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앤제리스(Ben & Jerry’s)의 독립 이사회 전 의장 아누라다 미탈(Anuradha Mittal)이 유니레버(Unilever)와 유니레버가 최근 분사한 아이스크림 사업부 매그넘(Magnum)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을 보도한다. 미탈은 2025년 12월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난 이후 자신이 팔레스타인 인권 지지와 가자지구의 휴전 촉구 입장을 밝혔다는 이유로 기업 측이 자신을 중상모략하고 명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2026년 3월 27일, 로이터 통신(Reuters)의 보도에 따르면, 미탈은 해당 소송을 목요일(현지시각)에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연방법원에 제출했다. 소송 문서는 유니레버와 매그넘이 자신을 비방하고 신뢰성을 떨어뜨려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초래했다고 적시하고 있다.
소장은 이번 소송이 벤앤제리스와 그 독립 이사회가 주장하는 유니레버의 지속적 간섭—특히 브랜드의 자율성과 사회적 미션을 훼손하려는 시도—과 관련된 수년간의 분쟁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분쟁은 전 CEO 데이브 스티버(Dave Stever)의 해임을 포함한 일련의 사건들과 맞물려 있다.
유니레버와 매그넘 측 대변인은 별도 성명에서 미탈의 주장을 “근거 없다”고 일축했으며, 법적 절차가 이를 입증할 것이라 자신한다고 밝혔다. 소송은 미탈이 주장한 바대로 기업들이 의도적으로 허위 또는 무모하게 진실을 무시한 행동(actual malice)으로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장에 따르면, 미탈이 당한 명예훼손 행위에는 자신이 사적 이익을 취했다는 주장, 부당한 혜택을 받았다는 주장, 벤앤제리스 재단(Ben & Jerry’s Foundation)으로부터 자금이 전용되었다는 주장, 직장 내 유해한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주장, 내부 조사 이후 의장직을 유지하기에 부적절하다는 주장 등이 포함된다.
“피고들은 미탈 씨를 철저히 굴욕화하고 신뢰를 떨어뜨리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소장은 적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탈은 평판 손상과 함께 우울증 및 만성 불면증을 겪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송 문서는 사건이 제기된 법원이 오클랜드 연방법원임을 명시하고 있다. 유니레버는 2024년 12월 매그넘의 분사 이후 해당 회사 지분의 19.9%를 보유하고 있다. 매그넘 계열 브랜드에는 브라이어스(Breyers), 클론다이크(Klondike), 월스(Wall’s) 등이 포함된다.
네거티브가 된 수십년간의 관계
미탈은 구체적인 손해배상액을 요구하지 않았으며, 정신적·물질적 피해에 대한 보상적 손해배상과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다. 또한 유니레버와 매그넘이 허위사실을 알면서도 또는 진실 여부를 무시한 채 발언했다는 점에서 실제 악의(actual malice)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미탈은 인도 칸푸르(Kanpur) 출신으로, 농민·산림 거주민·원주민 공동체와 유목민 권리 등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연구·정책 단체인 오클랜드 연구소(Oakland Institute)의 설립자이자 전무이사이다.
벤앤제리스는 1978년 벤 코헨(Ben Cohen)과 제리 그린필드(Jerry Greenfield)에 의해 설립된 이래 사회적 양심을 표방해 왔으며, 2000년 유니레버에 인수됐다. 그러나 두 회사 관계는 2021년 벤앤제리스가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지구(웨스트뱅크)에서의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균열이 생겼다.
벤앤제리스는 2024년 11월 유니레버가 이사회를 해체하고 진보적 사회활동을 종결시키려 한다며 유니레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소송은 현재 계류 중이며, 벤앤제리스 재단은 최근 법원으로부터 원고로의 참여 허가를 지난주에 얻었다.
매그넘은 그 소송을 “유감스러운 일”로 규정하면서도 벤앤제리스 지원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용어 해설
스핀오프(spinoff)는 기업이 특정 사업부문을 별도의 회사로 분리해 독립시키는 것을 말한다. 본 건에서 유니레버는 2024년 3월 매그넘을 분사했으며, 이후에도 19.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구조는 경영 자율성, 브랜드 관리, 법적 책임 분배 측면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 악의(actual malice)는 명예훼손 소송에서 중요한 법적 기준으로, 피고가 발언 당시 그 내용이 허위임을 알았거나 사실 여부를 확인할 합리적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경우를 의미한다. 특히 공인이나 공적 이슈와 관련된 인물에 대한 소송에서 이 기준은 입증 부담을 높인다.
법적·시장적 파급효과 분석
이번 소송은 단순한 개인 명예훼손 분쟁을 넘어 글로벌 소비재 기업과 사회적 가치(ESG) 표방 브랜드 간의 권한·책임 문제를 둘러싼 핵심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법원이 미탈 측의 주장을 수용하거나 일부 인정할 경우, 유니레버와 매그넘은 브랜드 신뢰도 및 기업 이미지 측면에서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피고 측이 승소하면 독립 브랜드와 모회사 간 합의 및 권한 분배의 한계가 보다 명확해질 것이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직접적인 주가 영향은 제한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여부와 경영 투명성에 대한 투자자 신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특히 ESG 투자 비중이 높은 펀드와 기관투자가들은 명예훼손 및 거버넌스 리스크를 재평가할 수 있으며, 이는 유니레버의 기업평가에 반영될 여지가 있다. 매그넘이 독립적으로 상장된 상태가 아니라 하더라도 모회사 보유지분과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가치 재평가는 불가피하다.
법적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소송 자체가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며, 관련 기관투자가 및 소비자 여론의 동향에 따라 단기적 브랜드 가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은 향후 유사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이사회 권한 구조, 내부 조사 절차의 투명성 강화, 사회적 미션과 상업적 목표 간 균형 재설계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전망 및 절차
미탈의 소송은 증거 개시(discovery) 과정과 내부 조사 자료, 이메일 및 경영진과의 소통 기록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법원은 피고 측의 발언 의도와 사실 확인 여부, 내부 조사 결과의 적법성 및 공개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다. 소송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경우 추가적인 문서 공개와 증인 신문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벤앤제리스가 제기한 별도의 소송과 벤앤제리스 재단의 원고 참여는 전체 분쟁의 복잡성을 증대시키며, 향후 법적 판결은 기업 거버넌스와 다국적 기업의 브랜드 자율성 문제에 선례를 제공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