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마이크로 컴퓨터(Super Micro Computer Inc, 티커: SMCI)에 대한 Validea의 ‘구루 펀더멘털 리포트’가 공개됐다. 이 보고서는 총 22개 전설적 투자전략 가운데 벤저민 그레이엄(Value Investor) 모델을 기준으로 SMCI를 평가한 결과를 담고 있다.
2025년 8월 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SMCI는 컴퓨터 하드웨어 업종의 대형 성장주로 분류되지만, 전통적인 가치 투자 지표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적을 기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SMCI는 그레이엄 모델 점수 57%를 받아 전체 22개 전략 중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그레이엄 모델은 일반적으로 80% 이상에서 ‘관심’, 90% 이상에서 ‘강한 관심’으로 해석되는 만큼, SMCI의 57%는 아직 보수적 관점에서의 저평가 구간임을 시사한다.
1. 벤저민 그레이엄 모델이란?
벤저민 그레이엄(1894‒1976)은 ‘가치투자의 아버지’라 불리며, Warren Buffett(워런 버핏)의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그레이엄은 주가순자산비율(P/B), 주가수익비율(P/E), 재무 안전성(부채비율·유동비율) 등을 종합해 기업의 ‘내재가치’ 대비 주가가 저렴한지를 판별했다. 그의 전략은 경기침체와 대공황을 겪으며 축적된 위험관리 철학이 핵심이다.
그레이엄 모델의 주요 평가 항목은 다음과 같다.
① 업종 적합성
② 매출 규모
③ 유동비율(Current Ratio)
④ 장기 부채 대비 순운전자본
⑤ 장기 EPS 성장률
⑥ P/E 비율
⑦ P/B 비율
각 항목은 동일 가중치가 아니며, 최종 점수는 종합 평가값이다.
2. SMCI 세부 평가 결과
Validea는 SMCI가 다음과 같은 항목에서 합격(pass) 혹은 탈락(fail)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SECTOR: FAIL
SALES: PASS
CURRENT RATIO: PASS
LONG-TERM DEBT / NET CURRENT ASSETS: PASS
LONG-TERM EPS GROWTH: PASS
P/E RATIO: FAIL
PRICE/BOOK RATIO: FAIL
즉, 유동성·부채·이익 성장성 지표에서는 양호한 평가를 받았지만, 밸류에이션(P/E·P/B)에서는 전통적 가치 지표와 맞지 않는다는 의미다. 성장주 프리미엄이 반영돼 주가가 순자산과 이익 대비 높은 수준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3. 그레이엄 전략 점수 57% 의미
그레이엄 모델은 80% 이상부터 매수 검토 구간으로 간주한다. SMCI의 57%는 “가치투자 관점에서 일부 매력 요인이 있지만, 가격이 아직 충분히 낮지 않다”는 함의를 담고 있다. 그러나 AI 서버·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성장 모멘텀을 인정받는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그레이엄 모델 특유의 보수 평가가 작동했을 수 있다.
컴퓨터 하드웨어 업종은 전통적으로 설비 투자 사이클 변동성이 크다. 그레이엄식 ‘안전마진’(Margin of Safety)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SECTOR FAIL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로 보인다.
4. SMCI의 성장 스토리와 가치 투자 간 괴리
SMCI는 AI·클라우드 분야용 고성능 서버를 주력으로 한다. 2024 회계연도 매출은 78억 달러(약 10조 원)를 돌파했으며, 2014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연평균 약 21%※에 달한다. 이러한 폭발적 성장은 그레이엄 모델의 장기 EPS 성장 항목을 합격으로 이끌었으나, 높은 주가수익비율이 동반돼 P/E·P/B 실패로 이어졌다.
투자자들은 따라서 ‘고성장’과 ‘저평가’ 사이 균형을 어떻게 해석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레이엄 모델은 주가가 내재가치 대비 충분히 할인돼야만 매수를 권고하기 때문이다.
5. 투자 용어 해설
P/E 비율(Price-Earnings Ratio)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이다. 값이 높을수록 시장이 해당 기업의 미래 이익 성장에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다는 뜻이다.
P/B 비율(Price-to-Book Ratio)은 주가를 주당순자산(Book Value)으로 나눈 값이다. 1배 이하는 전통적으로 ‘자산가치보다 싸다’고 판단한다.
유동비율(Current Ratio)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값으로, 2배 이상이면 단기 지급능력이 충분하다고 본다.
순운전자본(Net Current Assets)은 유동자산에서 유동부채를 뺀 값이다. 그레이엄은 장기부채가 이 값보다 낮아야 재무적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6. 그레이엄 전략과 현대 성장주 투자 트렌드
AI·반도체·클라우드 등 테크 성장 섹터는 고평가 논란이 빈번하다. 그레이엄 모델처럼 보수적 척도를 적용하면 대부분 미달 판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2020년대 이후 금융시장에서는 금리 하락기와 거대 기술 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로 밸류에이션 정당화 논쟁이 확대됐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가치 지표뿐 아니라, 총주소가능시장(TAM) 확대, 기술적 진입장벽, 공급망 안정성 같은 질적(質的) 요소를 병행 분석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7. 관련 자료 및 비교 포인트
Validea는 이번 리포트와 함께 ‘최고 나스닥100 종목’, ‘최고 기술주’, ‘고모멘텀 종목’ 등 다양한 스크리닝 리스트도 제공했다. SMCI와 같은 대형 성장주가 다른 지표에서는 상위권에 오르는 사례가 많아, 가치·성장·모멘텀 지표 간 교차검증이 요구된다.
8. 마지막 주의사항
“본 기사에서 제시된 견해와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것이며, 반드시 나스닥 (Nasdaq, Inc.)의 공식 입장을 반영하지는 않는다.”
투자 결정은 투자자 본인의 책임이며, 재무 상태·투자성향·목표수익률·위험허용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