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킷 리스트’ 유럽 여행의 서막
여행 애호가라면 누구나 버킷 리스트에 담아둔 여정이 있다. 70세 커리(Kerry·성은 비공개)와 남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원래는 버스로 유럽 대륙을 일주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정이 전면 취소됐다.
2025년 8월 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팬데믹이 진정된 뒤 일정을 재조정하던 중 ‘Vacations by Rail’이라는 여행사로부터 동일 노선을 기차로 여행할 수 있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커리는 “버스보다 기차가 훨씬 재미있어 보였다”며 예약을 결심했고, 이는 곧 “평생 한 번뿐인 여행”이 됐다.
■ 총 지출: 약 2만5,000달러
커리는 항공권 7,617달러, 2주간의 기차 여행 패키지 10,590달러(2인 기준)가 가장 큰 비용이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여행자 보험으로 기차 투어 1,023달러, 항공 여행 533달러를 추가 지출했다. 나머지는 호텔 연장 숙박, 식비, 교통비 등으로 구성돼 총액이 약 25,000달러(약 3,280만 원)에 달했다.
해당 기차 투어는 런던에서 출발해 채널터널(일명 ‘Chunnel’)을 지나 파리·스위스·베네치아·피렌체·로마까지 이어지는 2주 일정이었으며, 4성급 호텔 숙박과 주요 관광지 입장권이 포함됐다.
■ 런던 프리 투어: 가족·관광·호텔
정식 투어 전, 부부는 조카를 방문하기 위해 런던에 4박을 추가 체류했다. 숙소는 파크 플라자 리버뱅크 호텔 발코니 스위트(템스 강 전망)로, 비용은 1,336파운드(약 1,700달러)였다. 런던아이 대관람차·런던타워·템스강 디너 크루즈·피커딜리 서커스 롤링스톤즈 공식 스토어 등 ‘개인 맞춤 관광’을 즐겼다.
런던타워와 런던아이는 모두 성인 1인당 50달러 이하로, 특히 만 65세 이상은 시니어 요금(약 38달러)을 적용받을 수 있다. 부부는 대부분 택시와 ‘빅 버스’(hop-on hop-off) 관광 버스를 병행했지만, 노선 변경으로 예상보다 많은 도보 이동을 해야 했다.
커리는 “유럽은 미국과 달리 장애인 접근성(ADA)에 대한 기준이 미비해 긴 이동 끝에 쉴 곳을 찾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 식비: 하드록 카페부터 로마 디너까지
투어에 포함된 호텔 조식과 일부 디너 덕분에 식비는 크게 줄었다. 부부는 여행 때마다 들르는 전통(?)으로 런던 하드록 카페를 방문했고, 보스턴 경유 시 리걸 시푸드에서 식사를 했다. 두 레스토랑의 주요 메뉴는 1인 30~50달러 수준이다.
하이라이트로는 에펠탑 인근 디너 크루즈,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 런치, 로마 노천카페 점심이 있었으며, 가장 비싼 식사는 로마 고급 레스토랑에서 100달러를 넘겼다.
■ 교통: 택시 vs 버스
런던 ‘빅 버스’ 1일권은 39파운드(약 50달러)였고, 런던 택시 최소 요금은 4.20파운드(약 5달러)였다. 다만 대형 투어버스가 호텔 앞까지 진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도보 이동이 잦았다. 이는 고령·장애 여행객에게 꽤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 비용 조달: 신용카드 사용과 미래 계획
부부는 일부 비용을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그 결과 2026년 여행 계획을 축소하고, 2025년에는 며느리·아들을 만나기 위한 칸쿤 여행만 예정돼 있다. 커리는 “또다시 비슷한 일정으로 ‘셀프 플랜’을 했다면 비용은 더욱 컸을 것”이라며 패키지 투어가 가성비가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 용어 해설
1 Chunnel: ‘Channel Tunnel’을 줄인 영국·프랑스를 연결하는 해저 터널.
2 ADA(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 미국 장애인차별금지법으로, 건축물·교통·고용 전반에 장애인 접근성을 보장한다.
■ 기자 관전평
이번 사례는 고령 여행객도 적극적 계획과 보험 가입을 통해 장거리·다국적 여행을 충분히 실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4성급 호텔과 교통·식사 포함 패키지가 예산 안정성을 제공해, 예상보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버킷 리스트’를 달성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다만 유럽 내 장애인 접근성 문제와 고령층의 이동 편의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정책적 개선과 여행업계의 서비스 혁신이 병행될 때, 시니어 관광 시장이 더욱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