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가뭄 우려에 로부스타 커피 가격 급등…아라비카는 하락

커피 선물가격이 엇갈린 흐름을 보인 가운데, 로부스타 커피는 베트남의 건조한 날씨 우려로 큰 폭 상승했고, 아라비카 커피는 소폭 하락했다.

2026년 5월 2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7월물 아라비카 커피 선물(KCN26)은 금요일 1.05달러(0.38%) 하락한 반면, 7월 ICE 로부스타 커피(RMN26)는 57달러(1.68%)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 커피 선물은 향후 일정 시점에 인도할 커피의 가격을 미리 정해 거래하는 파생상품으로, 원두 수급 전망과 기상 여건, 재고 흐름에 따라 큰 변동성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시장에서는 베트남의 건조한 날씨가 로부스타 가격을 끌어올린 핵심 요인으로 꼽혔다. 기상 예보업체 바이살라(Vaisala)는 베트남 중부 고원지대의 최근 강우가 지역별로 들쭉날쭉했으며, 체리 성장을 돕기 위해서는 더 많은 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베트남 중부 고원지대는 세계 최대 로부스타 커피 산지로, 이 지역의 강수량은 수확 전망과 국제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엘니뇨(El Niño) 현상이 내년 브라질 커피 작황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가격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커피 트레이더 커머셜(Commercial)은 엘니뇨가 브라질에서 본래 꽃이 피는 시기인 9월과 10월 강우를 늦출 수 있으며, 이 경우 브라질의 2026/27년 커피 작황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5월~7월 사이 엘니뇨 조건이 나타날 확률을 82%로 추정했으며,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 가운데 ‘슈퍼 엘니뇨’가 나타날 확률은 67%로 제시됐다. 슈퍼 엘니뇨는 통상적인 엘니뇨보다 해양 수온 상승과 기상이변의 강도가 더 큰 상태를 뜻한다.

커피 가격은 최근 한 달간 전반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아왔다. 아라비카는 화요일 1년 6개월 만의 근월물 기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글로벌 공급 개선 전망이 반영된 결과다. 지난 5월 7일 커피 트레이딩 아카데미는 브라질의 2026/27년 커피 수확량이 전년 대비 12% 증가한 7,140만 자루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3월 19일에는 Marex Group Plc가 브라질의 2026/27년 커피 작황이 7,590만 자루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이는 Sucafina의 7,540만 자루 전망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3월 12일 스톤엑스(StoneX)도 브라질의 2026/27년 커피 생산 전망치를 7,530만 자루로 상향했으며, 이는 11월 제시한 7,070만 자루에서 크게 높아진 수치다. 스톤엑스는 또 2026년 세계 커피 공급과잉 규모가 2025년 180만 자루에서 1,000만 자루로 확대될 것으로 봤는데, 이는 6년 만의 최대 수준이다.

반면 베트남의 수출 확대는 로부스타 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베트남은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으로, 5월 9일 베트남 통계청은 2026년 1~4월 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한 81만 톤에 달했다고 밝혔다. 또 2025년 전체 커피 수출은 17.5% 늘어난 158만 톤으로 집계됐다. 베트남의 2025/26년 커피 생산량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176만 톤, 2,940만 자루로 전망되며 이는 4년 만의 최고치다. 수출 증가와 생산 확대는 국제 시장에 공급 압력을 높여 로부스타 가격의 상승 폭을 제한할 수 있다.

ICE 거래소 재고는 지난 2개월간 감소세를 보여 왔으며, 이는 가격에 우호적인 요인이다. 지난 금요일 ICE 로부스타 재고는 2년 만의 최저치인 3,631롯까지 내려갔다가, 이날 6주 만의 최고치인 3,968롯으로 회복했다. ICE 아라비카 커피 재고 역시 이날 44만9,567자루로 3개월 만의 최저치까지 감소했다. 재고 감소는 즉시 공급 가능한 물량이 줄어든다는 뜻이어서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

브라질의 수출 감소도 가격을 떠받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화요일 세페카페(Cecafe)는 브라질의 4월 그린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1.3% 감소한 276만 자루라고 발표했다. 그린 커피는 볶지 않은 생두를 뜻한다. 이 수출 감소는 공급 부담을 일정 부분 완화하며 시장에 지지력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의 지속적인 봉쇄는 글로벌 커피 공급망을 교란하며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해상 물류의 핵심 통로로, 이 구간이 막히면 운송비와 보험료, 비료와 연료비가 함께 뛰어 커피 수입업체와 로스터의 비용 부담이 커진다. 결과적으로 최종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시장은 해당 사안을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닌 국제 원자재 비용 상승 변수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하락 요인도 분명하다. 국제커피기구(ICO)는 11월 7일 현재 마케팅 연도(10월~9월) 기준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0.3% 감소한 1억3,865만8,000자루라고 밝혔다. 글로벌 수출이 줄어든 것은 공급 측면에서 가격을 지지할 수 있지만, 수요 둔화와 작황 개선 전망이 겹칠 경우 시장은 약세로 기울 수 있다.

미국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12월 18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증가한 사상 최대 1억7,884만8,000자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아라비카 생산은 4.7% 감소한 9,551만5,000자루로 줄어들고, 로부스타 생산은 10.9% 증가한 8,333만3,000자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FAS는 브라질의 2025/26년 커피 생산이 3.1% 감소한 6,300만 자루로 줄고, 베트남의 2025/26년 생산은 6.2% 증가한 4년 만의 최고치인 3,080만 자루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 2025/26년 기말 재고는 5.4% 줄어든 2,014만8,000자루로, 2024/25년의 2,130만7,000자루에서 감소할 것으로 봤다. 재고 감소는 중장기적으로 가격 하방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종합하면, 이번 로부스타 급등은 베트남의 건조한 날씨와 브라질 엘니뇨 우려, 낮은 재고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브라질과 베트남의 공급 확대 전망, 글로벌 수출 증가, 세계 생산량 확대 전망은 여전히 시장의 약세 재료로 남아 있다. 따라서 향후 커피 가격은 단기적으로는 기상 변수와 재고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되, 중장기적으로는 주요 산지의 작황과 글로벌 공급 과잉 규모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