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 요약]—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Boeing Co.)이 2025년 2분기(4~6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손실 폭은 절반 이상 줄였으나, 주가는 오히려 하락하는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2025년 7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생산 차질·규제 위기·파업 등 복합적인 악재를 점진적으로 해소하며 항공기 인도를 가파르게 늘려왔다. 그 결과 핵심 실적 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지만, 차세대 기종 737 MAX 7·10의 인증 지연(2026년으로 연기) 소식이 투자 심리를 짓눌러 보잉 주가는 장중 3.7% 하락했다.
보잉은 지난 몇 년간 737 MAX 기종의 연속적인 안전 논란과 생산 중단, 그리고 2024년 33,000명 규모의 대형 파업으로 심각한 유동성 압박을 겪어왔다. 이번 분기는 월간 생산 속도를 점진적으로 끌어올리는 전환점으로 평가되나, 규제 당국·공급망·노동 환경이라는 세 축이 여전히 리스크로 존재한다.
1. 실적 하이라이트
• 조정 주당순손실(EPS): $1.24 → 전년 동기 $2.90 대비 57% 축소, 월가 예상치 $1.48보다 양호.
• 매출: $22.75억, 전년 대비 35% 증가, 컨센서스 $21.84억 상회.
• 영업현금흐름(FREE CASH FLOW) 사용: $2억, 시장 예상치 $17.2억 대비 크게 개선.
※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설비투자 등 자본적 지출을 제외한 뒤 보유하게 되는 잉여 현금으로, 항공기 제조업처럼 대규모 선투자가 필요한 산업에서는 재무 건전성과 배당·자사주 매입 여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브라이언 웨스트(Brian Wes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상업용 항공기 부문은 연말까지 적자를 지속하겠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FCF가 플러스로 전환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2. 생산·인도 동향
• 2025년 5월 기준 월 38대의 737 생산을 유지 중이며, 생산 안정화 지표(KPI)가 마련되는 대로 미 연방항공청(FAA)에 월 42대 증산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 2025년 상반기 737 MAX 인도량은 206대로 전년 동기 135대 대비 52% 증가.
• 상반기 전체 민항기 인도량은 285대(2024년 175대)로 크게 확대.
또 다른 핵심 기종인 787 드림라이너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 공장에서 월 5→7대로 증산이 이뤄졌으며, 공급망 차질로 지연된 10여 대를 순차적으로 고객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한편 워싱턴주 모지스레이크(Moses Lake)에 위치한 737 섀도팩토리(Shadow Factory)는 올해 말 폐쇄된다. 섀도팩토리란 본 라인의 생산을 보조·백업하기 위해 설립된 임시 공장을 뜻한다.
3. 규제·인증 리스크
2024년 1월 발생한 신형 737 MAX 기체 패널 이탈 사고 이후, FAA는 안전지표가 확인될 때까지 생산량 상한을 설정해왔다. 이에 대해 켈리 오트버그(Kelly Ortberg) 최고경영자(CEO)는 “핵심 KPI가 충족되는 즉시 생산량 42대로 상향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737 MAX 7·10 모델의 엔진 제빙(De-icing) 시스템 문제가 예상보다 복잡해 인증 시점이 2026년으로 재연기됐다. 이는 지난해 말까지 인증 완료를 장담했던 경영진의 공언과 대비돼 시장의 실망을 증폭시켰다.
4. 무역·정책 발언
CNBC 인터뷰에서 오트버그 CEO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공격적인 관세 전략이 항공우주 산업에 이익을 주고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공개 지지를 표명했다. 미·EU 간 항공기 및 부품 관세 면제에도 불구하고, 철강·알루미늄 등 원자재에는 여전히 고율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5. 방산·우주 부문
• 공중급유기 KC-46는 균열 발견 이후 점검을 거쳐 5월부터 미 공군 인도가 재개됐다.
• MQ-25 무인급유기는 2분기 내 지상 시험을 시작해 해군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올랐다.
• 해당 부문 영업이익은 $1억 1,000만으로 전년 –$9억 1,300만 대비 극적 개선.
다만 세인트루이스 지역 3,200명을 대표하는 국제기계공학노조(IAM)는 4년짜리 임금협상안을 7월 27일 압도적 반대로 부결했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소규모 파업이 8월 초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오트버그 CEO는 “과거 33,000명 규모의 대형 파업에 비하면 관리 가능“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6. 주문·백로그(수주잔고)
보잉은 상반기 총 668건의 신규 주문을 확보했으며, 취소·변경을 고려한 순수주(Net Order)는 625건으로 집계됐다. 항공사들은 2020~2022년 팬데믹 기간 연기했던 기재 투자를 빠르게 재개하는 추세다.
7. 시장 반응 및 전망
팩트셋·LSEG 등 데이터 제공업체에 따르면, 보잉의 컨센서스 목표주가는 실적 발표 직전 $260 선이었으나 인증 지연 뉴스 이후 일부 애널리스트가 목표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FAA의 증산 승인 시점, MAX 7·10 인증 로드맵, 노동조합 협상 결과가 향후 주가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우리가 안전·품질 계획을 지속적으로 실행해 나가면서 운영의 안정성이 개선되고 있다” — 켈리 오트버그 CEO, 임직원 서신 중
용어 설명
• Shadow Factory: 전시(戰時)를 대비해 정부·기업이 비밀리에 설립한 공장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최근에는 본 생산라인의 병목을 해소하기 위한 임시 보조 라인을 의미한다.
• FAA(연방항공청): 미국 내 항공기 설계·제조·운항을 총괄 규제하는 기관으로, 안전 관련 사건 발생 시 기체 인증과 생산량까지 직접 통제할 권한을 가진다.
• Free Cash Flow: 기업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현금흐름을 뜻하며, 이 지표가 플러스로 돌아선다는 것은 부채 상환,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의 여력이 확대됨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