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드(Baird)가 유럽 최대 종합 반도체 기업 가운데 하나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Microelectronics, 이하 ST마이크로)의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Neutral)’에서 ‘아웃퍼폼(Outperform)’으로 한 단계 올리고, 12개월 목표주가를 50달러로 제시했다.
2025년 7월 22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상향 조정은 총이익률(매출총이익률·Gross Margin) 개선 가속, 실리콘 카바이드(SiC) 부문의 매출 저점 확인, 그리고 스마트폰·산업·자동차 시장 전반에서 수요 회복 경로가 뚜렷해졌다는 점이 근거가 됐다.
핵심 투자 포인트*
베어드는 2025년 하반기와 2026년 실적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며, △높아지는 제품 믹스 효과 △전년동기대비 기저 부담 완화※ 등을 이유로 들었다. 특히 올해 2분기 생산 공장 일시 가동 중단으로 약 170bp(1bp=0.01%p) 수준의 마진 훼손이 발생했지만, 3분기부터 가동률이 회복되면서 마진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측은 “4분기에는 2분기 마진 훼손분이 전부 상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300㎜ 웨이퍼 전환이 가져올 구조적 비용 절감
ST마이크로는 현재 300㎜(12인치) 웨이퍼 전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전체 생산의 42%가 300㎜ 라인에서 나왔으며, 2027년에는 57%까지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웨이퍼 지름이 커질수록 동일한 공정에서 더 많은 칩을 찍어낼 수 있어 고정비를 분산시킬 수 있다”
는 점에서 베어드는 구조적 원가 경쟁력 강화 요인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설비투자(Capex) 비율이 점차 하락하고 감가상각비 부담이 완화되는 ‘디프리시에이션(Depreciation) 순풍’도 예상된다.
SiC, 스마트폰, 전장(車)에서 반등 신호
올해 1분기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이는 SiC 매출은 2026년부터 본격 반등이 예상된다. 베어드는 중국 사난옵토일렉트로닉스(Sanan Optoelectronics)와의 합작법인(JV) 가동, BYD·지리(Geely) 등 현지 전기차(EV) 업체들과의 신규 설계 승인을 동력으로 지목했다. 테슬라(Tesla)에 대한 SiC 공급 점유율도 ‘낮은 50%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스마트폰 부문 역시 2025년 하반기부터 수백 만 달러 규모의 추가 매출(Incremental Sales)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안테나·파워 관리 등 고부가 콘텐츠(High Content) 채택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데이터센터·위성 부품 사업도 성장 여력
베어드는 엣지 AI 및 전력 솔루션을 공급하는 데이터센터 애플리케이션과, 스페이스X에 단독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위성 통신용 반도체도 추가적인 매출 성장 축으로 꼽았다.
위험 요인※
물론 유로화 강세·달러화 약세 같은 환율 변동, 소비자 수요 둔화, 유통 채널 재고 과잉 등은 리스크로 지적된다. 하지만 2027년 예상 주당순이익(EPS) 대비 12배 미만(정확히 11배 이하)으로 거래되는 현 주가 수준은 “사이클 초기 국면에서 매력적 밸류에이션”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가 짚어준 개념 정리
① 실리콘 카바이드(SiC)는 전력 반도체로 주로 고전압·고효율이 필요한 전기차 구동 인버터, 고속 충전기 등에 사용된다. 실리콘(Si) 대비 열·전압 특성이 뛰어나 전력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다.
② 300㎜ 웨이퍼는 기존 200㎜(8인치) 대비 면적이 약 2.25배 커 동일 면적당 칩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이는 생산 효율성과 단위당 생산비 절감으로 이어진다.
③ 총이익률(Gross Margin)은 매출에서 매출원가(COGS)를 뺀 금액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기업의 기본적인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종합하면 베어드는 ST마이크로의 구조적 비용 절감, 제품 믹스 개선, 주력 시장의 수요 회복 등을 근거로 “2026~2027년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