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이란 위기 확산에 투자자들 ‘현금 선호’ 급증…시장 동조화로 변동성 확대

By Suzanne McGee, Dhara Ranasinghe and Samuel Indyk

런던/뉴욕(로이터) — 중동 상황의 격화로 화요일(현지시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현금의 가치가 부각되며 금, 채권, 주식이 동반 하락하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났다. 이번 급격한 심리 전환은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간의 통상적 상호작용을 무너뜨리며 변동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2026년 3월 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틀 전만 해도 신속한 분쟁 종결을 전제로 한 시장 낙관론이 지배적이었으나,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과 이에 대한 이란의 보복이 에너지 인프라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들을 겨냥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에너지 수송의 약 5분의 1을 통과시키는 해상 요충지이다.

이번 사태로 유가와 미 달러화는 급등했지만, 대부분의 주요 주가지수와 미국 국채 및 기타 채권,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금까지도 동반 매도되었다. 이는 시장 참가자들이 위험 회피를 위한 포지션 정리를 단행하면서 자산 간의 상관관계가 일시적으로 붕괴된 결과로 분석된다.

시장 주요 움직임

금 가격은 월요일 4주 최고치에 도달한 직후 화요일에 약 4% 하락했다. 브렌트유는 약 7% 상승했고, 미국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599%로 1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화는 유로·파운드·엔화 대비 수개월 만의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통상적인 ‘안전자산은 상승, 위험자산은 하락’이라는 구도로 설명되지 않는 동시 매도·매수 현상을 보여준다.

“이번 사태는 불확실성이 큰 사건에 대한 전형적 반응이다.”라고 보스턴에 있는 스테이트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State Street Investment Management)의 수석 투자전략가 마이클 아론(Michael Arone)이 말했다. 그는 “지금 팔리는 자산의 범위는 무차별적이다. 오직 사람들이 소유하기 원하는 것은 오일과 달러화뿐이다”라고 지적했다.

포지션 청산과 리스크 관리의 영향

시장 분석가들은 위험 회피(디리스크·de-risking) 현상을 유발한 요인으로 분쟁에 대한 과소평가, 토요일(이란 공격 직전)까지의 극단적 포지셔닝, 그리고 유가 상승이 가져올 수 있는 인플레이션적 충격으로 인한 채권에 대한 타격 등을 지목했다.

36 South Capital Advisors의 코히눔(Kohinoor) 전략 트레이딩 책임이자 부포트폴리오매니저인 조지 애드콕(George Adcock)“역사적으로 스트레스 기간에는 자산 간 변동성의 상관관계가 1에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중동 사태로 시장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격에 반영하면서 변동성이 급증했고, 원유·금·달러 등 확장된 포지션에 압력이 가해졌다”고 설명했다.

VAR(value-at-risk·가치-위험) 쇼크의 설명

VAR(가치-위험)은 통상 포트폴리오 손실의 최대 기대치를 확률적으로 추정하는 위험 척도다. 기사에서 언급된 VAR 쇼크는 매도세가 여러 섹터로 확산되면서 자산군 간의 음의 상관관계가 무너지고, 포트폴리오 보호에 사용되던 분산투자 효과가 소멸해 연쇄적 청산(매도)이 발생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번 사례에서는 금과 채권이 동시에 매도되며 이러한 VAR 쇼크가 현실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유동성 선호·자금 흐름

시장 참가자들이 단기 현금성 자산으로 몰린 정황도 각종 자금 흐름 지표로 확인된다. LSEG 립퍼(Lipper)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머니마켓 펀드에는 477억 달러(= $47.9 billion)의 자금이 유입되며 이는 2월 17일 이후 최대 유입 규모였다. 반면 투자자들은 주식 노출을 줄였고, 미국 포커스 주식펀드에서 $9.6 billion이 유출되었으며 글로벌 주식펀드는 월요일에 $9.1 billion이 빠져나가 2개월여 만에 최대 유출을 기록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 데이비드 켈리(David Kelly)“품질로의 이동(flight to quality)이 일어나고 있으나, 그 목적지는 국채나 기타 달러 자산이 아니라 단기 현금”이라고 관찰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단기 유동성 확보를 우선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금시장의 역동성

스테이트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금 전략 책임자 아카시 도시(Aakash Doshi)는 올해 상장 금(ETF) 펀드로 수십억 달러가 유입되었고 월요일에는 소규모 유출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그 규모가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의 경우 일부 차익실현과 유동성 조달의 성격이 혼재해 있다. 증거금(Margin) 콜을 대응하거나 롱 포지션이 손절될 때 대비한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금이 활용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추가 진단과 전망

전문가들은 당장의 불확실성이 언제 완화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현금 선호 현상이 계속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달러 강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JP모건의 켈리는

“전쟁은 초기에는 충격과 경외(Shock and awe)로 시작되지만 결국 늪(quagmire)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고, 이는 달러에 부정적일 가능성이 있다”

고 지적했다. 즉, 분쟁이 확산되어 미국의 재정 여건과 경제 전망을 악화시키면 달러화 랠리는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

향후 경제·시장 영향의 구조적 검토

이번 사태의 시장·경제적 함의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유가 상승은 단기적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 채권금리를 추가로 상승시킬 수 있다. 이는 채권 가격 하락과 함께 은행·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증대시키는 요인이 된다. 둘째, 달러 강세는 신흥국 통화 및 자산에 부담을 주어 신흥시장 자금유출을 촉발할 수 있다. 셋째, 현금(단기 국채·머니마켓 등) 쪽으로의 포지션 이동은 주식·금·채권에 걸쳐 레버리지 포지션을 압박해 추가적인 변동성 확대를 야기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효과의 지속성과 크기는 분쟁의 전개 양상, 국제사회 제재 및 공급 차질의 범위, 그리고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의 대응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에너지 공급 차질이 심화될 경우 실물 경제로의 파급이 커져 경기 둔화 압력이 증가할 수 있고, 이는 자산 가격에 추가적인 리프레이싱(repricing)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전망과 정책적 고려사항

시장참가자들은 유동성 확보, 포지션 조정, 스트레스 시나리오 점검을 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특히 VAR 기반 리스크 관리 체계를 운영하는 기관투자자들은 상관관계의 급격한 변화에 대비한 스트레스 테스트 강화가 요구된다. 중앙은행과 정책당국은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충격과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로 전이되는지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마무리

이번 시장 반응은 지정학적 충격이 단순히 특정 자산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전반의 위험 구조를 재편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유동성 확보와 함께 포트폴리오 전반의 상관관계 변화에 유의하면서 상황 전개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