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대규모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장중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한 뒤 소폭 상승세로 마감했다.
2025년 8월 14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전일(13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32% 오른 5,535.27에,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04% 오른 40,154.72에, 나스닥100 지수는 0.04% 상승한 19,856.14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9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0.32% 올랐고,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01% 하락했다. 장중 S&P500과 나스닥100 모두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으나,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상승폭이 일부 축소됐다.
■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기준금리 150~175bp 내려야”
“현재의 금리는 지나치게 제약적(constrictive)이다. 9월에 50bp 인하를 시작으로 연속 인하가 필요하다.” –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베센트 장관은 연 4.25~4.50%인 연방기금금리(FFR) 목표 범위를 최대 1.75%p 낮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의 발언 직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5bp 급락한 4.237%를 기록했고, 연말까지 누적 64bp 인하를 반영하던 연방기금선물은 인하 기대감을 더 키웠다.
*용어 설명*
①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은 시장 참가자들이 향후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결정될 정책금리를 선물형태로 거래하는 파생상품이다. 가격 변동을 통해 시장이 기대하는 금리 경로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② bp(베이시스포인트)는 0.01%p를 의미한다.
■ 인플레이션·고용 둔화, 9월 50bp 인하 가능성 자극
전날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해 시장예상치와 일치했지만, 근원 CPI는 3.1%로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다. 그럼에도 최근 3개월간(5~7월) 월평균 비농업 신규고용이 3만5,000명에 그친 점이 경기 냉각 우려를 재확인하며 통화완화 베팅을 부추겼다.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9월 FOMC에서 25bp 인하 확률을 100%로, 50bp 인하 확률을 7%로 각각 반영했다. 이는 8월 1일 고용지표 발표 이전 50bp 인하 확률 0%, 25bp 인하 확률 40%였던 것과 대비된다.
■ 글로벌 지정학·통상 변수
트럼프-푸틴 정상회담이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릴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탐색적(feel-out) 만남”이라고 평가절하했으며,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토 양보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對中) 관세유예를 11월까지 90일 연장했지만, 반도체·전자·의약품·인도산 제품에 대해 100~50% 관세 부과 방침을 재확인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평균 미국 수입관세가 2024년 2.3%에서 2025년 15.2%로 치솟을 것으로 추정했다.
■ 주간 경제지표·FOMC 일정
14일 발표 예정인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1,000건 감소한 22만5,000건으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2.5%(근원 2.9%) 상승으로 각각 전망된다. 15일에는 7월 소매판매(+0.5% m/m)와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62.0)가 예정돼 있다.
연방기금선물 가격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 인하 100%, 10월 28~29일 회의에서 추가 25bp 인하 73%를 시사한다.
■ 2분기 실적 시즌 호조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 82%가 실적을 발표했으며, 82%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2분기 EPS 성장률은 +9.1% y/y로, 실적 시즌 개시 전 예상치(+2.8%)를 크게 웃돌았다.
■ 주요 종목 동향
● 다우지수 편입주
유나이티드헬스(+3%), 나이키(+3%), 머크(+3%), 셔윈윌리엄스(+3%) 등 대형주 상승세가 다우지수 강세를 견인했다.
● 반도체주
정책금리 인하 기대에 AMD, NXP, 온세미컨덕터, 얼라인테크놀로지 등이 3% 이상 상승했다.
● 빅테크
‘매그니피센트 세븐’ 가운데 애플과 아마존만 1% 넘게 올랐다. 아마존은 당일 당일배송 식료품 서비스를 연내 2,300개 도시로 확대한다고 밝혀 1.4% 상승했다.
● 신규상장 & M&A
암호화폐 거래소 Bullish는 12일 IPO에서 11억 달러를 조달한 후, 13일 주가가 68달러로 급등했다.
캐나다 길단 액티브웨어가 헤인즈브랜즈를 22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는 공식 발표 이후, 헤인즈는 전날 28% 급등에 이어 3.7% 추가 상승했다.
● 실적 부진주
클라우드 GPU 스타트업 CoreWeave는 설비투자 부담과 마진 축소 전망으로 20% 급락했으며, 유아교육 업체 KinderCare도 2분기 부진으로 22% 하락했다.
■ 국채·국제금융 시장
10년물 독일 분트 수익률은 -6.4bp(2.680%), 영국 길트 수익률은 -3.7bp(4.589%)로 동반 하락했다. 유럽금리선물은 9월 ECB 회의에서 25bp 인하 확률을 8% 수준으로 반영했다.
■ 기자 시각과 전망
베센트 장관의 ‘선제적 완화’ 발언은 금리 인하 시점을 시장 예상보다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 다만 근원 CPI 3%대와 관세 인상에 따른 2차 물가 압력, 더딘 공급망 정상화는 연준의 신중론을 자극할 변수다. 실물경기 악화 속 물가 재상승이라는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한, 50bp 인하는 여전히 ‘리스크 시나리오’로 남아 있다.
이번 주 알래스카 회담과 미·중·인도 관세 이슈가 지정학·통상 프리미엄을 흔들 수 있는 만큼, 시장은 단기적으로 정책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AI·소비재 섹터는 정책 불확실성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