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가격이 2주 연속 가파르게 상승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9월물 ICE 아라비카(KCU25) 선물은 전일 대비 3.67% 오른 12.60센트, 로부스타(RMU25) 선물은 6.14% 상승한 255달러를 기록해 각각 2.25개월·2개월 만의 고점을 갱신했다.
2025년 8월 19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 주가 8월 16일로 끝난 한 주 동안 강수량 ‘0’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매수세를 자극했다. 제2의 산지 상파울루·에스피리투산투 지역 역시 평년 대비 현저히 건조해 생육 스트레스가 누적되고 있다.
“비 한 방울 없는 한 주가 이어지자 생두 세컨드 플러시(second flush) 형성이 지연되고 있다.” — 브라질 기상분석업체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
이 같은 기상 불안은 꽃눈 분화(9~10월) 시기의 결정적 수분 공급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내년 작황 기대치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 시장 ‘공급 쇼크’…브라질산에 50% 관세
미국 내 공급 불안도 가격을 끌어올리는 주요인이다. 미국 수입업자들이 50%의 관세 부담을 이유로 브라질산 원두 신규 계약을 연달아 취소하면서, 미국 커피 시장 재고가 타이트해지고 있다. 통상 미국이 수입하는 생두의 3분의 1가량이 브라질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 수급 공백은 불가피하다.
브라질 정부 무역부(8월 6일 발표)에 따르면 7월 브라질 비가공 커피 수출은 전년 대비 20.4% 감소한 16만1,000톤을 기록했다. 같은 날 발표된 세카페(Cecafe) 통계는 7월 그린커피 수출이 28% 급감했다고 전했다. 아라비카 -21%, 로부스타 -49%로 전 품종이 부진했으며, 1~7월 누적 물량도 22.2백만 포대(-21%)로 줄었다.
ICE 재고 1.25년 최저…수급 긴장 고조
선물거래소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재고는 8월 14일 72만6,661포대로 1년 3개월 만의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8월 19일 기준 73만6,573포대로 소폭 회복됐지만 여전히 절대 수준이 낮다. 로부스타 재고도 6,749로트(3주 최저)로, 7월 말 기록한 2년 만의 최고치(7,029로트)에서 빠르게 내려왔다.
재고 감소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현지 수확은 막바지다. 브라질 최대 협동조합 쿠슈페(Cooxupé)는 8월 15일 기준 조합원 수확률 86.1%를 보고했다. 시장조사기관 사프라스앤메르카두는 8월 6일 전체 2025/26 브라질 수확률을 94%로 제시하며 전년(92%)을 상회한다고 밝혔다.
국제커피기구(ICO)는 8월 6일 발표에서 6월 글로벌 커피 수출이 7.3% 증가했다고 밝혔으나, 회계연도 누적(10~6월)은 0.2% 감소해 장·단기 지표가 엇갈렸다.
베트남 가뭄·생산 감소, 그러나 장기 회복 전망
한편,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 베트남은 극심한 가뭄 탓에 2023/24연도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감소한 147만2,000톤(4년 만의 최저)에 그쳤다. 2024년 수출도 17.1% 줄어든 135만톤으로 집계됐다. 다만 베트남 통계총국은 2025년 1~7월 수출이 6.9% 증가했다고 발표하며 부분적 회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USDA·민간 전망 ‘엇갈린 재고 그림’
미국 농무부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 세계 생산량을 사상 최대 1억7,868만포대(+2.5%)로 전망했다. 아라비카는 소폭 감소(-1.7%)하지만 로부스타는 7.9%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보고서는 브라질 6,500만포대(+0.5%), 베트남 3,100만포대(+6.9%) 생산을 예측하고, 기말 재고가 2,281만9,000포대로 4.9%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스위스 상업무역사 볼카페(Volcafe)는 2025/26 아라비카 공급 부족을 850만포대로 추정, 5년 연속 ‘디플리시트(deficit)’가 이어질 것이라는 보다 비관적 분석을 내놨다.
알아두면 좋은 커피 용어
1 아라비카: 고산지에서 재배돼 풍미와 산미가 뛰어나지만 병충해에 약해 생산 비용이 높다.
2 로부스타: 저지대·고온에서도 잘 자라 수확량이 많고 카페인이 높다. 주로 인스턴트·블렌딩용으로 쓰인다.
3 로트(lot): 선물·현물 거래에서 일정 단위를 뜻하며, ICE 로부스타의 1로트는 10톤이다.
전망 및 시사점
단기적으로는 브라질 기상 악화와 미국 관세 이슈가 커피 선물 상승 압력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브라질·베트남 수확률이 높아 물리적 공급 자체는 견조해질 수 있으며, FAS가 전망하는 재고 회복이 현실화될 경우 가격 변동성은 점차 완화될 전망이다. 국내 커피 원두 수입 업체들은 환율·프리미엄 변동을 예의주시해 헷지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