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관세에도 불구, 스위스 스니커즈 브랜드 ‘온(ON)’ 2분기 매출 호조…연간 실적 전망 상향

스위스 프리미엄 스포츠웨어 기업 온(ON·티커 ONON)이 2025년 2분기에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며 월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회사는 베트남산 제품에 부과된 신규 관세라는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연간 매출과 총마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2025년 8월 12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온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 급증한 7억 4,900만 스위스 프랑(약 9억 2,200만 달러)을 기록해 시장 전망치 7억 500만 프랑을 가볍게 상회했다.

전 세계 러닝·라이프스타일 스니커 시장에서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바짝 추격 중인 온은 이에 힘입어 2025 회계연도 전체 매출 전망치를 29억 1,000만 프랑(약 35억 8,000만 달러)으로 상향했다. 이는 이전 전망치(28억 6,000만 프랑)와 비교해 약 5,000만 프랑 높은 수준이며, LSEG(구 톰슨로이터) 집계 애널리스트 컨센서스 29억 2,000만 프랑과도 거의 일치한다.


■ 관세 압박 속에서도 총마진 60%대 유지

올해 7월 1일부터 발효된 미국의 베트남발 수입품 추가 관세(10%포인트 내외)는 온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했다. 회사 제품의 약 90%가 베트남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은 이번 분기 총마진 가이던스를 60.5%~61%로 높여 잡았다(기존 60%~60.5%). 마틴 호프만(Martin Hoffmann) 최고경영자(CEO)는 CNBC 인터뷰에서 “관세분을 상쇄하기 위해 7월 1일부로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면서도 “러닝화는 가격 매력을 유지하기 위해 인상 폭을 최소화하고, 라이프스타일 라인업에 가격 조정을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도매(wholesale) 파트너와 소비자 모두에서 가격 인상으로 인한 수요 둔화 조짐은 나타나지 않았다.” — 마틴 호프만 CEO

같은 기간 순손익은 4,090만 프랑(약 5,040만 달러) 순손실로 전환했는데, 이는 미 달러화 대비 스위스 프랑 강세외화 환산 손실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전년 동기에는 3,080만 프랑(약 3,790만 달러) 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 지역·채널별 실적: 북미·중국이 성장 견인

온의 매출은 미주,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아시아·태평양(APAC) 전 지역에서 일제히 월가 전망을 웃돌았다. 중국 실적은 별도 공시하지 않았으나, 호프만 CEO는 “2분기 중국 매출이 전년 대비 약 50% 성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 동일점포 매출이 50% 가까이 뛰었고, 이커머스 성장률은 더 가팔랐다”고 덧붙였다.

채널별로는 도매 매출이 4억 4,100만 프랑으로 예상치(4억 2,900만 프랑)를 넘어섰고, 직접판매(DTC) 매출은 3억 800만 프랑으로 전망치(2억 7,900만 프랑)를 크게 상회했다. 참고로 도매(wholesale)는 스포츠 전문 리테일러·백화점 등 타사 판매망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이며, 직접판매(DTC)는 자사 온라인몰·직영점 등으로부터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 프리미엄 포지셔닝 전략과 시장 경쟁 구도

2010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설립된 온은 에어서스펜션 형태의 특허 중창 ‘클라우드테크(CloudTec)’를 앞세워 ‘가장 프리미엄한 러닝화’를 표방한다. 최근 몇 년간 나이키가 혁신 속도 둔화·도매채널 축소 등으로 성장 정체를 겪는 사이, 온은 고급 가격 정책, 혁신적인 소재·디자인, 균형 잡힌 유통 전략(DTC ㆍ 도매 병행)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해왔다.

특히 팬데믹 이후 나이키가 전략적으로 도매채널을 축소하자, 리테일 매장에 생긴 ‘진열 공간 공백’은 온·훅카(Deckers의 Hoka)·브룩스러닝 등 이머징 브랜드가 빠르게 채웠다. 온은 지속적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며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NPD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온의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는 40% 미만으로, 여전히 성장 여지가 크다.


■ 전문가 시각 및 향후 관전 포인트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관세와 환율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온이 견조한 매출 성장세와 60%대 총마진을 유지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 ‘러닝·트레이닝 카테고리’ 점유율이 확대되는 동시에, 중국 시장에서 공격적 출점·마케팅으로 고성장을 기록한 점은 중장기 성장 스토리를 강화한다.

향후 핵심 변수로는 ▲베트남 외 생산기지 다변화 속도, ▲글로벌 소비심리 둔화 가능성, ▲환율 변동 리스크, ▲글로벌 관세환경 변화 등이 꼽힌다. 회사 측은 “장기적으로 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지로 생산 기지를 분산해 리스크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온은 2026년까지 친환경 소재 100% 전환을 목표로 하는 ‘On Impact Initiative’를 추진 중이다. 재생 나일론·바이오 기반 EVA(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 도입이 본격화되면, 제품 라인업 확대와 함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수요도 뒷받침될 것이란 전망이다.


※ 용어 설명
총마진(Gross Margin): 매출총이익(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금액)을 매출액으로 나눈 비율로, 제품 가격 경쟁력·원가 구조를 나타낸다.
DTC(Direct-to-Consumer): 자사 온라인몰·오프라인 직영점 등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 유통마진을 절감하고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도매(Wholesale): 백화점·전문점 등 외부 유통망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 브랜드 노출 확대와 일정 물량 확보에 유리하다.


■ 결론

베트남 생산 집중에 따른 관세 부담에도 불구, 온은 가격 인상 전략·채널 믹스 최적화·글로벌 수요 확대로 기대 이상의 성장을 시현했다. 2025년 연간 매출 30억 프랑 돌파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글로벌 스포츠웨어 시장의 ‘프리미엄 대체제’로서 위상이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