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리 영란은행 총재 “정책금리, 너무 빠르거나 과도하게 인하해선 안 돼”

영국 런던발(로이터) – 잉글랜드은행(Bank of England·BoE) 총재 앤드루 베일리가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정책금리를 너무 빠르거나 과도하게 인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금통위가 5 대 4의 좁은 표차로 기준금리를 4.25%에서 4.00%로 0.25%p 낮춘 직후 시장과 언론의 질문에 답했다.

2025년 8월 7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베일리 총재는 “은행 금리를 너무 빠르게, 또는 지나치게 크게 내리면 물가 안정금융 시스템 신뢰도를 동시에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몇 달간 예상치를 웃돈 인플레이션이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앞서 단행한 0.25%p 인하 폭이 경제 여건을 고려한 신중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베일리는 이어 “

최근 나타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면서도, 향후 물가 흐름과 임금 지표를 면밀히 관찰하겠다고 덧붙였다.

헤드라인 인플레이션(Headline Inflation)이란?
이는 정부가 공식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에너지·식품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포함한 전체 물가 상승률을 뜻한다. 핵심물가(Core Inflation)와 달리 생활비 체감도를 더 잘 반영하지만, 단기간 급등락이 잦아 중앙은행의 중장기 통화정책 판단에는 다소 ‘노이즈’가 될 수 있다.


전문가 시각*기자 해설 이번 ‘점진적 완화 기조’는 영란은행이 여전히 인플레이션의 잔존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국 CPI는 여전히 목표치(2%)의 두 배를 웃도는 4%대다. 시장 금리 선물은 내년 중반까지 추가 인하를 2~3차례 더 반영하고 있으나, 베일리 총재의 발언은 급격한 정책 전환에 대한 경계로 해석된다.

정책금리(Bank Rate)는 영란은행이 시중 은행에 적용하는 최저 대출금리로, 영국 금융시장의 기준이자율 역할을 한다. 따라서 베일리 총재의 ‘속도 조절론’은 가계·기업의 대출금리, 국채 금리, 파운드화 환율 등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정치권의 경기 부양 압력이 커질 경우,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베일리는 “금통위는 데이터에 기반해 결정을 내린다”며 통화정책 독립성을 재차 강조했다.


향후 관전 포인트
• 9월 발표 예정인 7월 CPI와 임금상승률
• 파운드화 환율 변동 및 국채 수익률 곡선 기울기
• 2025년 4분기 BoE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제시될 성장·물가 경로

베일리 총재의 신중 발언 이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파생상품에 반영된 BoE 금리 인하 확률은 단기적으로 소폭 하락했다. 이는 시장이 추가 완화 속도에 대해 다시 한 번 고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결정은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경제 회복세를 완전히 꺾지 않으려는 균형 잡기 전략이다.”

─ 런던 소재 자산운용사 매크로 리서치 책임자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수개월간 발표될 실물·물가 지표가 정책 경로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일리 총재의 ‘속도 조절’ 메시지는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시사하지만, 동시에 조기·과도한 인하 기대를 제어하려는 의도도 숨어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해설 및 분석은 로이터 원문에 대한 기자의 전문적 견해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BoE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