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가뭄·무역 갈등 겹치자 커피 선물 5% 급등

커피 선물 가격이 급등했다. 12월물 아라비카 커피(티커 KCZ25)는 전 거래일 대비 +20.80센트(+5.24%) 상승하며 종가 기준 계약 최고가를 기록했고, 11월물 ICE 로부스타 커피(티커 RMX25) 역시 +241달러(+5.24%) 뛰어올라 3주 최고치를 나타냈다.

2025년 9월 1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시장에서는 브라질 주요 산지의 가뭄 우려, 미·브라질 통상 마찰, 재고 감소 등 복합적 요인이 결합하며 커피 공급 불안이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라질 기상 정보회사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커피 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 주가 9월 13일로 끝난 한 주 동안 강수량 ‘0’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꽃이 피기 직전인 9~10월은 생육에 결정적인 시점으로, ‘비 한 방울 없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수확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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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abica futures price chart

브라질 헤알화(BRL) 강세도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헤알화는 달러 대비 15개월 만의 최고치로 올라섰는데, 자국 통화 강세는 수출업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해 해외 판매를 미루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헤알화 환율 지수(^USDBRL)는 이날 급락(달러 약세)을 나타냈다.

미국·브라질 무역 갈등의 여파

미국 정부가 브라질산 원두에 50%의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 커피 바이어들이 신규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이 소비하는 생두의 약 3분의 1이 브라질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지 재고가 빠르게 타이트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물시장 재고도 빠르게 소진 중이다. ICE 관측 시스템에 따르면 9월 15일 기준 아라비카 재고는 16개월 만의 최저치인 666,337포대로 감소했다. 로부스타 재고도 6,556계약으로 2주 저점이며, 8월 28일 기록한 7주 최저치(6,552계약)에 근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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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usta futures price chart

브라질 농업공급회사 콘압(Conab)은 9월 4일 2025년 아라비카 생산 전망4.9% 하향 조정해 3,520만 포대로 잡았다. 전체 커피 생산량도 5,520만 포대로 줄였다. 세계 최대 생산국의 공급 전망치가 줄어든 것은 가격 강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글로벌 7월 커피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6% 감소한 1,160만 포대였다.” – 국제커피기구(ICO), 2025년 9월 3일 발표

ICO에 따르면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누적 수출은 전년 대비 0.3% 감소한 1억1,561만 포대를 기록했다.

브라질 수확 압력 vs. 물류 차질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 쿡스페(Cooxupé)는 9월 5일 기준 회원 농가의 수확 진행률이 97%에 달한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사프라스·이메르카두(Safras & Mercado)도 8월 20일 브라질 2025/26년도 수확률을 99%로 추정했다. 일반적으로 수확 완료는 가격 하방 압력이지만, 물류 차질과 재고 감소가 그 효과를 상쇄했다.

브라질 통상부 자료를 보면 7월 미가공 커피 수출은 전년 대비 20.4% 감소한 16.1만 톤으로 집계됐다. 수출업체 협회 세카페(Cecafé)는 같은 달 그린빈(생두) 수출이 240만 포대로 28% 줄었고, 특히 로부스타는 49% 급감했다고 전했다.

아시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도 가뭄 피해가 심각하다. 베트남 통계총국은 2023/24년 생산량이 147만 2,000톤으로 전년 대비 20% 급감해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4년 베트남 커피 수출 역시 17.1% 줄어 135만 톤에 그쳤다.

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2.5% 늘어난 1억7,868만 포대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글로벌 상업회사 볼카페(Volcafe)는 같은 기간 아라비카 공급 부족이 850만 포대에 달해 5년 연속 적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무엇이 다른가?

아라비카(Arabica)는 고지대에서 재배되며 풍부한 향과 산미를 지닌 고급 품종이다. 세계 생산량의 60%가량을 차지하지만 병충해에 약해 기후변화에 민감하다. 로부스타(Robusta)는 저지대에서 재배되며 카페인이 많고 쓴맛이 강해 인스턴트 커피나 에스프레소 블렌딩에 주로 사용된다. 상대적으로 재배가 쉬워 생산 비용이 낮지만, 최근 기후위기로 생산국인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지에서도 공급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수개월간 라니냐 가능성과 주요 산지의 물류 혼란이 맞물릴 경우 커피 가격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또한 투자자들은 헤알화·달러 환율, 국제 무역 정책, ICE 재고 흐름 등 거시 요인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한편 해당 기사 작성 시점에서 애널리스트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기사에 언급된 어떠한 증권에도 투자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