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가 커피·바나나 등 미국 내에서 재배하지 않는 품목의 소비자 가격 인하를 목표로 한 “중대한 발표(substantial announcements)”가 향후 며칠 내 나온다고 예고했다. 베센트 장관은 폭스뉴스 ‘Fox and Friends’ 인터뷰에서 해당 조치가 “매우 빠르게” 가격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미국 경제에 대한 체감 개선은 2026년 상반기에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다.
2025년 11월 12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같은 날 국제 커피 가격은 급락했는데, 이는 미국이 선별적 수입관세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신호가 강화되면서 세계 최대 커피 소비국인 미국의 공급 타이트(공급 부족 상태) 완화 기대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행정부 고위 인사들은 최근 생활비 절감에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지난주 선거에서 공화당이 연패한 가운데, 민주당이 ‘감당 가능한 생활비’를 핵심 의제로 내세워 뉴저지·뉴욕·버지니아 등에서 승리한 정국 변화와 맞물린다. 경제학자들은 지속적 인플레이션 압력의 한 원인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높은 수입관세를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다.
이 같은 선거 패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수입을 재원으로 한 가계 리베이트 체크 지급 가능성을 다시 거론했으며, 만기 50년 모기지 도입 아이디어도 띄웠다다.
베센트 장관은 이러한 구상에 대한 질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2,000달러 리베이트 체크는 연소득 10만 달러 미만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방안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으며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베센트 장관은 50년 만기 모기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해당 아이디어는 보수 진영 동맹, 기업인, 의회 인사들로부터 실효성에 대한 반발을 불러온 바 있다다.
관세 인하 추진
트럼프 대통령은 화요일 방송된 폭스뉴스 ‘The Ingraham Angle’ 인터뷰에서, 미국이 커피 수입 관세 일부를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10월 하순 아시아 순방 중 처음 밝힌 발언을 재확인한 것이다다.
미국 내 커피 로스터(볶는 업체)들은 미국-브라질 무역 협상 결과를 기다리며 보유 재고를 빠르게 소진해 왔다. 브라질산 커피는 미국 내 소비 원두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지만, 8월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50% 수입관세로 인해 가격경쟁력을 상실해 시장에서 밀려난 상태다다.
베센트 장관은 베트남·브라질 등 주요 커피 생산국에 대한 관세 인하 가능성 관련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구체적인 것들을 많이 하기는 어렵다. 다만 미국에서 재배하지 않는 품목, 커피를 비롯해 바나나, 다른 과일들과 같은 품목에 대해 며칠 내로 구체적 발표를 보게 될 것이다.”
그는 추가 세부 내용은 제시하지 않았다. 참고로 미국도 하와이와 플로리다에서 바나나를 재배하지만, 상업적 생산 규모는 제한적이며 대부분의 바나나는 노동비와 토지비가 낮은 국가들로부터 수입한다다.
베센트 장관은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시행을 결정한 다른 조치들—예컨대 초과근로수당·팁에 대한 세금 감면—이 내년 초부터 적용되기 시작하고, 외국인 투자를 통한 국내 제조업 확대를 위한 조치도 병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다.
그는 다음과 같이 전망했다:
“실질임금이 증가할 것이다. 내년 1·2분기에는 미국인들이 더 나아졌다고 느끼기 시작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세법 변경에 따라 내년에는 많은 가계가 큰 폭의 세금 환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변경 내용에는 자동차 대출 이자 공제 허용과 일부 고령층에 대한 사회보장연금(Social Security) 과세 폐지가 포함돼 있다. 또 2024년 12월 31일 이후부터 2029년 1월 1일 이전에 출생한 자녀의 부모가 ‘트럼프 계정(Trump account)’을 개설할 경우, 1,000달러의 초기 예치금을 받을 수 있다고 베센트 장관은 밝혔다다.
주요 용어 설명과 배경
수입관세는 해외에서 들여오는 상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보통 국내 산업 보호나 무역정책 목적에 따라 책정된다. 관세가 인상되면 수입 원가가 올라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 반대로 관세 인하는 소비자 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다.
리베이트 체크는 정부가 가계에 일시적으로 지급하는 현금성 환급을 말한다. 재원은 일반 세수 또는 특정 세입(예: 관세)에서 충당될 수 있으며, 경기부양이나 생활비 경감을 목적으로 사용된다다.
50년 만기 모기지는 주택담보대출의 상환기간을 매우 장기로 늘려 월상환 부담을 낮추는 구조다. 다만 상환기간이 길수록 총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정책적 효율성·금융시장 영향에 대한 논쟁이 뒤따르곤 한다다.
전망과 시사점
관세 인하가 실제로 단행될 경우, 커피·바나나 등 비재배 품목의 도매가와 소매가에 하방 압력이 가해질 가능성이 크다. 커피 선물가격의 당일 급락은 시장이 정책 변화를 선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정확한 품목·국가·인하폭 등 세부 설계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효과의 범위와 속도를 단정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수입 단계의 비용 절감이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되기까지는 재고 소진, 유통계약 조정, 소매 프로모션 기획 등 공급망의 시차가 존재한다다.
브라질산 비중(미국 내 소비의 약 1/3)과 8월 도입된 50% 관세의 규모를 고려하면, 브라질과의 협상 결과는 가격 향방에 특히 중요하다. 여기에 베트남 등 다른 주요 생산국의 관세 조정 여부가 더해질 경우, 조달 다변화와 공급 안정에 긍정적일 수 있다. 반면, 정책 발표와 실제 시행 간 간극, 이해관계자 반발, 국제 협상 변수 등은 단기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다.
가계 측면에서는 물가 부담 완화 기대와 함께 세법 변경에 따른 환급 확대, 초과근로·팁 과세 감면 등 소득 측 개선이 2026년 상반기로 갈수록 체감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리베이트 체크는 아직 “논의 중” 단계이며, 50년 모기지는 시장과 정책 당국 간 추가 검토가 필요한 사안으로 남아 있다다.
기업과 시장에의 영향 측면에서, 커피 로스터·식음료 유통·소매업체는 재고·조달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관세 인하의 실현과 폭에 따라 원가 구조가 변화할 수 있으며, 가격 인하 경쟁 또는 마진 회복 전략 간 선택이 과제가 될 것이다. 또한 하와이·플로리다 등 일부 국내 재배 지역은 수입 확대에 따른 상대가격 조정을 주시해야 한다다.
결국, 정책의 구체화와 시행 속도가 가격 하락의 규모·지속성·체감 시점을 좌우할 전망이다. 베센트 장관이 예고한 “며칠 내”의 구체적 발표가 어떤 품목과 국가를 어떻게 다룰지, 그리고 커피·바나나 등 생활 밀접 품목의 가격에 얼마나 신속히 반영될지가 시장과 소비자 모두의 관심사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