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물가에도 TSX 소폭 하락…투자자, 미·우크라 정상회담 영향 주시

토론토 증시가 연일 좁은 범위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캐나다 주식시장은 예상보다 낮은 소비자물가지수(CPI)에도 불구하고 소폭 내렸다. 투자자들은 물가 둔화가 추가 금리 인하로 이어질지, 혹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위험자산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2025년 8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S&P/TSX 60 지수 선물은 한국 시간 5시 5분 기준 2.5포인트(0.14%) 하락했다. 토론토증권거래소(TSX) S&P/TSX 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98포인트(0.35%) 내린 27,823.88에 마감했다. 전일 종가는 0.1%(17포인트) 오른 27,922.85였다.

CPI 세부 내용
캐나다 7월 연간 CPI 상승률은 1.7%로, 6월의 1.9%에서 둔화됐다. 계절조정 월간 기준으로는 0.1% 상승했다. 비계절조정 월간 CPI도 0.3% 오르며 예상치를 하회했다. 물가가 목표치(2%) 아래로 내려오자 시장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다시 점치고 있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공급망 개선이 물가를 빠르게 안정시키고 있다.” – 현지 채권 딜러


정책 당국의 스탠스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7월 말 기준금리를 2.75%로 동결했다. BoC는 2024년 6월부터 2025년 3월까지 7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한 바 있으며, 물가 안정이 확인되자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번 CPI 둔화가 확인되면서 시장에서는 “9월 회의에서 재차 완화 기조로 돌아설 가능성”이 40% 수준까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변수도 대기
같은 날 미국에서는 7월 주택착공·건축허가 지표가 발표된다. 또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는 잭슨홀 심포지엄을 앞두고 연설에 나선다. 보우먼 이사는 지난달 FOMC에서 ‘금리 인하’ 소수 의견을 냈던 당사자다. 현재 선물시장은 9월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83%로 반영하고 있다.


지정학적 이벤트: 트럼프–젤렌스키 회담
워싱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만났다. 양측은 장기화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을 위한 ‘잠재적 평화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안보를 보장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약속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여하는 3자 회담 가능성”도 시사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최근 알래스카 회동 이후에도 휴전에 미온적 태도를 보여 즉각적인 돌파구가 마련되긴 어려운 상황이다.

전쟁 핵심 쟁점은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 반환 여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점령지 전부를 돌려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당초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원자재 시장 반응
국제 유가는 3자 회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하락했다. 12시 5분(ET) 기준 브렌트유 10월물은 1.1% 떨어진 배럴당 65.85달러, WTI 10월물은 1.2% 내린 61.97달러에 거래됐다. 전일에는 인도에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비판한 피터 나바로 미국 무역고문 발언으로 1% 가까이 올랐었다.

투자자들이 리스크 해소 가능성을 주시하면서 금값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현물 금 가격은 0.32% 내려 온스당 3,322.21달러, 10월물 금 선물은 0.37% 오른 3,365.52달러에 형성됐다.


▶ ‘CPI’, ‘선물지수(Futures)’란?
CPI(Consumer Price Index)는 소비자가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집계해 물가상승률을 가늠하는 지표다. 선물지수는 미래 시점의 지수 가격을 거래하는 파생상품으로, 당일 정규장 개장 전 투자 심리를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시장 영향
물가가 예상보다 낮으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거나 긴축 속도를 늦출 수 있어 주식시장에는 호재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날 TSX가 하락한 것은 1) 지정학적 불확실성2) 경기 둔화 우려가 물가 호재를 상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자 해설]
첫째, 캐나다 금융시장은 최근 몇 년간 BoC의 강도 높은 완화 정책 덕에 강세를 보여 왔다. 그러나 물가가 빠르게 안정되면서 ‘정책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 둘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실질적으로 종결될 경우 에너지 수급 체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 캐나다 산유·가스 기업에도 구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캐나다 증시는 앞으로 ‘물가‧금리 축’과 ‘지정학 축’이라는 두 개의 불확실성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복합 국면에 들어섰다고 판단된다.

투자자라면 (1) 9월 BoC 통화정책회의(2) 잭슨홀 연례 심포지엄에서 나올 가이던스, 그리고 (3) 미·우크라·러시아 간 외교적 진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원자재 비중이 높은 TSX 특성상 거시‧지정학 이벤트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위험 관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