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센트 재무장관, 2008 금융위기 이후 설립된 안정감시기구의 규제 완화·대대적 개편 제안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가 연방 정부의 금융 규제와 금융 안정성에 대한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이번 제안은 특히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 Financial Stability Oversight Council)의 역할과 접근법을 재설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5년 12월 11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베센트 장관은 목요일(현지시각) 공개할 예정인 서한에서 FSOC의 방향성을 변경할 것을 권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한의 핵심 내용은 기존의 규제 강화와 감독 중심의 접근을 역전시키는 것으로, 대신 규제를 완화하고 보다 자유로운 접근을 촉진하겠다는 점이다.

“The Council will work with and support member agencies in considering whether aspects of the U.S. financial regulatory framework impose undue burdens and negatively impact economic growth, thereby undermining financial stability.”

서한의 문구는 위와 같으며, 이를 한국어로 옮기면 “위원회는 미국 금융 규제 체계의 일부가 과도한 부담을 부과하고 경제 성장을 저해하여 결국 금융 안정을 훼손하는지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구성원 기관들과 협력하고 이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기술되어 있다. 이 문구는 FSOC가 기존의 감독·제재 중심 역할에서 벗어나 규제의 경제적 영향과 부담 경감에 더 무게를 둘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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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OC의 출범 배경과 기존 역할

FSOC(금융안정감독위원회)2008년 금융위기 직후에 설립되었다. 당시 대형 월가 기관들의 붕괴로 인해 광범위한 시스템적 리스크가 현실화했고, 이로 인해 경제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경험했다. FSOC의 주요 임무는 시스템적 위험(systemic risk)을 모니터링하고 식별하며, 필요시 특정 금융기관 또는 시장에 대해 강화된 감독을 권고하는 등이었다.

이번 베센트 장관의 제안은 이러한 설립 취지와 기능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는 성격을 지닌다. 기존에는 위험의 선제적 억제와 규제 강화가 우선이었다면, 새 방향은 규제의 경제적 비용과 성장 영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규제 부담을 줄이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용어 설명: FSOC와 “시스템적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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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독자를 위해 몇 가지 핵심 용어를 설명하면, FSOC는 여러 연방 기관(예: 재무부, 연방준비제도, 증권거래위원회 등)의 대표들이 모여 금융 안정성을 보호하는 기구다. 시스템적 위험은 한 금융기관 또는 특정 시장의 어려움이 연쇄적으로 다른 기관·시장으로 전이되어 전체 금융시스템과 실물경제에 큰 충격을 주는 위험을 의미한다. 2008년 금융위기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문제로 인해 다수 대형 금융사가 도산 위기에 몰리며 시스템적 위험이 현실화된 사례다.


정책 변화의 함의와 시장 영향 분석

베센트 장관의 제안이 현실화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기업과 금융기관의 규제 부담 완화로 인해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은행·금융 관련 주식이 상대적으로 긍정적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규제 완화는 대출 여건을 완화하고 자본 배분의 탄력성을 높일 수 있어 경제 성장률에 단기적 탄력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규제 완화가 시스템 전반의 취약성을 증가시킬 위험도 존재한다. FSOC가 설립된 근본적 이유가 바로 2008년과 같은 체계적 붕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인 만큼, 규제 완화가 금융기관 간 상호연계성, 레버리지 증가, 위험자산 확대 등으로 이어질 경우 금융 불안정성이 확대될 수 있다. 따라서 정책 전환은 세심한 균형과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시장 참여자와 투자자는 이 같은 방향 전환을 두고 정책 불확실성을 재평가해야 한다. 규제 완화가 명확한 규범과 감독 대체 수단 없이 진행될 경우,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단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명확한 기준 아래 위험 식별 및 관리 능력이 보완되면 장기적 성장과 금융 안정성의 조화도 가능하다.


정책 시행 시 고려해야 할 실무적 쟁점

첫째, 감독·규제 기관 간 역할 분담이다. FSOC는 다수 기관을 연결하는 협의체이기 때문에 규제 완화가 각 기관의 권한 공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명확한 권한과 보고 체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둘째, 데이터와 모니터링 체계의 강화다. 규제 완화에는 보완적인 투명성 확보와 실시간 리스크 모니터링 체계가 필수적이다. 셋째, 단계적·조건부 완화의 도입이다. 전면적 완화보다는 특정 지표(예: 레버리지 비율, 유동성 지표)가 충족될 때만 규제를 완화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이와 같은 실무적 보호장치가 병행되지 않으면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따라서 베센트 장관의 제안이 단순한 규제 완화 요청이 아니라, 제도 전반의 재설계를 통한 균형 있는 규제 완화로 구체화되는지가 관건이다.


향후 전망

베센트 장관의 서한은 향후 규제 방향성을 둘러싼 정책 논쟁을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의회·관련 규제 기관 및 시장 참여자들이 이 제안을 어떻게 수용하는지에 따라 미국 금융 규제 체계의 향후 5년에서 10년의 틀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규제 완화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면 단기 성장 촉진과 함께 자산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줄 수 있으나, 규율과 감독의 약화는 중대한 리스크(특히 시스템적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요약하면 베센트 재무장관은 2025년 12월 11일 공개 예정인 서한을 통해 FSOC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규제 부담을 재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이 제안은 규제 환경의 전환을 의미하며 경제 성장과 금융 안정성 사이의 균형을 새롭게 모색하자는 취지다. 향후 구체적 실행 방안과 보완 장치의 마련 여부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좌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