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불안정한 미국 정책이 ‘중간 세력(middle powers)’ 결집 촉발, 시장은 기회로 인식

미국 주도의 기존 국제질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이후 흔들리면서, 중간 세력으로 분류되는 국가들이 연대해 새로운 무역·안보 협력에 나서고 있다. 금융시장은 이러한 변화에서 기회를 감지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비(非)미국 주식시장과 에너지·방위 관련 주식, 그리고 유로와 캐나다 달러 같은 통화에 대한 매수 성향을 높이고 있다.

2026년 2월 12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총리 출신으로 영국 중앙은행 총재를 역임한 마크 카니가 다보스 연설에서 제기한 ‘중간 세력(middle powers)의 연대’ 개념이 시장과 정책 담당자들 사이에서 공명을 일으켰다. 이와 함께 뮌헨안보회의(Munich Security Conference)에서는 유로의 국제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유럽중앙은행(ECB)의 구상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미국을 세계와 분리시켰지만, 그 결과로 ‘나머지 세계’의 거시적 상황이 강화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이에 반응하고 있다.”라고 Principal Global Investors의 최고 글로벌 전략가 시마 샤(Seema Shah)가 말했다. Principal Global Investors는 약 $5940억(약 594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시장 반응과 실물지표

시장 지표들은 이미 변화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유럽의 STOXX 600 지수 소속 기업 가운데 52개사가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결과 73% 이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고, 이는 평시 분기 평균치인 54%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LSEG I/B/E/S 집계 기준). 또한, 국제적 성향이 강한 런던의 FTSE 100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10,000 포인트를 돌파했으며, 올해 들어 5% 상승해 S&P 500의 1.4% 상승을 크게 상회했다.

이와 함께 방위산업 주식은 2022년 2월 이후 약 200% 상승해 대표적 수혜 섹터로 부각됐다. BNP 파리바는 지난해 5월 출범한 유럽 전략적 자율성(European Strategic Autonomy) 펀드(규모 6억 유로, 미화 $713.3백만 상당)가 방위, 산업 회복력, 자원 독립성, 기술 등 테마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책 변화의 배경과 주요 요인

분석가들은 COVID-19 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 대응, 미국의 통상·관세 정책 등이 글로벌 공급망과 경제적 의존성의 취약성을 부각시키며 국가 간 결속을 강화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관련 발언과 같은 최근의 외교적 압박은 이 같은 흐름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통화에 대한 영향 전망

JPMorgan Private Bank의 글로벌 투자 전략가 매디슨 팔러(Madison Faller)는 미국 일변도의 경제구조에서 벗어남에 따라 주요 주식시장과 신흥시장 모두 2026년에 두 자릿수(두 자리)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또한 매크와이어 그룹의 글로벌 FX·금리 전략가 티에리 위즈만(Thierry Wizman)은 규제완화, 관료주의 축소, 성장지향의 재정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캐나다 달러, 일본 엔화, 유로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간 세력들은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자국 이익과 시급한 과제에 부합하는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라고 팔러는 덧붙였다.


세부 이슈: ‘메이드 인 유럽(Made in Europe)’과 산업정책

스테판 세주른(Stephane Sejourne) EU 산업 담당 관료가 제안한 ‘Made in Europe’ 전략은 유럽 내 제조물에 대한 최소한의 유럽산 구성요건을 설정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취지다. 이 제안은 ArcelorMittal, Novo Nordisk, Continental 등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공동 서명한 기사에서 설명돼 국가 간 이견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향후 무역정책, 산업보호, 공공조달 기준 등에 걸쳐 장기적 구조변화를 촉발할 전망이다.

용어 설명

본 기사에서 반복되는 몇 가지 용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덧붙인다. ‘중간 세력(middle powers)’은 군사·경제·정치적으로 초강대국과 소국의 중간지점에 있는 국가들을 지칭하며, 독자적 외교·경제 정책을 통해 다자 협력에서 중재자 혹은 동맹 형성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군을 의미한다. STOXX 600은 유럽 전역의 대형·중형·소형주를 망라한 지수로 유럽 기업 전반의 실적을 가늠하는 지표이며, Mercosur는 브라질·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들의 경제 블록을 뜻한다. 1또한 기사 내 통화 표기는 기사 말미의 환율을 기준으로 한다.

정책·투자 전략에 대한 실무적 함의

실무적으로 투자자와 정책입안자는 다음과 같은 함의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미국 시장 비중이 높았던 포트폴리오의 지역 분산을 확대할 필요성이 커진다. Principal Global Investors는 비미국 국제주식에 대한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자산배분을 조정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이익 모멘텀(earnings momentum)이 유럽과 아시아에서 양호하기 때문이다.

둘째, 공급망 재편 및 국내 생산 강화 흐름은 에너지·방위·산업용 소재 등 특정 섹터에 구조적 수혜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방위산업의 200% 상승 사례는 장기적 수요 증가와 관련 기술투자 확대를 시사한다. 셋째, 유럽의 재정·통화 정책 변화(예: 공동 채권 발행 논의)는 유로화의 국제적 역할을 강화하고 채권시장 구조를 재편할 수 있다.

한계와 리스크

다만, 미국과의 무역관계는 단기간에 완전히 대체되기 어렵다. 비미국 간의 무역협정(예: EU-인도, Mercosur, 캐나다-중국 초도 거래)은 시그널로서는 의미가 크지만 실물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시간과 이행절차가 필요하다. 또한 지정학적 긴장 심화는 에너지 가격 변동성, 인플레이션 압력,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반응을 통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종합적 분석과 전망

전문가 분석을 종합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통상 불확실성은 역설적으로 다자주의적 연대와 지역주의적 자립(strategic autonomy)을 촉발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일부 산업(방위, 에너지, 인프라)과 특정 통화(유로, 캐나다 달러 등)에 대한 수요를 높이며,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및 지역별 산업정책 강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투자 관점에서 보면, 당장은 비미국 주식시장과 에너지·방위주에 대한 비중확대가 합리적 대안으로 보인다. 통화시장에서는 유로와 캐나다 달러가 제도적·무역적 변화의 수혜를 받을 수 있으며, 일본 엔화도 규제완화와 재정정책의 영향으로 강세 요인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러한 포지셔닝은 각국의 정책 집행 속도, 무역협정의 실효성, 지정학적 사건의 전개 등에 따라 조정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기사 말미 환율 정보는 다음과 같다: $1 = 0.8411 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