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가뭄·베트남 폭우 겹치자 커피 선물 가격 2주 만에 급등

[커피 선물 시장 동향] ICE 시장에서 12월물 아라비카 커피(KCZ25)는 전일 대비 2.46%(+9.30센트) 오른 1파운드당 3.88달러를 기록했고, 11월물 로부스타 커피(RMX25)는 5.32%(+230달러) 급등하며 톤당 4,549달러에 거래됐다.

2025년 10월 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커피 가격은 2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브라질 주요 산지의 건조·고온 예보베트남 중부 고원지대의 집중호우가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민간 기상업체 Climatempo는 앞으로 일주일간 브라질 남동부 커피 벨트에 평년 이상의 고온 현상과 강수 부족이 “꽃눈 분화에 열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9~10월은 브라질 아라비카 커피나무의 개화(Flowering)가 집중되는 시기여서, 이 기간의 수분 부족은 2026/27 수확량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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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카 선물 차트

로부스타 생산 1위국인 베트남 역시 기상 이슈가 불거졌다. 태풍 Bualoi의 잔해가 몰고 온 폭우로 중앙고원 일부 농장이 침수됐고, 농로가 끊기면서 수확 준비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미국-브라질 통상 갈등도 가격에 불을 지폈다. 미국이 브라질산 커피 원두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미 ICE 인증 재고는 아라비카 547,036포대(1.5년 만의 최저), 로부스타 6,345 lot(2.25개월 만의 최저)로 급감했다. 미 수입 커피의 약 3분의 1을 담당하던 브라질산 공급이 위축되면서 미국 내 원두 수급이 빠듯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에 따르면,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 주는 9월 넷째 주에 25.9mm(평년 대비 104%)의 비를 받았다. 이는 일시적인 갈증 해소지만 “토양 수분 회복엔 역부족”이라는 현지 농가의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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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부스타 가격은 베트남의 풍작 전망이 하방 압력을 주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기상이변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 현지 트레이더 코멘트

실제 베트남 통계총국은 2025/26 로부스타 생산이 전년 대비 +6% 증가한 176만 톤(2,940만 포대)으로 4년 만에 최대치를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 1~8월 누적 수출도 +7.8% 증가(114만 톤)하며 공급 확대 기대감을 키웠다.


NOAA는 9월 16일 라니냐(La Niña) 발달 확률을 71%로 상향 조정했다. 라니냐는 남미에 이례적 건조를, 동남아엔 집중호우를 유발하는 경향이 있어, 커피 시장에선 “브라질 가뭄·베트남 홍수”라는 양면 리스크를 의미한다.

브라질 농업공급회사(Conab)도 9월 4일 2025년 아라비카 생산 전망을 -4.9% 하향(3,520만 포대)했다. 총 커피 생산 추정치는 5,520만 포대로 소폭(-0.9%) 줄었다.

국제커피기구(ICO)는 9월 3일 2025년 7월 세계 커피 수출-1.6%(1,160만 포대) 감소했고, 2024년 10월~2025년 7월 누계 또한 -0.3%(1억1,561만 포대) 줄었다고 밝혔다.

브라질 무역부 집계(8월 6일)에서 7월 원두(비가공) 수출은 -20.4%(16만 1,000톤) 급감했다. 민간 단체 세카페(Cecafe) 역시 7월 녹색커피 수출이 -28%(240만 포대) 감소했다고 전했다.

반면, 미 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2025/26 전 세계 생산+2.5% 증가(1억7,868만 포대)로 전망했다. 아라비카는 -1.7% 줄어드는 대신 로부스타가 +7.9% 늘어나 균형을 맞출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스위스 트레이딩사 볼카페(Volcafe)는 아라비카의 2025/26 공급 부족-850만 포대로 확대 예상, 5년 연속 적자를 경고했다.

기사 작성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 문서에 언급된 증권에 직접·간접 보유 지분이 없으며, 정보는 투자 자문이 아니다.


용어·배경 설명*
라니냐는 적도 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낮아져 대기 순환을 바꾸는 현상으로, 남미 가뭄·아시아 폭우를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라비카는 고지대에서 재배돼 향과 산미가 뛰어나고, 로부스타는 저지대에서 생산량이 많아 카페인 함량과 쓴맛이 높은 품종이다. 아라비카는 커피 시장 지표 품종이며, 로부스타는 인스턴트·에스프레소 블렌드에 주로 사용된다.

기자 시각 — 브라질과 베트남의 “동시 기상 리스크”는 단기적으로 커피 가격을 변동성 장세로 이끌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 관세 여파로 ICE 재고가 바닥을 드러낸 상황에서, 2026/27 생산 차질 우려까지 겹치면 투기 세력이 가격을 추가로 밀어올릴 여지가 있다. 다만 베트남 로부스타 풍작과 FAS가 지적한 세계 재고 회복세는 중장기 가격 조정을 제한할 수 있는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