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 미국인들도 은퇴 준비 시 인플레이션과 의료비 리스크를 간과하면 계획이 어그러질 수 있다.
2025년 12월 21일, GOBankingRates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프루덴셜(Prudential)의 설문조사에서 대중적 부유층(mass affluent) 미국인의 89%가 은퇴 후 필수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다고 자신했으나, 다수는 은퇴 계획을 크게 위협할 수 있는 두 가지 핵심 리스크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의료비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결과의 핵심 수치는 다음과 같다. 은퇴에 대해 파트너와 논의한 응답자들 중 53%만이 인플레이션을 고려했다. 반면 파트너와 논의하지 않은 집단에서는 그 비율이 45%로 떨어진다. 의료비용을 플랜에 반영한 비율은 파트너와 논의한 집단에서 48%, 논의하지 않은 집단에서는 37%에 불과했다.
인플레이션이 은퇴자산에 미치는 영향
프루덴셜의 금융플래너인 크리스 레켄바이(Chris Leckenby)는 “모든 사람의 전체 재무계획, 특히 은퇴 계획에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는 것은 좋은 관행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예로 “2020년 연간 지출이 $100,000이었다면 2025년에는 거의 $125,000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레켄바이는 다양한 시나리오로 플랜을 스트레스 테스트(스트레스시험)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20년 평균 인플레이션율이 2.2%, 최근 5년 평균이 2.7%이므로 다양한 인플레이션율을 고객들과 함께 살펴보면 장기 자산에 미치는 영향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평균 수준을 벗어난 1~2년의 고인플레이션과 은퇴 계좌에서 인출을 하는 시점의 하락장(마켓 다운)이 동시에 발생하면, 단순한 직선식 현금흐름 가정보다 재무계획이 훨씬 빠르게 영향을 받는다”고 경고했다.
“만약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높아지고 그 시점에 포트폴리오가 하락한다면, 은퇴자산은 예상보다 빨리 고갈될 수 있다.” — 크리스 레켄바이, 프루덴셜 금융플래너
레켄바이는 다양한 상황을 가정하고 적절한 자산배분(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주식, 채권, 현금성 자산, 인플레이션 연동 상품(예: TIPS)이나 실물자산 등으로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전략을 포함한다.
의료비용이 은퇴계획을 위협하는 이유
의료비는 또 다른 주요한 맹점이다. 레켄바이는 “인구의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고령화에 따라 의료비가 누적되는 점은 매우 중요한 항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퇴 준비 시 월별 의료비로 $600를 추가로 잡을 것을 권했지만, 장기요양비(long-term care)는 훨씬 더 큰 비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레켄바이는 “월 $600은 그리 부담되지 않을 수 있으나, 많은 은퇴자가 고려하지 않는 ‘월 $10,000’의 비용이 문제다. 이 비용은 장기요양시설(요양원)의 전형적인 방값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이런 장기요양이 발생하면 자산이 매우 빠르게 고갈될 수 있으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 장기요양보험, 하이브리드 생명보험(hybrid life insurance) 및 연금(annuity) 옵션 또는 자가 대비(self-funding)를 통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한 레켄바이는 “부모 세대의 고령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의료비 부담을 잊지 말라”며 자녀 세대가 부모의 의료비를 부담하는 경우 자신의 은퇴저축이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예상치 못한 비용보다 불편한 10분의 대화를 먼저 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전문 용어 설명
대중적 부유층(mass affluent)은 금융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고액자산가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과 저축을 보유한 계층을 의미한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투자 여력이 있고 은퇴자산을 보유했지만, 초고액 자산가(ultra-high-net-worth)와는 구분된다.
스트레스 테스트(stress-test)는 금융플래너가 다양한 경제 시나리오(예: 고인플레이션, 저성장, 시장 급락 등)를 적용해 개인의 재무계획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시뮬레이션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를 통해 예상치 못한 충격에도 자금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분석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생명보험(hybrid life insurance)은 생명보험과 장기요양보장(long-term care) 기능을 결합한 상품으로, 특정 상황에서 현금흐름을 보완하거나 장기요양비를 충당하는 용도로 설계된다.
실무적 권고와 향후 영향 분석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실무적으로 권고할 수 있는 핵심 조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인플레이션 가정을 다중 시나리오로 반영해 장기 자산 소멸 시점을 계산할 것. 둘째, 월별 의료비용과 장기요양 발생 시의 대책(보험, 연금, 자가 적립)을 분명히 할 것. 셋째, 인출 전략을 시장 사이클과 연동해 설계함으로써 하락장에서의 인출이 자산 고갈을 촉진하지 않도록 할 것. 넷째, 자산배분 재조정과 인플레이션 방어형 상품의 활용(예: 물가연동 국채, 인플레이션 연동 채권, 일부 실물자산)에 공을 들일 것.
경제적 파급 효과 측면에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은퇴 인구가 인플레이션을 과소평가하거나 의료비를 과소추정하는 경우, 은퇴자들의 예상보다 빠른 자산 소진은 소비 패턴의 변화를 초래해 경제 전반의 수요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은퇴자가 자산을 안전자산으로 이동시키거나 유동성을 보유하려는 경향이 커지면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 수요에도 변동을 야기할 수 있다. 반대로 장기요양 보험이나 연금 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는 보험·연금 산업의 성장세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산업 측면에서 금융플래너와 리스크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퇴직연금(DB)에서 개인 책임으로 전환이 진행되는 현상과 맞물려, 개인 맞춤형 스트레스 테스트와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자산배분 모델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관련 자산운용사, 보험사, 금융자문사의 상품 개발 및 서비스 확대를 촉진할 수 있다.
결론
프루덴셜 설문은 부유층이라 하더라도 자신감만으로 은퇴 리스크를 관리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인플레이션과 의료비는 은퇴 계획의 핵심 리스크로, 구체적 수치(예: 월 $600의 의료비 가정, 월 $10,000 수준의 장기요양비 가능성), 인플레이션의 과거 평균(20년 2.2%, 5년 2.7%) 등을 토대로 다각적 시나리오를 검토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은퇴 후 생활수준을 유지하고 자산 고갈을 방지하기 위한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준비가 가능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