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베트남 국영은행(SBV) 총재 응우옌 티 홍(Nguyen Thi Hong)이 “국내 인플레이션은 아직 통제 범위에 있지만, 전방위적 가격 압력이 빠르게 누적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2025년 8월 7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홍 총재는 이날 내각 회의에서 “최근 전기요금·의료서비스·주거비 조정이 투입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며 핵심 물가(Core Inflation)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는 “정부가 설정한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CPI) 목표인 4.5%~5.0%를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낮은 물가 안정이 유지돼야 중앙은행이 올해 최소 8%로 제시된 성장률 목표를 뒷받침하기 위해 대출 여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 용어 해설
인플레이션은 일정 기간에 걸쳐 상품·서비스의 전반적 가격 수준이 상승해 화폐 가치가 하락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핵심물가(Core Inflation)는 계절 변동성이나 정부 정책에 의해 급변할 수 있는 식료품·에너지 가격 등을 제외한 지표로, 정책 결정자들이 중장기 물가 추세를 파악할 때 활용한다.
홍 총재는 “
인플레이션은 순식간에 나타날 수 있으며, 일단 오르기 시작하면 억제하기 매우 어렵다
”고 강조했다. 그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더욱 선제적이고 신중한 방식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베트남 통계국(GSO)에 따르면 7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19%, 핵심물가는 3.3% 상승했다. 지난달 수치보다 소폭 높아지며 상승세가 이어진 것이다.
자본 흐름·금융 안정 점검
홍 총재는 부동산·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 흐름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최근 자금 유입이 강해진 것은 사실이나, 이는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은행권의 주식담보대출은 전체 대출의 1.5%에 불과해 금융 시스템에 대한 즉각적 위협은 없다”고 진단했다.
전문가 관점에서 본 시사점
첫째, 베트남이 제조업 중심의 수출 경제 구조를 유지하는 한, 전력·물류 비용 상승은 곧바로 생산지표에 반영돼 물가에 압력을 가하게 된다. 전기요금 인상분이 공장 가동비용으로 전가되면 수출 단가 상승 → 글로벌 경쟁력 약화 → 성장률 둔화라는 악순환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둘째, 부동산·주식시장 자금 유입이 늘고 있다 해도 해당 부문 대출 비중이 아직 낮다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글로벌 자금 환경이 급변할 경우 1.5%의 낮은 수치가 급속도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앙은행이 예의주시하는 배경도 바로 이 지점이다.
셋째, 물가 안정과 성장률 목표(8% 이상) 달성 간에는 구조적 긴장이 존재한다. 성장률을 우선시해 과도한 유동성을 공급하면 물가 압력이 즉각적으로 재점화될 수 있고, 반대로 긴축에 초점을 두면 기업의 자금조달비용이 상승해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
따라서 SBV가 선택할 수 있는 정책 옵션은 결국 단계적·데이터 기반의 금리·대출한도 조정뿐이다. 이는 7월 CPI·핵심물가 추이, 외환시장 흐름, 글로벌 에너지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가변적 접근을 뜻한다.
결론 및 향후 전망
지금까지의 수치는 베트남이 물가 목표 범위 내에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전기료·서비스료 인상 같은 공공요금 쇼크가 연쇄적으로 이어질 경우 CPI 5% 상단 돌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통화당국은 4분기 추가 유동성 공급에 앞서 인플레이션 반등 위험을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
시장 참여자들은 SBV의 회의결과, 정부의 가격정책, 그리고 글로벌 유가·원자재 동향을 주시하며 헤지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낮은 인플레이션이야말로 고성장 정책의 기초 체력”이라는 홍 총재의 발언은 정책·시장 모두가 새겨들어야 할 핵심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