원두로 향미가 뛰어난 반면, 재배 난도가 높고 병충해에 약하다. 로부스타는 카페인이 많고 쓴맛이 강해 주로 인스턴트·블렌딩용으로 쓰인다.

쇼트커버링(Short Covering)은 투자자가 공매도한 선물을 되사면서 포지션을 청산하는 행위를 말한다. 매수세가 몰리면 가격이 급격히 뛰어오를 수 있다.

헤알화(BRL)는 브라질 공식 통화다. 달러 대비 헤알화가 강세면 브라질 수출업자의 실질 환산 수익이 줄어들어 수출 물량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어 농산물 가격 지지 요인으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