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틱 애틀랜타 연준 총재, “탄탄한 고용 시장이 연준에 ‘시간의 여유’ 제공”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지역 총재 가운데 대표적인 ‘온건파’로 꼽히는 라파엘 보스틱(Raphael Bostic)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미국 고용 시장의 강세를 근거로, 통화정책 변경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2025년 8월 1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보스틱 총재는 앨라배마주(州)에서 열린 한 행사 연설에서 “고용 시장이 사실상 완전고용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연준이 정책 변화를 급격히 추구하지 않아도 되는 ‘사치(luxury)’를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불필요한 정책 변동성(policy volatility)은 일반 대중에게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정책 변경 전 상황이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낫다”고 강조했다. 이어 “

이제 우리는 오늘날 그럴(참고·관망할) 여유가 있다고 느낀다

며, “이는 노동 시장이 거의 완전고용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두 가지 책무의 균형
보스틱 총재는 연준이 물가 안정(inflation)과 최대 고용(maximum employment)이라는 두 가지 법정 책무를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고 설명하면서도, 현재 환경에서는 “최대 고용 목표가 물가 목표만큼 위험에 처해 있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이는 물가 압력(인플레이션)이 아직 연준의 2% 목표를 웃돌고 있는 반면, 고용은 목표를 충족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용어 해설
완전고용(full employment)이란 노동을 원하는 모든 이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실업률이 4% 안팎으로 떨어지면 일반적으로 완전고용에 근접한 것으로 판단한다. ‘정책 변동성(policy volatility)’은 기준금리·자산매입 규모 등을 자주 바꾸는 과정에서 금융시장·실물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을 높이는 현상을 의미한다.

최근 미국 고용 지표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은 18만 7,000명, 실업률은 3.6%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임금 상승률 역시 전년 동월 대비 4.4%를 기록해 임금·물가의 ‘상승 악순환’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실업률 5% 이하 구간을 ‘완전고용 영역’으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보스틱 총재의 진단은 최근 통계와 일맥상통한다.

정책 시사점
보스틱 총재는 “추가 금리 인하 혹은 인상의 필요 여부를 판단하려면, 인플레이션 경로와 경제 성장세가 보다 명확해질 때까지 인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연준 내부의 ‘연착륙(soft-landing)’ 시나리오—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끌어내리는 전략—를 지지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시장 반응 및 분석
뉴욕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보스틱 총재의 발언 이후 연말 연준 기준금리(Fed Funds Rate) 선물 가격을 소폭 올리며, 당분간 ‘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11월 FOMC에서 금리가 유지될 가능성에 베팅한 확률은 전일 68%에서 71%로 상승했다.


기자 전문 해설
보스틱 총재의 발언은 매파와 비둘기파 사이에서 중도적 스탠스를 유지하려는 연준 지도부의 전반적 기류와 맥락을 같이한다. 특히 고용 시장이 견조한 동안에는 높은 실질금리를 장기간 유지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확고히 눌러두겠다는 전략적 의도가 읽힌다. 다만 ‘고용 둔화 없는 인플레이션 진정’이라는 연착륙 시나리오가 실현될 경우, 2026년부터는 점진적 완화(cutting cycle)를 단행할 여지도 남겨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발언은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공개된 것이며, 연준 내 다른 유력 인사들의 코멘트와 비교할 때 ‘인내’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결국 고용·소비·임금 지표가 연준의 자만을 흔들 정도로 악화되지 않는 한, 당분간 ‘장기 동결’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는 것이 시장 참가자들의 대체적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