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주택 구매 규제 추가 완화…비(非)호구 구매요건 1년으로 축소

베이징 시(市) 당국이 2025년 12월 24일 주택 구매 규제를 추가 완화했다. 이번 조치는 심화되는 주택가격 하락 압력 속에서 수요 진작을 목표로 한 일련의 완화책 가운데 하나이다.

2025년 12월 24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北京)시 지방 당국은 비(非)호구(베이징 ‘hukou’가 없는 사람) 거주자의 주택구매 자격 요건을 완화하고 일부 다자녀 가구에 대한 도심 추가 주택 구입 허용 등 여러 조치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비(非)호구 거주자기존 2년 연속 도시 소득세 납부 요건에서 1년으로 축소되어 베이징에서 주택을 매입할 수 있다. 또한 자녀가 2명 이상인 가구는 베이징 도심부에 추가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되었다. 이와 함께 중국의 주택공적적금(주택공적기금, housing provident fund)에서 대출을 받아 두 번째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요구되는 최소 계약금 비율(다운페이먼트)이 기존 30%에서 25%로 인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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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적적금(housing provident fund)은 중국 내 직장인이 의무적으로 납부하는 주거비용 적립 제도로, 주택구입이나 주택 대출 상환 시 저리의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또한 hukou(호구)는 중국의 주민등록 제도로서, 특정 도시의 공공서비스·교육·사회보장 접근성에 영향을 주는 제도적 장치이다.

베이징의 이번 완화 조치 배경은 신규 주택가격이 최근 분기(지난 3개월) 동안 월간 기준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시장 안정화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보도를 통해 신규 주택 가격이 지난 분기 동안 월간 기준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이 같은 하락 압력은 지방 정부의 추가적인 시장 부양 조치 필요성을 촉발했다.

베이징 시는 지난 8월 이미 교외 지역(시 외곽)의 자격을 갖춘 구매자에 대한 주택구입 제한을 철폐했으나, 중앙 지역을 둘러싼 주요 고속도로인 제5환로(Fifth Ring Road) 내에서는 규제를 유지해 왔다. 이번 발표는 그 규제 범위와 내용 일부를 추가로 완화한 것이다.

시장 리스크를 키운 최근 사건으로는 국영계열의 대형 건설사인 중국 완커(China Vanke·萬科)의 채권 연장 시도가 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완커는 2025년 12월 15일 만기 예정이던 20억 위안(약 2억8,512만 달러) 규모의 채권에 대해 만기 연장(연장 신청)을 요청했으며, 추가로 12월 28일 만기가 도래하는 또 다른 온쇼어(국내) 채권에 대해서도 상환을 1년 연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러한 사례는 채무상환 유예·연장이 부동산 섹터 전반의 신용 우려를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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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적 함의와 향후 전망(전문적 분석)

이번 완화 조치는 수요 회복을 통해 재고 압박을 완화하려는 단기적 시도로 해석된다. 비호구자격의 축소(2년→1년)다자녀 가구에 대한 도심 추가 구입 허용, 주택공적기금 대출자의 다운페이먼트 인하 등은 구매 수요의 문턱을 낮춰 거래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완화가 즉각적인 가격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시장 심리 개선과 자금 흐름 회복, 그리고 실수요의 유입이 동반되어야만 가격 하락의 흐름을 전환할 수 있다.

금융 측면에서 보면 다운페이먼트 비율 완화(30%→25%)는 차입 여건을 일부 완화하지만, 주요 금융기관의 대출 심사 강화나 금리 상황, 차주 신용 건전성 등 다른 변수들이 여전히 가격 회복의 제약이 될 수 있다. 또한 호구 요건 완화는 인구 이동과 교육·의료·사회보장 접근성 등 비가격적 요인이 결합될 때 실질적 수요 증가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정책의 지정학적·거시경제적 맥락을 고려하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2026년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정책 패키지를 예고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관료들은 2026년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도시별 맞춤형 공급 최적화와 재고 축소 전략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수요 진작책을 넘어 공급 조정과 재고 관리 측면에서 구조적 접근을 시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문가 관점의 리스크와 시사점

첫째, 부동산 시장의 신뢰 회복 여부가 관건이다. 최근 완커의 채권 연장 시도는 대형 건설사들의 유동성 리스크가 완전히 소멸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둘째, 규제 완화가 단순히 거래만 늘릴 뿐 구조적 과잉 공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가격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상존한다. 셋째, 지역별 차별화된 정책이 시행될 경우 수도권·1선 도시와 교외·2·3선 도시 간 회복 속도에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

정책 집행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지표로는 월간 신규 주택 가격 변화, 거래량, 재고(미분양) 수준,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심사 기준 변화 등이 있다. 이들 지표의 흐름을 통해 정책 효력과 시장 반응을 보다 정밀하게 판단할 수 있다.


용어 설명

Hukou(호구): 중국의 주민등록 제도로서 주민의 거주지 등록을 의미하며 교육·의료·사회보장 등 공공서비스 접근성에 영향을 준다. 주택 구매 규제에서 호구 여부는 많은 도시에서 구매 자격과 관련된 핵심 요건이다.

주택공적적금(housing provident fund): 중국 내 사업주와 근로자가 일정 비율을 납부해 적립하는 공적 주택기금으로, 주택 구매·임대·수리·대출 상환 등 주거 관련 용도로 사용하는 다양한 대출 상품을 제공한다. 이 기금을 통한 대출은 상업대출 대비 금리·조건에서 우대되는 경우가 있어 구매 수요에 영향을 미친다.


결론

베이징 시의 이번 추가 완화는 단기적 수요 활성화를 목표로 한 실용적 조치이다. 그러나 시장 안정화가 지속 가능하려면 금융 리스크 완화, 재고 조정, 그리고 수요 회복을 유도하는 구조적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완커 등 대형 건설사의 채무문제가 단기간 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은 향후 정책 효과를 평가하는 데 있어 중요한 변수로 남아 있다. 2026년에는 보다 포괄적이고 도시별 특성에 맞춘 정책이 시행될 예정이므로, 향후 발표되는 구체적 방안과 시장 지표의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