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카(Arabica)·로부스타(Robusta) 커피 선물가격이 두 주째 가파르게 오르며 각각 2.25개월, 2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지 시각 8월 19일(화)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장 대비 +12.60센트(+3.67%) 오른 355.60센트(lb)로 장을 마쳤고, 9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는 +255달러(+6.14%) 상승한 4,415달러(t)에서 마감했다.
2025년 8월 2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가격 급등의 1차 요인은 브라질 주산지의 극심한 건조 현상이다. 민간 기상업체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에 따르면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는 8월 16일까지 한 주 동안 강우량이 ‘0’을 기록했다.
두 번째 요인은 미국 시장의 공급 위축이다. 미국 정부가 브라질산 커피에 부과한 50% 관세 탓에 미국 수입업체들이 신규 구매계약을 줄줄이 해지하면서, 전체 원두 공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브라질산 물량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브라질 수출 급감과 재고 하락이 가격 랠리에 불을 붙이다
브라질 무역부는 8월 6일 발표에서 7월 비가공(그린) 커피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0.4% 감소한 16만1,000t이라고 밝혔다. 이어 Cecafe(브라질 커피수출업협회)가 8월 14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7월 그린커피 수출은 전년 대비 28% 줄어든 240만 포대(60㎏ 기준)였다. 이 가운데 아라비카는 21%, 로부스타는 무려 49% 급감했다.
재고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공인 아라비카 재고는 8월 15일 72만6,661포대로 1년 3개월 내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8월 19일에도 73만6,573포대에 그쳤다. 로부스타 재고 역시 6,749로트로 3주 만에 최저 수준이다.
수확 진척은 빨라… 공급 불안 심리와 상충
일각에서는 수확 진전이 결국 가격을 누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 Cooxupe는 8월 15일 기준 회원 농가의 수확률이 86.1%에 도달했다고 밝혔고, Safras & Mercado는 8월 6일 기준 브라질 전체 2025/26년 작황의 94%가 수확 완료됐다고 전했다. 품종별로는 로부스타 99%, 아라비카 91%다.
“수확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은 공급 측면에서 호재지만, 동시에 브라질 내 가뭄 장기화와 미국 관세 이슈가 맞물려 단기 가격 상승 모멘텀을 더 크게 만든다.”
글로벌 교역·생산 전망 엇갈려
국제커피기구(ICO)는 8월 6일 보도자료에서 6월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7.3% 늘어난 1,169만 포대라고 밝혔다. 그러나 2024/25 회계연도(10~6월) 누적 수출은 1억414만 포대로 0.2% 감소했다.
베트남은 심각한 가뭄으로 2023/24년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감소한 147만2,000t에 그치며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통계청은 2024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17.1% 줄어 135만t였다고 발표했다. 이에 VICOFA(베트남 커피·카카오협회)는 2024/25년 생산 전망치를 2,800만 포대에서 2,650만 포대로 하향했다. 반면 2025년 1~7월 수출은 6.9% 증가해 105만t을 나타냈다.
미국 농무부 산하 FAS는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커피 생산이 사상 최대인 1억7,868만 포대로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라비카 생산은 1.7% 감소, 로부스타는 7.9% 증가할 것으로 봤다. 끝으로 Volcafe는 2025/26년 아라비카 공급이 850만 포대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며, 5년 연속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아라비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돼 풍부한 산미와 복합적인 향을 내는 고급 품종이며,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한다. 로부스타는 저지대에서 자라 카페인 함량이 높고 쓴맛이 강해 인스턴트 커피나 블렌딩 원료로 주로 쓰인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뉴욕·런던 등에 거래소를 운영하며, 커피를 포함한 농산물·금속·에너지 등 선물 계약의 결제와 재고를 관리하는 기관이다.
투자 유의 사항
본 기사 작성 시점 기준 필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해당 종목에 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본 자료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