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로이터) —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연방정부 셧다운을 끝내기 위한 주말 합의가 상원 민주당을 분열시키고, 당의 진보 성향 지지층을 격분시키며 척 슈머 상원 소수당 원내대표에 대한 비판을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촉발했다다.
2025년 11월 1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슈머와 상원 민주당 동료들은 미국인 2천4백만 명의 건강보험 보조금 만료를 막기 위해 셧다운을 유도하는 계산된 승부수를 던졌다다. 이는 뉴욕 출신의 슈머가 3월에 셧다운을 피하기 위한 합의를 수용해 동료 민주당원들의 공분을 샀던 데 이은 조치였다다.
개인적으로 슈머는 일요일 표결에서 정부 재개 절차를 진행하는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다. 그러나 그의 코커스 소속 8명의 의원이 이탈해 찬성표를 던졌고, 이는 안건을 진전시키기에 충분한 수였다고 보도는 전했다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상황을 악용해 필요한 프로그램을 약화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다. 이러한 균열은 74세인 슈머의 리더십에 대한 새로운 비판으로 이어졌다다.
“리더십이란 진정으로 필요한 순간에 변화하고 적응하는 것이다. 그런 변화를 보지 못한다면 우리는 이 순간을 놓치게 될 것이다.”
미시간주 초선 상원의원 엘리사 슬롯킨은 성명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다.
좌파 진영의 비판은 거셌지만, 슈머의 지도부 교체 여부에 발언권이 있는 사람은 45명의 민주당 상원의원과 그들과 함께 코커스를 구성하는 무소속 2명뿐이다다. 지도부 선거는 2026년 11월 선거 이후 실시되며, 슈머의 차기 6년 임기 상원의원 재선 도전은 2028년에나 가능하다다.
진보 진영은 보다 날 선 어조를 보였다다. 시민단체 ‘아워 레볼루션’(Our Revolution)은 슈머의 소수당 원내대표 사퇴를 촉구했고, 캘리포니아주 연방 하원의원 로 카나도 성명을 통해 “슈머 상원의원은 더 이상 유효한 지도자가 아니며 교체돼야 한다”고 밝혔다다. 캘리포니아주지사 개빈 뉴섬은 소셜미디어에서 이번 타협을 “한심하다. 이건 합의가 아니다. 항복이다.”라고 규정했다다.
DAYS AFTER ELECTION VICTORIES|승리 직후 불거진 역풍
이 같은 역풍은 지난 화요일 소수의 선거에서 당이 승리를 자축한 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불거졌다다. 버지니아와 뉴저지에서는 중도 성향 민주당 후보들이 주지사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고, 뉴욕시에서는 민주사회주의자 성향 후보가 시장에 당선됐다다. 그러나 워싱턴에서는 트럼프의 공화당이 하원과 상원을 장악하고 있어 민주당은 권력에서 상당 부분 배제된 상태라는 좌절감이 반영됐다고 보도는 지적했다다.
슈머는 월요일 상원 연설에서 민주당이 건강보험 문제를 국민 의제의 최전선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다. 그는 “지난 6주 동안 보여준 도널드 트럼프의 잔혹함과 무정함을 미국 국민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다.
중도 성향 싱크탱크 서드 웨이(Third Way)의 존 코완 대표는 인터뷰에서, 좌파의 슈머 공격은 결국 잦아들 것이라고 내다봤다다. 그는 “모든 민주당과 우군 단체들이 더는 내분에 에너지를 쓰지 않고, 트럼프와 내년 선거에서 의석을 잃을 위험에 있는 의회 공화당을 겨냥해 화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다.
일부 상원 민주당 의원들은 비판의 초점을 트럼프에게 돌리려 했다다. 오리건주의 제프 머클리 상원의원은 정부 재개 절차를 몇 날 며칠에 걸쳐 진행하게 될 일요일 표결이 “잔혹한 타격”이었다고 표현하면서도, “진짜 악당은 트럼프와 의회의 공화당”이라고 말했다다.
한편, 민주당 내부에서는 세대교체 요구가 오랜 기간 누적돼 왔다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연령 문제가 2024년 대선에서 당의 패배에 영향을 미쳐 트럼프의 복귀로 이어졌다는 우려 이후, 고령 지도자들이 길을 터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2022년 지도부 직을 내려놓았고, 지난주에는 불출마를 선언하며 정치 경력의 마침표를 찍었다다.
민주당은 수개월간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Affordable Care Act)의 보조금이 12월 31일 일몰되면서 건강보험료의 대폭 인상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여 왔다다. 의회 민주당은 해당 보조금 갱신 요구가 관철되기 전까지 정부 자금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다. 프라밀라 자야팔 전 의회 진보 코커스 의장은 “의료를 해결하지 못한 합의에 굴복하는 것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미국 국민에 대한 거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다.
주목할 점은, 일요일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 8명 가운데 6명은 내년에 재선에 나서지 않으며, 2명은 은퇴 예정이라는 사실이다다. 이들 중에는 상원 민주당 서열 2위인 딕 더빈도 포함됐다다. 더빈은 셧다운 종식에 찬성하기로 했다고 슈머에게 알렸을 때 슈머가 실망했다며, “그는 신사적으로 대응했고, 내 결정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우정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다.
이번 합의는 중도파들로부터도 비판을 받았다다. 뉴저지 주지사 당선인 마이크 셰릴은 이번 합의를 “직무유기”라고 규정했다다. 그는 성명에서 “지난주 우리는 광범위한 연합으로 승리했고, 정치적 압박과 회의론 속에서도 비용 문제에 과감히 대응하는 계획을 제시했다”며 “유권자들은 뼈대가 있는 리더십을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다.
용어 설명과 맥락
연방정부 셧다운은 의회가 예산 또는 임시지출법을 제때 통과시키지 못해 비핵심 연방기관의 운영이 중단되는 상태를 뜻한다다. 셧다운이 장기화될수록 공공 서비스 차질과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정치적으로는 여야 책임 공방이 심화된다다.
코커스(caucus)는 의회 내에서 같은 정당 또는 유사 성향 의원들이 구성하는 집단으로, 지도부 선출과 의사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다. 미국 상원에서는 민주당 소속 의원과 무소속 중 민주당과 공조하는 의원들이 하나의 코커스를 이룬다다.
오바마케어 보조금은 건강보험개혁법에 따라 중저소득층의 보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지급되는 재정 지원을 말한다다. 해당 보조금의 일몰(expiration)은 곧바로 보험료 인상으로 연결될 수 있어, 양당 모두에게 정치·정책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다다.
분석: 민주당 내부 권력구조와 2026년, 2028년의 분수령
핵심 포인트는 두 가지다다. 첫째, 정책 목표(건강보험 보조금)를 둘러싼 민주당의 전술이 의회 운영(정부 자금)과 충돌하면서 전략적 분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점이다다. 둘째, 리더십에 대한 세대교체 요구가 강화되는 와중에, 지도부 선거가 2026년 11월 이후로 미뤄져 있어 단기적 불만과 장기적 제도 일정 사이에 긴장이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다.
이번 건은 슈머 개인의 찬반 표결보다도, 8명의 이탈이 보여준 코커스 내 정치적 좌표의 다양성을 드러낸다다. 재선 부담이 적거나 은퇴를 앞둔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타협에 나서기 쉬운 구조는, 의회 정치의 합의 동학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다.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가 프로그램을 약화하려 한다는 명분으로도 코커스 결속을 완전히 복원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정책 우선순위—정부 운영 연속성—선거 전략 간의 균형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시사한다다.
진보 진영의 사퇴 요구와 ‘항복’ 프레임은 지지층 결집에 단기적 효용이 있을 수 있으나, 존 코완의 진단처럼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화당과 트럼프에 대한 외부 지향적 공세로 수렴될 가능성이 크다다. 이는 민주당이 보조금 연장이라는 정책 목표를 둘러싼 정책 협상과 대중 메시지의 결을 어떻게 맞출지에 향후 전략적 과제를 던진다다.
마지막으로, 펠로시의 은퇴와 바이든 연령 논란이 남긴 그림자는 리더십 교체를 회피하기 어려운 중장기 이슈로 남는다다. 그러나 절차적으로 지도부 선거가 2026년 11월 이후라는 점, 슈머의 상원의원 임기 이슈가 2028년에나 본격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은 정책 전선(건강보험 보조금·정부 자금)에서의 성과로 리더십 정당성을 시험받는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다.
참고 이번 기사에 등장하는 수치·인용·일정은 모두 로이터 보도에 기초해 전달됐다다. 본문은 원문의 의미와 맥락을 유지하되 한국 독자에게 이해하기 쉬운 용어와 구성으로 재정리했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