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스웨덴 프리미엄 자동차 제조사 볼보카즈(Volvo Cars)가 2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애널리스트 추정치를 웃돌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일부 완화했다. 이에 따라 주가는 개장 직후 약 8% 급등하며 시장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2025년 7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실적은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직면한 고율 관세와 전기차(EV) 수요 둔화라는 이중 악재 속에서 발표돼 더욱 주목된다. 특히 볼보카즈는 올해 유럽계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하며 ‘험난한 어닝 시즌’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 2분기 핵심 실적 지표*
볼보카즈의 조정 영업이익은 29억 스웨덴 크로나(약 2억9,789만 달러)로 전년 동기 80억 크로나 대비 약 64% 급감했다.
조정 영업이익 29억 크로나 ↓64%
주가 발표 직후 +7.9% (07:12 GMT 기준)
시장 컨센서스가 이미 하향 조정된 상태였던 만큼,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이라는 평가가 주가 반등을 견인했다.
그러나 매출 원가 부담을 가늠하는 총이익률은 13.5%로 1분기 18.2%에서 급락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17.7% 수준이지만, 여전히 관세 여파가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 관세 충격, 어디까지?
볼보카즈는 유럽에서 생산된 차량이 미국으로 수출될 때 27.5% 관세를, 부품·철강·알루미늄에는 추가로 25% 관세를 각각 부담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15일 모델 출시 지연 및 관세 영향을 반영해 12억 달러(약 1조3,000억 원) 규모의 손상차손(impairment)을 선제적으로 인식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분기 기준 영업손실 100억 크로나를 기록, 전년 동기 80억 크로나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 투자자 반응 및 애널리스트 시각
시장조사업체 번스타인(Bernstein)은 “실적 부진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어, 이번 발표 수준이면 ‘어닝 서프라이즈’에 준하는 긍정적 주가 반응이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약세 포지션이 과도하게 쌓인 상황에서 단기적 매수세 유입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볼보카즈의 모기업 중국 지리홀딩(Geely Holding)은 유럽·미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볼보 브랜드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을 지키는 동시에 전기 SUV ‘EX90’ 등 신모델 출시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하지만 관세·원자재·환율 변동 리스크가 여전히 높은 만큼, 볼보카즈의 향후 수익성 개선은 정책 환경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 경영 정상화 로드맵
앞서 볼보카즈는 주가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자 하칸 사무엘손(Hakan Samuelsson) 전 최고경영자를 2년 임기로 전격 복귀시켰다. 그는 취임 직후 3,000명 감원·투자 축소·가이던스 철회 등 고강도 비용 절감 프로그램을 추진, 빠른 체질 개선에 나섰다.
◇ 용어 해설
관세(tariff)는 특정 국가로 수입되는 상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 보호·무역 불균형 해소 등이 목적이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관세율이 10%만 올라도 완성차 가격·부품 비용·이익률에 직접적인 충격을 준다. 그 결과 기업은 생산 이동·가격 조정·공급망 재편 등 대응 전략이 불가피하다.
◇ 기자의 시각
이번 실적은 관세 부담이 이익률 잠식으로 직결된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다만 이미 ‘최악 시나리오’를 선반영했던 주가가 8% 반등한 것은 시장 기대치를 능가한 방어적 성과로 볼 수 있다. 향후 미국·EU 간 무역 협상이 완화되거나, 부품 현지 조달 비중을 늘려 관세 노출도를 낮추는 전략이 가시화된다면 총이익률 회복 가능성도 열려 있다.
(환율: 1달러 = 9.7352 스웨덴 크로나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