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상하이=로이터통신] 중국계 프라이빗에쿼티(PE) 운용사 보유캐피털(Boyu Capital)이 스타벅스의 중국 사업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부상했다는 소식이 블룸버그 뉴스를 통해 전해졌다. 거래 가치는 40억 달러(약 5조5,000억 원) 이상으로 거론되며, 이는 해당 사업부의 기업가치(EV)를 핵심 영업이익(EBITDA)의 약 10배로 평가한 수치다.
2025년 10월 29일,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최종 라운드에 남아 있던 칼라일그룹(Carlyle Group)이 막판에 철수하면서 보유캐피털이 단독 선두를 유지하게 됐다.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양사 시니어 파트너들이 미국 시애틀의 스타벅스 본사를 직접 방문해 마무리 협상을 진행했다”고 귀띔했다.
해당 소식통들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분 매각 이후에도 의미 있는 소수지분(minority stake)을 유지할 예정이며, 이는 중국 시장에 대한 장기 성장 확신을 반영한다는 평가다. 스타벅스 측은 로이터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중국 사업의 장기 성장 가능성에 공감하는 여러 우량 투자자로부터 강한 관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는 현재 총 5곳의 예비후보로부터 본입찰을 접수해 평가 중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 언급은 자제했다. 입찰에 참여한 곳으로는 홍산그룹(HongShan Group), 파운틴베스트(FountainVest), 프리마베라캐피털(Primavera Capital Group) 등이 포함된다.
보유캐피털과 달리, 칼라일그룹은 코멘트를 거부했고 블룸버그가 언급한 다른 투자사들은 로이터의 질의에 즉각 답변하지 않았다. 앞서 홍산·파운틴베스트·프리마베라 등은 스타벅스 중국 법인의 가치를 4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한 바 있다.
브라이언 니콜(Brian Niccol) 스타벅스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CNBC 인터뷰에서 “중국 사업부의 잠재적인 총평가액(total valuation)이 1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본다”며 “이는 잠재적 파트너의 선투자금(upfront investment), 스타벅스가 보유할 잔여 지분, 그리고 향후 로열티(royalty) 수익 등이 모두 포함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또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빅테크 기업 등 인터넷 플랫폼이 리미티드 파트너(LP) 형식으로 참여해 거래 자금을 공동 조달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 내 모바일 결제·배달 플랫폼과의 시너지를 염두에 둔 계산으로 해석된다.
스타벅스가 중국 사업의 일부를 매각(divestiture)하려는 배경에는 국내 로컬 커피 체인들의 공세가 자리한다. 최근 경기 둔화로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강화되면서, 현지 브랜드들은 더 낮은 가격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했다.
이에 맞서 스타벅스는 ▲일부 비(非)커피 음료 가격 인하 ▲현지 입맛을 겨냥한 로컬라이즈드 메뉴 확대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실제 올 3분기(6월 29일 종료) 중국 내 비교가능 매장 매출(컴퍼러블 스토어 세일즈)은 2% 증가해 전 분기의 성장 정체를 벗어났다.
한편, 스타벅스는 오는 10월 29일 2024회계연도 4분기 및 2025회계연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중국 사업부 매각 협상 진척 상황과 함께, 동 지역의 동일 매장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가 구체화될지 주목하고 있다.
용어 해설 및 배경 설명
프라이빗에쿼티(PE)는 비상장 지분투자를 주로 수행하는 사모펀드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차입과 경영 참여를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뒤 엑시트(Exit)를 통해 투자 수익을 회수한다.
리미티드 파트너(LP)는 펀드에 출자만 하고 운용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는 유한책임 투자자를 의미한다. 스타벅스 중국 사업 인수전에서 LP로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된 인터넷 플랫폼들은 자본뿐 아니라 디지털 결제·데이터 분석 역량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있다.
Comparable-store sales(동일 매장 매출)는 일정 기간 운영된 기존 매장의 매출 증감을 측정해 브랜드의 실질 성장세를 가늠할 때 활용되는 핵심 지표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보유캐피털의 우위는 중국 본토 내 네트워크와 규제 이해도를 바탕으로, 스타벅스의 장기 성장 스토리에 전략적 가치를 더한다는 점이 시장에서 높게 평가된 결과”라고 홍콩 소재 글로벌 IB 관계자는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만약 보유캐피털이 최종 낙점될 경우, 스타벅스가 확보한 현금 유동성이 신제품 개발·디지털 전환·글로벌 물류망 개선 등에 재투자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동시에 스타벅스는 소수지분 유지를 통해 경영 참여를 지속하면서, 중국 내 브랜드 파워를 유지하는 ‘투자+운영’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현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글로벌 프랜차이즈 본사와 현지 PE의 협력은 브랜드 가치 보존과 현지화 전략을 병행할 수 있어, 최근 경기 둔화와 소비 양극화로 난관에 봉착한 해외 브랜드들의 새로운 BSO(Buyout-&-Strategic Ownership) 모델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