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시장이 다시 한번 공급 불안을 반영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2월물 아라비카 선물(KCZ25)은 전일 대비 1.00센트(＋0.26%) 오른 381.30센트/파운드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11월물 로부스타 선물(RMX25) 역시 ＋33달러(＋0.75%) 상승한 4,445달러/톤을 기록 중이다.
2025년 9월 1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주요 산지의 가뭄이 개화기(9~10월)를 앞둔 커피나무에 부담을 주면서 매수세가 확대되고 있다. 민간 기상기관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보고서를 통해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 주가 9월 6일로 끝난 주간에 ‘강수량 0mm’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는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두 가지 주요 품종이다. 아라비카는 일반적으로 고지대에서 재배돼 산미와 향미가 뛰어나고, 로부스타는 저지대에서 재배돼 카페인 함량이 높고 쓴맛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품종별 특성 때문에 스페셜티 커피업계는 아라비카 선물 가격을 ‘지표 가격’으로 삼는다.
재고 감소와 수출 둔화가 동반된 공급 쇼크
국제선물거래소(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재고는 9월 9일 기준 68만5,945포대(60kg 기준)로, 16개월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로부스타 재고도 8월 28일 6,552로트로 1.5개월 저점을 찍은 뒤 6,608로트 수준에서 크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 국가공급회사(Conab)는 지난주 발표에서 2025년 브라질 아라비카 생산 추정치를 3,520만 포대로 4.9% 하향 조정했고, 전체 커피 생산 전망도 5,520만 포대로 0.9% 줄였다. 이는 5월 전망치 3,700만 포대, 5,570만 포대보다 각각 낮은 수치다.
국제커피기구(ICO)는 “2025 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누적(10~7월)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0.3% 줄어든 1억1,561만5,000포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7월 한 달만 보면 전년 동월 대비 1.6% 감소해 1,160만 포대 수준에 그쳤다.
무역 마찰과 수확 압력이 교차
미국 정부가 브라질산 원두에 50%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 로스터(커피 원두를 볶는 업체)들은 신규 계약을 해지하고 있다. 미국이 소비하는 비가공 커피의 약 3분의 1이 브라질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관세는 미국 내 공급 타이트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수확 압력도 존재한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인 쿠크스페(Cooxupé)는 9월 5일 기준 조합원들의 수확이 97% 완료됐다고 밝혔다. 컨설팅 회사 사프라스&메르카두(Safras & Mercado)에 따르면 8월 20일 기준 브라질 전체 수확률은 99%로, 아라비카 98%, 로부스타 100%가 이미 끝난 상태다.
세계 2대 생산국 베트남의 변동성
가뭄 여파로 2023/24 시즌 베트남 커피 생산량은 전년 대비 20% 감소한 147만2,000톤으로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4년 베트남 커피 수출은 17.1% 줄어 135만톤으로 집계됐다. 베트남커피‧카카오협회(Vicofa)는 올해 3월 2024/25 생산 전망치를 2,800만 포대에서 2,650만 포대로 하향 조정했다.
그럼에도 베트남 통계청은 9월 8일 발표에서 2025 회계연도 1~8월 수출량이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114만1,000톤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공급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장·단기 전망과 시장 균형
미 농무부 산하 해외농업국(USDA FAS)은 6월 25일 2025/26 글로벌 생산이 전년 대비 2.5% 늘어난 1억7,868만 포대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품종별로는 아라비카 –1.7%, 로부스타 +7.9%로 엇갈리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 예상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브라질 생산은 0.5% 늘어난 6,500만 포대, 베트남은 6.9% 증가한 3,100만 포대로 전망됐다.
반면 스위스 트레이딩 하우스 볼카페(Volcafe)는 2025/26 시즌 아라비카 공급 부족이 850만 포대에 달해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 예측했다. 이는 2024/25 시즌 추정치 550만 포대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재고 규모를 나타내는 엔딩 스톡은 2025/26 시즌 2,281만9,000포대로 4.9% 늘어날 것이라는 USDA 전망이 있지만, 아라비카 공급 부족 우려와 브라질‧베트남의 기상 변수, 미·브라질 무역 갈등 등 복합 요인이 가격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ICE 선물시장과 ‘포대’ 단위
글로벌 커피 가격은 뉴욕 ICE(Intercontinental Exchange)와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정해진다. 이때 계약 단위는 37,500파운드(아라비카), 10톤(로부스타)이며, ‘포대(bag)’는 국제 통용 단위로 60kg이다. 따라서 본문에 제시된 685,945포대는 약 41만1,567톤, 35.2만 포대는 약 211만2,000톤에 해당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가뭄·관세·재고라는 세 가지 변수에 주목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브라질 개화기 기상이 가격을 좌우하겠으나, 중장기적으론 기후 변화와 글로벌 통상 정책이 구조적 공급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 이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