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내용 : 소프트웨어 제공업체 MillTechFX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북미와 유럽의 중견기업 약 88%가 현재 통화(환율) 리스크를 헤지하고 있으며, 응답 기업의 다수가 헤지 만기(tenor)를 연장하거나 헤지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설문 대상은 시가총액이 $50백만에서 $1억 달러 사이인 기업의 재무 의사결정자 약 750명이다.
2026년 2월 26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MillTechFX의 설문조사 결과는 지난 1년간 기업의 환리스크 관리 행동이 더 적극적으로 바뀌었음을 시사한다. 응답자의 88%가 현재 통화 리스크를 헤지한다고 답해 전년의 81%에서 상승했다. 헤지를 하지 않는 기업 가운데는 거의 2/3가 현 시장 환경을 감안해 헤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설문조사는 시장 변동성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재무적 리스크를 높이면서 기업들이 환위험 노출을 더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응답자의 62%는 환율 변동성으로 인해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 가운데 25%는 그 영향이 “매우 중대한(very significant)”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북미에 본사를 둔 기업을 별도로 보면, “매우 중대한 부정적 영향” 응답 비율은 35%로 조사 대상 지역 중 가장 높았다. 또 추가적으로 69%가 순수(넷) 부정적 영향을 보고했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또한 헤지 비용의 상승을 지적했다. 평균적으로 헤지 비용은 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트 상승은 기업의 헤지 전략과 보유 현금 및 자본배분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들은 감내할 외환 리스크의 수준을 재평가하고 있으며, 시장 불확실성의 영향과 높아지는 헤지 비용을 저울질하고 있다. 많은 기업이 확실성을 확보하기 위해 헤지 만기를 연장하는 반면, 균형 잡힌 헤지 비율로 유연성을 유지하려 한다”
— 에릭 허트먼(Eric Huttman), MillTech CEO
응답자 중 62%는 헤지 만기를 연장할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만기를 단축하겠다고 답한 기업은 11%에 불과했다. 이는 기업들이 단기적 불확실성에 대응하기보다 중·장기적 가격 리스크를 잠그려는 경향을 보인다는 뜻이다.
한편, 기업들이 헤지를 확대하는 데는 장벽도 존재한다. 현재까지 헤지를 하지 않는 북미 기업의 83%는 헤지 관련 인프라가 지나치게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유럽 기업의 67%는 자본을 다른 곳에 더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응답은 기술·인력·정책·회계 처리상의 장애가 여전히 기업의 헤지 채택을 제약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용어 설명
헤지(Hedge) : 환율, 금리, 상품가격 등 시장 변동성으로 인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 파생상품(옵션·선물·스왑 등)이나 현물거래를 이용해 포지션을 반대 방향으로 설정하는 전략이다. 예컨대 외화 매출이 많은 기업은 해당 통화를 매도하는 선물계약을 체결해 환율이 불리하게 움직여도 손실을 제한할 수 있다.
파생상품(Derivatives) : 기초자산(통화·금리·지수 등)의 가치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금융계약이다. 파생상품은 위험 회피뿐 아니라 레버리지·투기 목적에도 사용되므로 사용상의 복잡성과 규제·회계 이슈가 따른다.
헤지 만기(tenor)와 헤지 비율(hedge ratio) : 만기는 헤지 포지션이 유지되는 기간을 뜻하고, 헤지 비율은 노출된 금액 대비 어느 정도를 헤지했는지를 나타낸다. 비율을 높이면 더 많은 노출을 잠그지만, 잠금으로 인해 기회비용(환리스크가 유리하게 움직였을 경우의 이익 상실)이 발생할 수 있다.
안전자산(safe-haven)으로서의 달러 지위 : 전통적으로 미국 달러는 금융·정치 불안 시 가치 보존의 수단으로 여겨져 왔으나,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America First)’ 정책으로 인한 빠른 정책 전환이 달러의 안전자산 지위를 재평가하게 만들었고,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2025년 1월 이후 달러는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약 11% 하락했다.
분석 및 전망
이번 설문 결과는 기업들이 환율 변동성에 대해 보다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분명히 드러낸다. 헤지비율과 만기 연장의 증가 추이는 단기적 스윙을 피하고 실물 실적(매출·마진)에 미치는 환율 충격을 완화하려는 목적이다. 하지만 동시에 헤지 비용의 평균 67% 증가는 기업의 재무비용과 영업마진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으로는 헤지 수요의 증가가 파생상품(통화선물·스왑·옵션) 시장에서 프리미엄(비용)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으며, 이는 다시 기업이 직면한 헤지 비용을 추가로 상승시키는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업들이 비용 전가(제품가격 인상)를 선택할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일부 강화될 수 있으나, 경쟁이 치열한 산업에서는 가격 전가가 제한적이어서 기업의 이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책 측면에서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환율 개입 가능성, 그리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환율 변동성의 핵심 동인으로 작용한다. 기업들이 헤지의 만기를 길게 가져가는 경향은 단기적 통화정책 충격이 실물부문에 즉각적 타격을 주지 않도록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헤지 계약의 만기가 길어지면 회계 처리·유동성 요구·신용 리스크 관리 비용도 함께 증가하므로 재무구조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기업의 헤지 시행 여부와 헤지 비용 변화를 통해 기업의 실적 안정성(earnings stability)과 잠재적 수익성 압박을 판단할 수 있다. 예컨대 수익의 상당 부분이 해외 매출에 의존하는 기업이 적극적으로 장기 헤지를 선택하면 단기 실적 변동성은 줄어들지만, 헤지 비용 상승은 장기 이익률을 낮출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는 기업별 헤지 비율·만기 구조·헤지 비용 변동 추이 등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실무적 시사점
재무담당자와 경영진은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환리스크 측정의 정교화(시나리오별 손익 민감도 분석)로 헤지의 필요성과 범위를 규정할 것. 둘째, 헤지 수단의 다양화(선물·옵션·통화스왑 등)와 헤지 비율의 유연성 확보로 비용-효익 균형을 맞출 것. 셋째, 헤지 관련 인프라와 내부통제, 회계·세무 이슈를 사전에 점검해 헤지 미도입 사유로 지적된 ‘인프라 부담’을 해소할 것.
마지막으로, 헤지 전략은 단일 정답이 없으며 기업의 사업구조·수출입 통화 구성·현금흐름 특성에 맞춰 개별화돼야 한다. 이번 조사는 다수의 중견기업이 불확실성 확대에 대응해 보다 보수적이고 확정적인 리스크 관리를 선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환율 변동성 흐름과 헤지 비용의 추가 변동 여부가 기업 실적과 가격 수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