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 9월물 코코아(CCU25)는 18일(현지시간) 장중 6.29% 급등하며 파운드(lb)당 +460달러 오른 7,780달러를 기록했고, 런던 ICE 9월물 코코아 #7(CAU25) 역시 4.02% 상승한 +193파운드로 4,986파운드에 거래됐다.
이번 급등은 쇼트 커버링(short covering)이 촉발한 반등세로 풀이된다. 특히 북미 지역의 2분기 코코아 가공량(그라인딩)이 시장 우려만큼 감소하지 않았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매수 전환을 유도했다. 구체적으로 북미 2분기 그라인딩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101,865톤으로 집계됐다.
2025년 7월 18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전일까지 이어진 급락세 속에 쌓여 있던 대규모 매도 포지션이 예상 밖의 수요 지표를 확인하자 빠르게 청산됐다는 분석이다.
코코아 선물은 이번 주 초까지 연중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뉴욕 시장에서는 전일 8개월래, 런던 시장에서는 17개월래 최근월물 최저가를 각각 기록했다. 최대 원인은 글로벌 수요 부진이다. 유럽코코아협회(ECA)는 2분기 유럽 그라인딩이 7.2% 감소한 331,762톤이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5%)보다 큰 폭의 감소다. 아시아코코아협회(CCA)도 같은 기간 16.3% 급감한 176,644톤이라고 밝혀 8년 만의 최저치를 나타냈다.
한편 서아프리카 최대 산지인 코트디부아르·가나 지역에는 생육에 우호적인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 공급 측면에서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나이지리아·카메룬 일부 지역은 강우 부족으로 약간의 스트레스가 관측된다.
수요 둔화 우려는 세계 2위 초콜릿 제조업체 바리칼리보(Barry Callebaut AG)의 실적 가이던스 하향에서도 드러난다. 회사는 지난주 고코코아 가격 부담을 이유로 올해 두 번째로 판매량 전망을 낮췄다고 밝혔다. 3~5월 분기 판매량은 9.5% 감소해 10년 만의 최대 폭 감축을 기록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ICE가 모니터링하는 미국 항만 재고가 6월 18일 236만 3,861포(10개월 최고치)에 달했고, 7월 17일 기준 234만 6,466포로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또한 가나코코아위원회(Ghana Cocoa Board)는 2025/26 시즌 생산량이 전년 대비 8.3% 증가한 65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0월 1일 이후 7월 13일까지 코트디부아르 농가의 선적 물량은 173만 톤으로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12월까지는 누적 증가율이 35%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품질 변수도 존재한다. 4~9월 수확(미드 크롭) 중인 코트디부아르산 원두에 대해 가공업체들은 불량률 5~6%를 호소하고 있다. 이는 주요 작기(main crop) 불량률(1%) 대비 높은 수준으로, 늦은 강우로 열매 생육이 저조했던 것이 원인이라고 라보뱅크(Rabobank)는 분석한다. 올해 미드 크롭 생산량은 40만 톤(전년 대비 -9%)으로 예상된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5월 30일 “2023/24 시즌 세계 코코아 공급 부족 규모를 49만4,000톤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이는 60여 년 만의 최대치”라고 밝혔다.
같은 보고서에서 재고/소비(그라인딩) 비율은 27.0%로 46년 만의 최저라고 덧붙였다. 다만 2024/25 시즌에는 14만2,000톤 흑자 전환과 생산 7.8% 증가(4,840,000톤)을 전망해 향후 가격 하방 압력 가능성도 시사했다.
투자자 정보 고지문도 포함됐다. “본 기사 작성일 현재, 필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관련 상품에 어떠한 지분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모든 정보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이 아니다”라고 명시돼 있다.
또한 “본 문서의 견해와 의견은 작성자 개인의 것이며, 반드시 나스닥(Nasdaq, Inc.)의 공식 입장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면책 조항도 부연됐다.
용어 풀이
- 그라인딩(Grinding): 코코아 원두를 갈아 페이스트·버터·분말 등으로 만드는 가공 공정을 뜻하며, 초콜릿 산업 수요의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 쇼트 커버링(Short Covering): 선물·주식시장에서 공매도 포지션을 보유한 투자자가 가격 상승 위험을 피하기 위해 매수로 포지션을 청산하는 행위를 말한다.
기자 해설
이번 반등은 북미 수요의 ‘방어적 선방’이 트리거였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재고 확대와 가나·코트디부아르 증산 전망이 가격 상단을 제한할 공산이 크다. 여기에 소비 경기 부진이 겹칠 경우 다시 한 번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어, 투자자들은 수급 균형의 정상화 시기와 최종 소비자 가격 전가 여부를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