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센트 재무장관 “연준, 과거에 머물러… 12월 초 의장 후보 2차 면접”

[워싱턴 D.C.] 스콧 베센트 미 재무부 장관은 12월 초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군을 대상으로 두 번째 면접 라운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절차를 통해 크리스마스 이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복수의 인선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2025년 10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베센트 장관은 폭스 비즈니스 채널 ‘모닝스 위드 마리아(Mornings with Maria)’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러한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연준이 0.2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에 대해 “잘한 결정”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연준의 물가 전망이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베센트 장관은 “이 연준은 과거에 갇혀 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그들의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처참했다. 모형이 망가졌다”라고 직설적으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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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센트 장관 발언
“Their inflation estimates have been terrible so far this year. Their models are broken.”

베센트 장관이 공개적으로 연준 의장을 교체할 의중을 내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다만, 두 번째 면접이라는 절차와 구체적 시점을 못 박음으로써, 제롬 파월 현 의장을 대체하려는 백악관의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는 2026년 경제 전망에 대해 “성장과 물가 수준 모두 매우 낙관적”이라며, 고용시장도 “매우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는 메인스트리트와 월스트리트가 동시 번영(parallel prosperity)을 누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Parallel Prosperity란?
통상 금융시장(월스트리트)과 실물경제(메인스트리트) 간 온도 차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베센트 장관이 언급한 ‘평행 번영’은 이 두 영역이 같은 방향으로 성장 혜택을 공유하는 상태를 뜻한다. 투자자뿐 아니라 가계·기업 등 실물주체에도 혜택이 퍼진다는 점에서 정책 당국자들이 선호하는 시나리오다.

연준 의장 교체 절차는 대통령이 후보자를 지명하고, 상원의 인준 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되는 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크리스마스 전 후보자 명단이 백악관에 제출되면, 2026년 초 상원 청문회 일정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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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반응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일부 채권 트레이더들은 파월 의장이 물러날 경우 통화정책의 일관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반면, 베센트 장관의 강경 발언은 향후 추가 완화적 통화정책을 압박하려는 정치적 신호로도 읽힌다.

전문가 시각
투자은행(IB) 관계자들은 베센트 장관이 “모형이 망가졌다”고 표현한 것은 연준이 사용해 온 DSGE(동태·확률적 일반균형) 모형 등에 대한 근본적 회의로 해석한다. 물가 상승 압력이 구조적으로 약화된 상황에서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예측 모형은 실제 경로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이다.

또 다른 관측통들은 베센트 장관의 발언이 2024년 대선 캠페인 연장선으로,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 메시지를 강화하려는 전략과 연결된다고 본다. 연준이 독립성을 지키느냐, 행정부가 인사권을 통해 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이 앞으로도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인터뷰는 폭스 비즈니스 채널의 간판 앵커 마리아 바티로모가 진행했다. 방송 직후 소셜미디어에는 ‘베센트 vs. 파월’ 구도가 해시태그로 떠올랐고, #FedFight라는 문구가 트렌드 10위 안에 진입했다트위터 기준.

베센트 장관은 마지막으로 “우리는 과학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통화정책 틀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번 인선 과정을 통해 완전히 다른 시각을 가진 지도자를 모셔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파월 의장 측은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향후 일정 및 체크포인트

  • 12월 초: 두 번째 면접 라운드 진행
  • 12월 25일 이전: 후보 명단 백악관 제출
  • 2026년 초: 상원 인준 청문회 예상
  • 고용지표·CPI 발표: 베센트 장관의 낙관론 검증 포인트

결론적으로, 베센트 장관의 발언은 단순한 의견 표명을 넘어 연준의 정책 프레임과 리더십 변화를 겨냥한 정치·경제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파월 의장 교체 가능성과 함께, 2026년으로 제시된 장밋빛 전망이 현실화할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