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산 커피 50% 관세 불확실성, 국제 커피 선물가 하락 압박

국제 커피 선물 가격이 관세 불확실성 속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5년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1.77% 하락한 -5.30센트를 기록했고, 같은 만기 ICE 로부스타 커피(RMU25)는 -13달러(-0.38%) 떨어졌다.

2025년 8월 6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라질산 수입품에 부과한 50% 관세에서 아직 커피를 제외하지 않으면서 시장의 경계심이 높아졌다. 업계는 해당 관세가 미국으로 향하는 브라질 커피 판매를 위축시키고, 결과적으로 브라질 내 재고를 늘려 글로벌 시세에 하방 압력을 줄 것으로 우려한다.


국제커피기구(ICO)가 같은 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월 세계 커피 수출량은 전년 동월 대비 +7.3% 증가한 1,169만 포대(60㎏ 기준)를 기록했다. 다만 10월~6월 누적 수출은 1억 414만 포대-0.2% 감소했다. 공급이 회복되는 신호로 해석되면서 단기적으로 가격을 눌렀다.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주의 최근 강수량은 2.7㎜에 불과해 평년치의 31% 수준으로 집계됐다(브라질 기상서비스 소마르 메테오로지아). 평균 이하의 강수는 나무 생육에 부정적이어서 장기적인 공급 차질 우려를 불러일으키며 가격 지지를 제공하고 있다.

재고 동향도 엇갈린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재고14.5개월 만의 최저치인 754,516포대로 줄어 상승 요인이 됐다. 반면 로부스타 재고1년 만의 최고치 7,029랏으로 늘어 가격을 압박했다.

“펀드의 과도한 숏(매도) 포지션은 로부스타 커피 선물에서 반등 시 단기 쇼트커버링 랠리를 증폭시킬 수 있다.” — ICE 선물유럽 보고서(7월 29일 기준)

ICE 선물유럽에 따르면 펀드들은 7월 29일 주간 기준 로부스타 순숏 포지션을 1,226계약 늘려 총 5,854계약으로 확대했다. 이는 2년 만의 최대치로, 시장이 숏 포지션 과포화 상태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한편 브라질 수확은 막바지다. 최대 협동조합 코옥수페(Cooxupé)는 8월 1일 기준 회원 농가 수확률이 74%에 달한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사프라스&메르카도도 7월 30일 브라질 전체 2025/26 작황 수확률이 90%라고 전했다(로부스타 98%, 아라비카 85%). 충분한 물량이 단기적으로 출회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3개월 약세와 USDA 전망

지난 3개월간 커피 가격은 공급 과잉 전망에 크게 밀렸다. 7월 중 아라비카는 8개월 최저가로, 로부스타는 1년 3개월래 최저가로 후퇴했다. 미 농무부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브라질 2025/26 생산량이 6,500만 포대(+0.5%), 베트남 생산량이 3,100만 포대(+6.9%)로 4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질산 원두는 세계 아라비카 공급의 약 40%를, 베트남산은 로부스타의 약 40%를 담당한다. 두 국가의 증산 전망은 장기 공급 개선 시그널로 읽히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다만 브라질 6월 녹색원두 수출 감소는 가격 지지 요인이다. 세카페(브라질 커피수출업체협회)는 7월 16일 6월 수출이 -31% 줄어든 230만 포대라고 밝혔다(아라비카 -27%, 로부스타 -42%).

베트남은 2023/24 작황에서 가뭄으로 전년 대비 -20% 감소한 147만2,000톤을 생산,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1~6월 수출도 -17.1% 감소한 135만 톤이었으나, 현지 통계청은 2025년 상반기 수출이 +4.1% 증가한 94만3,000톤으로 반등했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재고·수급 전망

USDA FAS는 2025/26 시즌 세계 생산량을 사상 최대 1억 7,868만 포대(+2.5%)로 예상했다. 세부적으로 아라비카는 -1.7% 감소하지만 로부스타는 +7.9% 늘어날 것으로 봤다. 기말 재고는 2,281만9,000포대로 +4.9%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스위스 무역업체 볼카페(Volcafe)는 같은 시즌 아라비카 공급부족을 850만 포대로 추정했다. 이는 5년 연속 적자 구조로, 로부스타 증산에도 불구하고 고급 커피 시장의 공급 부족이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용어 풀이 및 시장 구조

아라비카(Arabica)는 높은 고도에서 재배되며 맛과 향이 우수한 프리미엄 품종이고, 로부스타(Robusta)는 저고도·고온 지역에서 생산돼 카페인 함량이 높고 가격이 저렴하다. 대체로 스페셜티 커피나 원두커피 전문점은 아라비카 비중이 높고, 인스턴트 커피는 로부스타 비율이 높다.

ICE 재고는 글로벌 선물거래소 ICE에 공인 창고가 보관하는 인증 원두 물량으로, 공급·수급 상황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재고 감소는 단기 타이트(tight)한 시장을, 재고 증가는 완화된 시장을 의미한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이 단기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커피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면 브라질산 물량이 빠르게 북미로 이동해 재고 압박을 일부 해소할 수 있다. 반대로 관세가 고착화되면 브라질 내 재고가 누적돼 국제 시세가 장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한 엘니뇨·라니냐 등 기후 변수 역시 가격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최근 미나스제라이스의 저조한 강수는 중장기적인 생육 스트레스를 초래할 수 있어, 2026년 이후 아라비카 생산 차질로 이어질 경우 가격 반등 요인이 될 수 있다.

결국 투자자들은 재고 추이펀드 포지션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특히 로부스타 시장은 과도한 숏 포지션 누적으로 인해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으므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종합하면, 단기적으로는 공급 확대 전망이 우세하지만, 관세·기후·펀드 포지션 등 복합 변수가 상존해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