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보잉 디펜스(Boeing Defense) 소속 조합원들이 회사가 제시한 최신 임단협안을 다시 한 번 부결하면서, 이미 7주 차에 접어든 파업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2025년 9월 12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국제기계항공노동조합(International Association of Machinists and Aerospace Workers, IAM) 837지구 소속 약 3,200명의 조합원들은 8월 4일 처음 파업에 돌입한 뒤 두 차례 연속으로 회사 제안을 거부했다.
이 노동자들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일대 공장에서 F-15·F/A-18 전투기 등 보잉의 주요 군수 플랫폼을 조립‧생산한다. 회사 측은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조합원 인력을 투입하고 있으나, 전투기·군용 플랫폼은 고숙련 조립공정 비중이 높아 효율은 제한적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세인트루이스 조합원들은 반쪽짜리 제안에는 결코 만족하지 않는다.”
IAM 국제본부 브라이언 브라이언트(Brian Bryant) 회장은 성명에서 위와 같이 밝히며, “회사가 노동자의 희생과 숙련도를 존중하는 실질적 제안을 들고 교섭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결된 제안은 지난해 워싱턴주에서 상업용 여객기를 조립하는 IAM 751지구 조합원이 승인한 계약보다 퇴직연금 기여율 인상폭과 계약 체결 보너스가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 디펜스 부사장 댄 길리언(Dan Gillian)은 별도 성명을 내고 “직원 평균 임금 45% 인상을 포함한 5년짜리 제안을 거절해 유감”이라며 “우리의 경제적 기본 틀은 변하지 않을 것이지만, 직원·노조 피드백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조정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추가 협상 일정을 잡지 않은 상태이며, 영구 대체 인력 채용 계획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영구 대체 인력은 장기 파업 시 고용되는 정규직 노동자를 의미하며, 실제 채용 절차가 개시될 경우 파업은 더욱 복잡한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다.
파업 배경·쟁점
IAM 837지구는 ①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임금 인상, ②퇴직연금·건강보험 등 복리후생 확대, ③작업장 안전 조치 강화를 핵심 요구안으로 제시해 왔다. 특히 확정 기여형 401(k) 연금 회사 매칭 비율을 둘러싼 견해차가 크다는 것이 교섭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IAM이란? IAM(국제기계항공노동조합)은 북미 최대 제조업 노조 중 하나로, 항공·방위·철도 등 다수 산업에서 60만 명 이상이 가입해 있다. 837지구는 세인트루이스 지역 군수 관련 공장을 대표한다.
현재 파업이 장기화되면 보잉의 방산 부문 납기·매출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회사는 “생산 계획에 차질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파업 돌입 이후 주가 역시 지정학적 수요 기대감과 맞물려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노사 간 ‘장기 대치’ 신호가 구체화하면 투자자 심리가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 공군이 노후 전투기 교체 수요를 본격화하는 시기에 생산차질이 빚어질 경우, 보잉이 경쟁사 대비 수주전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고 관측한다. 그러나 실제 영향은 파업 지속 기간, 대체 인력 숙련도, 그리고 보잉이 최종적으로 제시할 수정 제안의 수준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노사 모두 공공연히 강경 노선을 시사하고 있어 협상 재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 보잉의 차기 교섭 카드와 IAM의 내부 결속력이 이 교착 상태를 해소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