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방산 대기업 보잉(NYSE:BA)이 세인트루이스 일대 방산 공장에서 근무하는 국제기계·항공우주노동자연합(IAM) 837 지부 소속 약 3,200명 직원에게 새로운 계약안을 제시했다.
2025년 7월 31일, 로이터·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수정 제안서는 기존 안을 대체하며, 회사 측이 “노조 역사상 가장 후한 조건”으로 평가한 것이 특징이다.
핵심 변경 사항은 연차가 긴 조합원에게 유리하도록 일부 보상을 늘렸다는 점과, 초과근무(오버타임) 산정 방식을 현행대로 유지한다는 점이다. 회사는 이전 제안에서 오버타임 규정을 조정하려 했으나, 현장 반발을 고려해 이를 철회했다.
$5,000(약 650만 원)의 일시금 보너스는 이번 주 일요일(현지 시각)까지 계약이 가결될 경우에만 지급된다. 보잉 측은 “기한 내 비준이 이뤄지지 않으면 동일한 보너스는 재제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지난 7월 28일 실시된 총회 투표에서 회사가 제시한 1차 안을 압도적 반대로 부결시킨 바 있다. 해당 안은 4년에 걸친 20% 일반 임금 인상, 추가 휴가·병가, 그리고 위의 일시금 보너스를 포함했으나, IAM 측은 “조합원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고 평가했다.
보잉 방산 부문 임금·복리후생을 총괄하는 댄 길리언 부사장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직원과 노조의 피드백을 면밀히 검토했고, 그 결과를 제안서에 반영했다”며, “이번 계약은 IAM 837 지부를 위해 우리가 제시한 가장 풍성한 패키지”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IAM 837 지부는 공식 논평을 거부했으나,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주말 이전에 재투표 일정을 확정할 전망이다.
생산 라인 현황
세인트루이스 공장 노동자들은 F-15, F/A-18, T-7A 등 전투기와 더불어 MQ-25 스팅레이 공중급유 드론을 조립·생산한다. MQ-25는 미 해군 최초의 함재형 무인급유기로, 항모 전단의 작전 반경을 확대할 핵심 전력으로 평가된다.
보잉은 올 들어 미 공군 차세대 전투기 F-47 사업을 수주한 뒤, 세인트루이스 지역 생산시설 확장에 착수했다. F-47은 차세대 공중 우세(NGAD)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F-22 랩터를 대체할 6세대 플랫폼을 목표로 한다.
NGAD 프로그램은 ‘시스템 패밀리’ 개념을 기반으로, 유ㆍ무인 플랫폼을 결합해 공중우세를 확보하려는 차세대 프로젝트다1.1 – 미 공군 전략문서, 2024
용어 설명
오버타임(Overtime)은 미국 노동시장에서 주 40시간 초과 근무 시 지급되는 가산 임금을 의미하며, 대개 기본 시급의 1.5배 이상으로 책정된다. 방산 생산라인은 프로젝트 납기와 군 당국의 일정에 따라 오버타임 비중이 크기 때문에, 계산 방식 변화는 임금 총액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일시금 보너스(Lump Sum)는 임금 테이블에 반영되지 않고 단발성으로 지급되는 금액이다. 이번 보너스는 재협상 시 재등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노조 내부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전문가 관점
노사관계 전문가들은 보잉 사례가 미국 제조업 전반의 임금·복지 지형 변화를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본다. 특히 인플레이션, 국방 예산 확대, 숙련 인력 고령화가 겹치며 노조 측 협상력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회사 측은 방위사업 특성상 납품 일정 지연 시 막대한 위약금과 국방부 신뢰 하락이라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어, 생산 차질을 피하기 위한 절충안을 서둘러야 하는 입장이다.
또 다른 관측통들은 “보잉이 이번 협상을 원만히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향후 NGAD 등 초대형 방위 계약 수행 일정이 차질을 빚어 미군 전력 공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한편, 세인트루이스 지방경제는 방산 의존도가 높아, 파업 발생 시 일자리·지역 상권에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주 정부와 지역 상공회의소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중재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번 주말 재투표 결과에 따라, 8월 초부터 공장 가동이 중단될지 혹은 새로운 계약이 체결될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노사 모두 생산 중단의 비용과 임금 인상의 부담 사이에서 고도의 셈법을 이어가고 있다.
향후 일정은 IAM 837 지부가 투표 공지를 발표하는 즉시 확정되며, 보잉은 “협상 테이블은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3,200명 조합원의 선택이 미국 방산 공급망과 세인트루이스 경제에 미칠 후폭풍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