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철강·기술 그룹 보이스탈피네(Voestalpine) AG가 2026 회계연도(2025.4 – 2026.3)에도 EBITDA 14억~15억5,000만 유로 목표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 ▲미국의 50% 대(對) 유럽 철강 관세 부과 ▲중국 경기 부양 효과 불확실성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시장 신뢰를 확보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2025년 8월 7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관세로 6,000만~8,000만 유로의 손실을 예상하지만, 유럽 수요 심리 개선·구조조정 효과가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것이라는 판단을 내놨다. 이 같은 가이던스 유지 소식에 런던 증시에서 거래되는 보이스탈피네 주가는 24.84유로에 형성됐으며, 제프리스(Jefferies) 증권사는 목표가를 27유로로 제시해 9% 상승 여력을 점쳤다.
“50% 관세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하반기에는 주문 회복과 원가 절감이 동시 작동할 것이다.” — 회사 관계자
1. 재무 지표 및 자금 운용 계획
CAPEX(설비투자)는 11억5,000만 유로로 종전 계획을 고수했다. 자유현금흐름(FCF) 목표는 4억~5억 유로로 제시됐는데, 이는 “재고·매출채권을 압축해 운전자본을 철저히 통제하겠다”는 경영진 의지가 반영됐다.
EBITDA(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는 감가상각·금융비용·세전 이익에 앞서 영업활동 현금을 보여 주는 지표다. 철강 산업처럼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업종은 EBITDA 변동폭이 크다.
2. 사업 부문별 전망
① 건설(매출 비중 10%), 기계공학(8%), 소비재(4%)
세 부문 모두 “저조한 수준에서 안정”이란 표현으로 요약된다. 다만 유럽 인플레이션 완화·금리 인하 기대감이 실현되면 하반기 반등 여지를 열어 둔 상태다.
② 자동차(30%)
완성차 업황은 수요-공급 균형이 팽팽하게 유지된다고 평가했다. 전기차(EV) 전환 속도가 실적 변동성을 키우지만, 보이스탈피네는 고급 특수강 공급사 지위를 활용해 “안정적 주문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③ 철도 시스템(15%), 항공우주(3%), 자동창고·물류 기술
“튼튼한 수주잔고와 장기 계약 덕분에 중장기 가시성이 충분하다.” 철도 부문만 해도 2026년까지 풀북(full booking) 상태다.
④ 철강(회사 매출 35%)
유럽 내 철강 스프레드(원가 대비 판매가격)가 바닥을 찍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규제 변경 이전 선행 구매”가 가격 형성에 버팀목이 되고, 자동차·에너지 업종용 특수강 수요가 동종사 대비 견조하다는 것이 회사 분석이다.
⑤ 고성능 금속(20%)
유럽 공구강(tool steel) 시장은 침체지만, 중국 수요가 상대적으로 견조하다. 항공·의료·채굴 분야도 양호해, 부문 구조조정(원가 절감·공급망 단순화)을 마치면 2025/26년 EBITDA 2억5,000만 유로 달성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⑥ 금속 엔지니어링(25%)
철도 사업이 절반 이상의 이익을 책임진다. 2025년 철도 수주가 이미 꽉 찼고 2026년 일정도 윤곽이 뚜렷하다. 다만 심리스 튜브(Seamless Tubes) 부문은 미국 수요 약세·관세로 속도 조절 국면이다.
⑦ 금속 성형(20%)
자동차 부품 조직 재편이 진행 중이다. 독일 트럭·트레일러 고객사 주문이 증가해 향후 2026 회계연도부터 실적 기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3. 전문가 관점 및 전략적 함의
50% 관세는 유럽산 철강·금속 제품에 대한 진입장벽을 높여 마진 압박으로 직결된다. 그럼에도 보이스탈피네가 가이던스를 유지한 것은 ▲고부가가치 제품 포트폴리오 ▲친환경 공정(수소환원제철) 투자 지속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에 따른 원재료비 하향 안정화를 근거로 한 ‘실적 회복 확신’의 메시지다.
시장에서는 “현재 주가가 향후 FCF 개선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실제로 제프리스가 제시한 목표주가 27유로(현 주가 대비 9% 상향)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6.5배에 불과해, 유럽 철강 평균(8~9배)보다 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관세 변수 외에도,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탈탄소 규제로 공급망 지형이 바뀌는 시점이다. 보이스탈피네는 탄소 배출이 적은 전기로 비중 확대·수소 환원제철(Reduction) 실증설비를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30% 이상 줄이겠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갖췄다. 이는 ESG 투자 확대 흐름과 맞물리며 멀티플 리레이팅(가치 재평가) 요인이 될 수 있다.
4. 낯선 용어 해설
• 고성능 금속(High-Performance Metals) : 니켈·티타늄·특수 합금으로 제작된 금속소재를 의미한다. 항공·의료·에너지 등 고내열·내식성을 요구하는 분야에서 사용된다.
• 심리스 튜브(Seamless Tube) : 용접선이 없는 강관으로, 고압·고온 환경에서 내구성을 필요로 하는 오일·가스 산업에 쓰인다.
• CBAM(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 EU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추가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다.
5. 향후 관전 포인트
① 미국 대선 및 보호무역 기조 변화
② 유럽 금리 인하 속도가 건설·소비재 심리에 주는 영향
③ 중국 경기부양 정책 지속 여부
④ 친환경 설비 투자 성과와 ESG 펀드 유입 규모
종합하면, 보이스탈피네는 관세 악재에도 핵심 수요 산업의 견조한 주문과 비용 절감을 무기로 이익 가시성을 방어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탈탄소·고부가가치 전략이 주가 리레이팅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