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아마존, 380억달러 규모 오픈AI 클라우드 계약으로 ‘AI 후발주자’ 오명 벗다

아마존(Amazon)이 오픈AI(OpenAI)와 체결한 약 380억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계약은, 최근 시장점유율 하락과 대규모 인터넷 장애 같은 연이은 악재 이후 자사 클라우드 사업(AWS)의 경쟁력을 강하게 재확인받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생성형 AI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이번 합의는 아마존이 더 이상 AI 경쟁의 뒤편에 머물지 않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이정표다.

2025년 11월 4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아마존이 최근 몇 년간 클라우드 선두 지위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경험한 시장 점유율 유출서비스 장애에 따른 신뢰도 부담을 만회하는 성격을 가진다. 특히 오픈AI라는 대표적 AI 수요처를 고객으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AWS의 파이프라인 회복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아마존은 고수익 사업부인 아마존 웹서비스(AWS)로 수년간 클라우드 컴퓨팅 업계를 주도해왔으나, 최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알파벳(Alphabet)의 구글(Google)이 AI 역량을 앞세워 대형 계약을 잇달아 따내며 우위를 점했다. 이들 경쟁사는 생성형 AI 워크로드에 최적화한 클라우드와 반도체·플랫폼 연계를 강화해, 고객 유치에서 가파른 가속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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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시너지 리서치 그룹(Synergy Research Group)에 따르면, 챗GPT(2022년) 출시 몇 달 전까지만 해도 AWS의 리드34%였으나, 9월 기준 29%하락했다. 이는 AI 특화 클라우드에서의 경쟁 심화빅테크 간 초대형 계약이 점유율 지형을 재편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아마존은 대표 대규모 언어모델(LLM)출시 지연과, 오픈AI의 챗GPT와 같은 소비자형 챗봇을 제공하지 못한 점 때문에 AI 경쟁의 후발주자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 평판은 브랜드·기술 리더십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신규 대형 고객 유치의 마찰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그러나 최근 아마존은 AI 투자 속도를 크게 높였다. 지난달에는 인디애나110억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레이니어(Project Rainier)를 열고, 앤스로픽(Anthropic)의 모델을 아마존 자체 트레이니엄(Trainium)으로 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모델-인프라-반도체수직 통합을 통해 AI 단가 경쟁력과 성능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번 주 초(월요일) 체결된 오픈AI와의 계약최근의 견조한 분기 실적과 맞물려 AWS의 모멘텀 회복을 시사한다고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은 평가했다. 마진성장률의 동시 개선 가능성이 거론되며, 클라우드 부문의 수주 가시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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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계약은 다른 클라우드 사업자들과 오픈AI 간 다른 딜에 비하면 규모가 작다. 그럼에도 향후 수년간 컴퓨팅 파워에 1조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려는 아마존 노력의 핵심적인 첫걸음을 의미한다.” — 맘타 발레차(Mamta Valechha), 퀼터 셰비엇(Quilter Cheviot) 애널리스트

계약 발표 후 아마존 주가5% 급등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대부분의 기간 동안 주가가 큰 변동 없이 횡보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는 AI·클라우드 대형 계약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한 다른 빅테크 대비 상대적 부진을 만회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주 애저(Azure) 클라우드에서의 오픈AI에 대한 2,500억달러 규모의 커밋먼트를 공개했으며, 이는 오픈AI의 조직 재편을 가능케 한 새 합의 구조 속에서 이뤄졌다. 오라클(Oracle)은 스타트업과 3,000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고, 구글앤스로픽과의 반도체 협력을 포함해 수백억달러 규모의 칩 계약을 보유하고 있다.


AI 투자 확대가 수익 개선을 견인

아마존의 AI 전략은 경영진 이탈로 일부 차질을 빚었다. 로이터는 6월 생성형 AI 개발을 총괄하던 핵심 부사장이 타사로 이직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조직 내 핵심 인재 의존도리더십 승계 과제를 부각시켰다.

앤디 재시(Andy Jassy) CEO는 경쟁력 유지를 위해 관리 체계 슬림화를 시도하고, 비효율 신고를 위한 익명 제보 라인까지 설치하는 등 운영 효율화에 속도를 냈다. 이는 고비용 데이터센터 투자를 감당하면서도 가격·성능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아마존은 지난주 회사 측 인력 약 1만4,000명 감원을 발표했으며, AI 투자 확대에 맞춰 자본적 지출(capex)올해 약 1,250억달러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알파벳이 계획한 최대 930억달러를 상회하며, 마이크로소프트연내 지출 예상치와는 대체로 유사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애널리스트들은 오픈AI 계약이 아마존이 늘어난 지출을 회수신뢰할 만한 경로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BMO 캐피털 마켓브라이언 피츠(Brian Pitz)는 이번 합의가 12월 종료 4분기 AWS 백로그9월 말 2,000억달러에서 약 20% 증가시킬 수 있다고 추산했다.

“아마존이 과거와 달리 이제는 대규모 언어모델(LLM) 생태계의 메인 스트림제대로 올라탄 것으로 보인다.” — 윌리엄 리(William Lee), 오픈AI 지분을 보유한 수로 캐피털(SuRo Capital) 투자자


용어 설명과 맥락

대규모 언어모델(LLM)은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과 유사한 언어 생성·이해를 수행하는 AI 모델을 뜻한다. 생성형 AI는 텍스트, 이미지, 코드 등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AI를 의미한다. 챗GPT는 이 LLM 기반의 대표적 소비자형 챗봇이다.

백로그(backlog)는 이미 체결됐지만 아직 매출로 인식되지 않은 수주 잔고를 의미한다. 백로그 확대는 매출 가시성향후 실적 안정성을 높이는 지표로 해석된다. 자본적 지출(capex)은 데이터센터, 반도체, 네트워크 등 장기 생산능력을 위해 투자되는 비용을 말한다.

애저(Azure)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플랫폼이며, 트레이니엄(Trainium)은 아마존이 AI 학습을 위해 설계한 전용 칩으로, 모델 학습 비용을 낮추고 처리 효율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이처럼 클라우드-반도체-모델의 통합은 성능·비용 양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강화하며, 초대형 AI 계약 수주 경쟁에서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해석과 시사점*

380억달러 규모의 오픈AI 계약은 AWS의 신뢰 회복수주 파이프라인 재가동을 가늠케 하는 사건이다. 빅테크 전반이 수천억~수조달러 단위의 AI 인프라 투자를 약속하는 상황에서, 아마존은 데이터센터 확장전용 칩을 앞세워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려 한다. 주가가 사상 최고가로 반응한 점은 클라우드 성장·수익성 동시 개선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한다. 다만 경쟁사들도 초대형 커밋먼트를 공시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대형 AI 고객의 멀티클라우드 전략 속 점유율 방어·확대는 여전히 실행력단가의 승부가 될 전망이다.

* 위 ‘해석과 시사점’은 기사에 포함된 데이터와 인용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 분석으로, 새로운 사실을 추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