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세 번째 계약안도 거부 당해…세인트루이스 방산 공장 파업 지속

보잉( Boeing Co.) 방산 공장 노동자들이 세 번째 단체협약(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안을 다시 한 번 부결시키면서 장기간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2025년 9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광역권과 일리노이주 일부 지역에 위치한 보잉 방위산업 공장에서 근무하는 국제기계항공노동조합(IAM·International Association of Machinists and Aerospace Workers) 837지부 소속 약 3,200명의 조합원들은 이날 회사가 제시한 세 번째 수정계약안을 다수결로 거부했다.

이번 투표 결과로 지난 제안서들이 거절된 데 이어 파업은 현재진행형이 됐다. IAM 측은 공식 성명에서 “보잉이 제시한 수정안에는 기존 노동자들이 받은 서명 보너스(signing bonus)와 견줄 만한 규모의 인센티브가 포함돼 있지 않았고, 또 401(k) 퇴직연금에 대한 사측 부담금 인상도 반영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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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쟁점: 서명 보너스와 401(k) 매칭비율

401(k) 제도는 미국 기업들이 제공하는 세제 혜택형 확정기여(DC) 퇴직연금으로, 근로자가 급여 일부를 자기 명의 계좌에 납입하면 회사가 일정 비율을 매칭(matching)해주는 형태다. 조합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물가상승과 생활비 압박이 컸던 만큼, 회사가 발표한 ‘동결에 가까운’ 매칭비율은 사실상 실질 임금 삭감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보잉 경영진은 “시장 상황과 국방 수주 환경, 그리고 회사 전반의 비용 구조를 고려할 때 이미 경쟁력 있는 제안을 했다”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계약 조건과 보너스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보잉의 수정 제안은 다른 사업장 노동자들이 받은 수준에 현저히 미치지 못한다.” — IAM 837지부 성명


파업 현황 및 지역 경제 영향

세인트루이스 인근 방산 공장은 F-15 및 F/A-18 전투기 부품, 무인기, 미사일 시스템 등 미국 국방부 핵심 장비를 생산하는 시설로 꼽힌다. 현재 파업이 지속되면 군 납품 일정 차질이 불가피하리라는 관측이 나오나, 보잉 측은 “재고와 대체 인력 확보로 당분간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지역 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은 “3,000명이 넘는 고임금 제조업 인력이 전면 파업에 돌입한 상황은 도시 소비 지출, 자영업 매출, 지방세 세입 등에 연쇄적 부정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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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단계와 전망

IAM 837지부는 “회사가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양보안을 들고 교섭 테이블로 돌아오는 한 파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잉 경영진 역시 성명을 통해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합의를 위해 노조와 추가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놓았다.

미 노동관계전문가들은 이번 협상 난항의 배경으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실질 임금 하락방위산업 내 우수 인력 확보 경쟁을 지목한다. 실제로 지난 2년간 미 방산업계 다른 대형 기업들도 파업 혹은 임금 인상 압박을 겪었으며, 이는 전반적인 인건비 상승 압력으로 이어졌다.

보잉의 세인트루이스 공장은 2022년에도 단기 파업을 겪은 바 있다. 당시엔 2주 만에 합의점을 찾았으나, 올해는 서명 보너스와 퇴직연금 조건이 보다 복잡하게 얽혀 있어 교섭 장기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향후 일정

노조와 회사는 구체적인 차기 교섭 일정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IAM은 조합원들에게 “법적 절차에 따라 파업 기금이 지원될 것”이라며 장기전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보잉 측은 “생산 라인 중단에 따른 고객·공급망 영향 최소화를 위해 여러 비상 계획을 가동 중”이라고 밝혔지만, 추가 상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향후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 방위산업 공급망뿐 아니라, 보잉의 항공·우주 부문 전반에 재무적 부담이 누적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