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디어, 2분기 매출 소폭 감소에도 순이익 전망치 상회… 공급망·관세 부담 속 방산 수주로 선방

토론토=로이터—캐나다 비즈니스 제트기 제조업체 봄바디어(Bombardier Inc.)가 2분기 매출은 줄었지만 순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을 거뒀다. 항공기 인도·수주 확대, 가격 인상, 부품·정비 서비스 수요 증가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2025년 7월 3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봄바디어의 2분기 매출은 20억 달러로 전년 동기(22억 달러) 대비 감소했으나, 조정 주당순이익(EPS)1.11달러를 기록해 애널리스트 전망치(1.06달러)와 전년 동기(1.04달러)를 모두 상회했다.

CEO 에릭 마르텔(Eric Martel)은 “가격 탄력성 확대와 부품·정비 사업 호조가 실적을 떠받쳤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공급망 교란과 알루미늄 원자재 관세 상승에 따른 이차 비용이 실적을 일부 잠식했다.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FCF)-1억 6,4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4,100만 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회사 측은 하반기 생산량 확대 및 관세 변수에 대비해 재고를 늘린 것이 현금 유출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기 주가 반응은 냉랭했다. 장 초반 토론토 증시에서 봄바디어 주가는 약 5%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현금 소진 속도를 우려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수주·백로그 확대

2분기 말, 봄바디어는 1억 7,000만 달러 규모가 아닌 17억 달러(1.7 billion dollars) 상당의 초대형 주문을 확보했다. 익명의 고객이 챌린저(Challenger)·글로벌(Global) 시리즈 50대를 확정 주문하고, 최대 70대의 옵션과 서비스 계약을 추가 체결한 것이다. 이 계약으로 총 수주잔고(Backlog)166억 달러로 뛰었다. 첫 인도는 2027년에 시작될 예정이다.

주문-인도 비율(Book-to-bill ratio)은 2.3배로, 업계·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 동기간 봄바디어는 비즈니스 제트기 36대를 인도했는데, 이는 작년 동기(39대)보다 소폭 줄어든 수치다.


주력 기종·방산 사업 강화

마르텔 CEO는 콘퍼런스콜에서 “웹사이트에서 ‘콩코드 이후 가장 빠른 민간 제트’로 소개되는 글로벌 8000의 첫 인도를 2025년 하반기로 예정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고마진 글로벌 시리즈와 방산 모델 인도가 늘어나 수익성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무총괄(CFO) 브렛 데모스키(Brett Demosky) 역시 “더 높은 단가의 글로벌 시리즈와 방산 플랫폼 인도 비중 확대가 하반기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산 부문에 대해 마르텔 CEO는 “프랑스 사프란(Safran)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공동 방산 목표·기술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방산 수요 확대는 중·장기 성장 축으로 지목된다.


Spirit AeroSystems·Boeing 인수 협상 관련 입장

시장 관심이 집중된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즈(Spirit AeroSystems) 벨파스트 공장(봄바디어 비즈니스 제트 동체 생산)의 향배와 관련, 마르텔 CEO는 “봄바디어가 해당 지분을 인수할 의사는 여전히 열려 있으나, 보잉(Boeing)이 스피릿을 인수해도 운영상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중립적 태도를 보였다.


관세 이슈·시장 리스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산 수입품에 35% 관세를 예고하면서 업계 전반이 긴장하고 있다. 마르텔 CEO는 “북미 자유무역협정(USMCA)에 따라 대부분 부품과 항공기가 관세 면제를 받지만, 면제 철회 시 미국 항공우주산업 전체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여전히 봄바디어 최대 시장이다.

한편 캐나다 국내에서는 럭셔리세(luxury tax) 도입 이후 연간 판매량이 10대에서 2~3대로 급감했다. 이는 고가 비즈니스 제트에 적용되는 세금으로, 국내 수요를 크게 위축시켰다.


공급망 현황·엔진 수급

공급망 차질은 최근 수개월 새 크게 완화됐으나, 엔진 공급사 3곳(허니웰·GE·롤스로이스) 중 한 곳과의 지연이 ‘남은 과제’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특정 업체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용어 해설*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 FCF):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 등을 제외하고 회사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잔여 현금이다. 투자자들은 이 지표로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배당·자사주 매입 여력을 가늠한다.

백로그(Backlog): 인도되지 않았지만 확정 계약으로 남아 있는 주문 잔고를 뜻한다. 항공·방산 산업에서는 생산 가시성과 수익 예측에 중요한 지표다.

터리프(Tariff): 국가가 해외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의미한다. 보호무역 조치로 활용되지만, 공급망 비용을 높여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