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센트 미 재무장관, “연준 경제전망은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 주장

[워싱턴]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의 경제전망치(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SEP)가 “정치적 편향”을 띠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구체적 근거나 자료를 제시하지 않은 채,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0.25~0.50%포인트(quarter-point)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는 SEP가 “정치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단언했다.

2025년 7월 23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베센트 장관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는 가운데SEP는 상당히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대해 즉각적인 300bp(3.00%포인트)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SEP에는 1~2차례 25bp 인하 전망만 반영돼 있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SEP란 무엇인가?
연준은 매 분기마다 소속 19명의 정책결정자가 각자 작성한 경제·금리 전망치를 취합해 ‘점도표(dot-plot)’ 형태로 공개한다. 다만 어느 인사가 어떤 전망을 제시했는지는 밝히지 않는다.

연준이 6월 공개한 SEP에 따르면 8명은 올해 2회(0.50%포인트) 금리 인하, 7명은 동결, 2명은 1회 인하, 나머지 2명은 3회 인하를 예상했다.

베센트 장관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가 임명한 연준 인사들도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는 주장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미셸 보우만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은 “7월 회의에서의 인하가 경제적으로 타당하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같은 트럼프 지명 인사인 제롬 파월 의장은 공식적으로 인하 필요성을 시사하지 않고 있다.


정책 독립성 논란 재점화
연준 위원들은 일관되게 “정치적 고려로 통화정책을 결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해 왔다. 이들은 정치적 압력이 통화정책의 신뢰성을 훼손하고 물가안정·최대고용 달성 능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한다.

“정책 결정 과정에 정치가 개입된다는 의혹 제기만으로도 중앙은행은 시장의 신뢰를 잃을 위험에 직면한다”는 것이 연준 내부의 공통된 인식이다.

전문가 시각과 함의
시장 참가자들은 베센트 장관의 언급이 연준의 독립성을 둘러싼 정치적 긴장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고 본다. 과거에도 행정부가 통화당국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전례가 있었지만, 300bp라는 대규모 인하 요구는 역사적으로도 이례적이다. 경제학자들은 “만약 연준이 정치적 압력에 따르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면, 장기 금리와 달러 가치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배경 설명 — ‘점도표’(dot-plot)의 구조
점도표는 각 위원이 예상하는 기준금리 수준을 ‘점’으로 표시한 그래프다. 가로축은 시기(올해 말, 내년 말 등), 세로축은 금리 수준을 나타낸다. 점이 위로 모이면 ‘금리 인상’ 선호, 아래로 모이면 ‘금리 인하’ 선호가 많다는 뜻이다. 시장이 SEP에 주목하는 이유는 위원 개개인의 정책방향성의견 분포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일정과 시장 반응
연준은 7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베센트 장관의 발언 이후, 미국 국채 금리는 장·단기물 모두 소폭 하락했고, 연준이 25bp 인하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과 50bp 인하 가능성을 저울질하는 분위기가 동시에 형성됐다.

결론
베센트 장관의 “정치적 편향” 주장은 연준 정책결정 과정을 향한 공격적 언사로, 트럼프 행정부의 기존 압박 전략을 강화하는 의미를 갖는다. 다만 연준은 독립성을 수호하기 위해 향후 기자회견과 의회 청문회에서 정치 중립성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거듭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