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뉴욕발(로이터) — CK허치슨(홍콩)과 블랙록·MSC가 이끄는 컨소시엄의 글로벌 항만 포트폴리오 매각에 중국 국영 해운사 COSCO의 참여가 검토되면서, 베이징의 반발을 잠재울 ‘타협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5년 7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4일 발표된 이번 거래는 23개국 43개 항만(파나마 운하 인근 2곳 포함)을 약 50개 관할규제 당국 승인을 거쳐 매각하는 복합 구조다. 거래 상대방은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NYSE:BLK)과 이탈리아 선주 얀루이지 아폰테가 이끄는 가족경영 해운사 MSC가 주축이며, COSCO의 신규 참여 여부가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국영기업 COSCO가 지분을 확보할 경우, 중국 정부는 “주권·안보·개발이익 수호”를 이유로 내세운 법적 검토를 거두면서도 일정 부분 ‘체면’을 세우게 된다. 반면 미국 정부와 의회는 중국의 지정학적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며 파나마항 등 전략 요충지 매각 자체를 문제 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 거래 구조와 이해관계
• 매각 대상: 유럽(네덜란드 로테르담·스페인 바르셀로나·영국 펠릭스토우)부터 멕시코·폴란드·바하마에 이르는 43개 항만
• 매각 주체: 홍콩 재벌 리카싱 일가가 지배하는 CK허치슨
• 인수 컨소시엄: 블랙록·MSC 주도, COSCO는 참여 협의 중
• 승인 필요: 50여 개 국가·지역의 경쟁·안보·외국인투자 심사
J.P.모건 보고서는 “
중국 정부의 우려를 일부 해소해 ‘그린라이트’를 받을 수 있지만, 원안의 모든 항만이 최종 패키지에 포함되지는 않을 수 있다
“고 진단했다. 두 소식통은 “COSCO가 더 큰 지분을 원하지만, 기존 컨소시엄은 소수 지분에 묶는 안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2. 베이징 vs. 워싱턴: 지정학 갈등의 무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과거 “파나마 운하에서 중국 소유권을 철수시켜야 한다”며 강경 노선을 표방했다. 현재 미·중 무역·기술 각축 속에, 바다 물류 네트워크는 양국이 세를 겨루는 ‘전략 자산’으로 부상했다.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의 이삭 카던 선임연구원은 “COSCO의 합류는 중국의 해상 물류 주도권을 재확인하는 상징적 사건“이라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파나마·카리브해 거점을 문제 삼아 거래 일부를 제외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3. 용어·배경 설명*
*COSCO(코스코)는 ‘China Ocean Shipping Company’의 약칭으로, 해운·항만·물류를 아우르는 중국 중앙정부 산하 국유기업이다.
MSC(Mediterranean Shipping Company)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사 중 하나로, 창업주 아폰테 가족이 전권을 보유하고 있다.
파나마 운하(1914년 개통)는 미주 동·서 해안을 잇는 핵심 해상 통로로, 미국 컨테이너 화물의 약 40%가 통과한다.
4. 향후 관전 포인트 및 전망
• 승인 일정: 전문가들은 최소 2년 걸릴 것으로 내다본다.
• 관할별 변수: 미국 CFIUS(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EU DG COMP(경쟁총국), 중남미 각국 항만 당국의 별도 심사 등.
• 시나리오: ① COSCO 소수 지분 참여로 중국 협조 확보·미국 반발 완화 ② 파나마·카리브항 제외로 미국 안보 우려 진정 ③ 협상 결렬.
런던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앤드루 케니 수석연구원은 “중국은 ‘건드리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협상 지렛대를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미국이 매각 승인에 제동을 걸면 CK허치슨은 대안 투자자 모색 또는 자산 분할 매각 등 복수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5. 기자의 시각
이번 딜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지정학 리스크·대체자본 유입이라는 세 가지 축이 맞물린다. COSCO 편입이 ‘베이징 리스크’ 해소 카드인 동시에 ‘워싱턴 리스크’ 증폭 요인이라는 점이 역설적이다. 결국 변수는 파나마 운하 인접 항만 두 곳: 미국의 2024·2028년 대선 구도와 맞물려 정치 쟁점화될 여지가 크다. CK허치슨이 이미 “거래 구조 변경”을 시사한 만큼, 부분 매각·지분 스와프·합작법인 형태로 전환될 가능성이 현실적 대안으로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