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라파엘 보스틱은 8월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탬파에서 열린 지역 경제인 간담회에서 “노동시장의 위험이 확실히 높아졌지만,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몇 달간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에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확약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2025년 8월 7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보스틱 총재는 올해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25bp)*1 인하하는 선에서 정책 여력을 제한하는 것이 여전히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앞으로 인플레이션과 고용 상황에 대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해당 정보를 토대로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두 가지 책무 사이의 위험 균형을 다시 평가하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발표된 고용지표는 고용 부문 위험이 이전보다 훨씬 더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나는 관련 수치를 매우 면밀하게 들여다볼 것이다.” —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 9월 FOMC까지 남은 시간과 시장 기대
연준은 오는 9월 16~17일 FOMC를 개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정책금리(연 4.25%~4.50%)를 5차례 연속 동결한 뒤 이번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폭적이고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어 백악관과 연준 간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7월 고용보고서는 고용 증가세가 둔화되고 실업률이 상승했음을 보여줬다. 더불어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이전 달 고용 창출 수치를 대폭 하향 수정했는데,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기관 수장을 전격 해임했다.
◆ 고용지표 ‘하향 수정’이 던진 의미
보스틱 총재는 “대규모 하향 수정은 성장 궤도에 대한 내 인식 자체를 재고(再考)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인플레이션 위험과 관세(타리프) 불확실성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어, 당장의 정책 스탠스에는 변화를 주지 않았다.
관세(tariff)란 특정 수입 상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일반적으로 물가를 한 차례 끌어올린 뒤 안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보스틱 총재는 “교과서적 관세 모델이 오늘날 환경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세가 단발성 요인에 그치지 않고 공급망 재편을 통해 구조적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는 “기업들이 관세 변화에 완전히 적응하려면 2026년 중반까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며, 관세가 장기적으로 물가를 자극할 위험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연준 내부의 엇갈린 시각
연준 이사진 중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차기 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관세가 지속적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보는 대표적 비둘기파(통화 완화 지지)다. 월러 이사는 직전 회의에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하며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기도 했다.
반면 보스틱 총재는 “관세 논쟁이 일반 대중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재설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저비용 생산 거점인 중국 등에서 글로벌 공급망이 이탈하면 결국 구조적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물가 안정 책무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 앞으로 발표될 핵심 지표
연준은 다음 주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시작으로, 같은 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와 8월 고용보고서를 차례로 받게 된다. 이러한 데이터 순환이 9월 금리 결정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1 베이시스포인트(basis point, bp): 금리 단위를 나타내는 용어로, 1bp는 0.01%포인트에 해당한다. 따라서 25bp는 0.25%포인트를 의미한다.
© 2025 Thomson Reuter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