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닭고기 수출국인 브라질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ighly Pathogenic Avian Influenza·HPAI, 일명 ‘버드 플루’)1가 상업용 농장에서 처음 확진된 이후, 주요 수입국들이 잇달아 수입 제한 조치를 취했다. 조류인플루엔자는 가금류 산업 전반에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드물게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적으로 높은 경계 대상이다.
2025년 7월 23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추가 발병 없이 28일이 경과한 것을 근거로 “상업 농장 내 HPAI 청정 지위”를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일부 국가는 금수 조치를 해제했으나, 여전히 상당수 국가가 브라질산 가금류에 대한 전면 또는 부분적 제한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브라질 농업부(Ministério da Agricultura e Pecuária·MAPA)가 같은 날 발표한 최신 수입 제한 현황은 다음과 같다.
① 브라질 전역 가금류에 대한 전면 금수
- 중국
- 유럽연합(EU)2
- 칠레
- 캐나다
- 말레이시아
- 동티모르
- 북마케도니아
- 파키스탄
② 히우그란지두술주(州)산 가금류만 금수
- 러시아
- 벨라루스
- 아르메니아
- 키르기스스탄
- 사우디아라비아
- 오만
- 앙골라
- 나미비아
- 카자흐스탄
- 대한민국
- 타지키스탄
- 우크라이나
③ 몬테네그루 시(市)산 가금류만 금수
- 카타르
④ 특정 지역·도산 가금류만 금수
- 일본
- 모리셔스
- 뉴칼레도니아
- 세인트키츠 네비스
- 수리남
- 우즈베키스탄
조류인플루엔자란 무엇인가?
조류인플루엔자는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가 가금류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병원성에 따라 ‘고병원성(HPAI)’과 ‘저병원성(LPAI)’으로 구분되며, H5N1·H5N8 등의 아형이 대표적인 고병원성 유형이다. HPAI는 급속도로 퍼질 경우 높은 폐사율을 보여 전 세계 축산업계가 가장 경계하는 전염병 중 하나다.
브라질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브라질은 연간 닭고기 수출량이 400만 톤 안팎에 달해,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이 35% 이상으로 추산된다. 남부·중서부 지역에 집중된 대규모 통합 사육·도계 시스템은 국토 내 방역망을 세분화해 운영한다. 그러나 “세계 최대 수출국”이라는 위상은 동시에 글로벌 방역 체계의 취약 고리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이번 사태가 대규모 확산으로 번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수입국들은 선제적 차단이라는 보수적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의 관전 포인트
“브라질 정부가 자국 내 HPAI 청정 지위를 조기에 회복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주요 교역 상대국이 규제 완화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수출 회복 속도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 익명의 국제 축산물 애널리스트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브라질이 향후 유사 사태에 대비해 지역별 바이오시큐리티 강화와 국제 표준화된 검역 시스템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향후 전망
국제 수입 규제가 완화되기까지는 각국 검역기관의 현장 실사, 백신 접종 여부, 모니터링 데이터 검증 등 절차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수출 업계는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재개 시점이 3~6개월가량 지연될 수 있다고 관측한다. 다만, 이번 사태가 세계적인 단기 공급 부족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국가별 방역 정책 차이가 향후 가격 변동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1) ‘버드 플루’는 조류인플루엔자의 비공식 명칭이다.
2) EU 회원국 전체를 포괄하는 공동 수입 규제 조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