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세계 최대 경제권인 미국과 중국 간 이틀간의 무역협상 결과를 ‘포괄적·견고하며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단편 영상 플랫폼 TikTok(틱톡)의 향후 처리 문제나 대만 정부 관계자들의 이동 문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25년 7월 29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베센트 장관은 스톡홀름에서 양국 고위 경제 대표단이 진행한 2일간의 양자 경제대화 직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협상은 우리의 기대치를 충족했으며, 양국이 1 미래지향적 과제를 공동으로 다루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베센트 장관은 ‘틱톡’과 대만 이슈가 회의 의제에 올라오지 않은 배경에 대해 추가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미국 측 대표단은 중국 측에 제조업 중심 성장전략에서 벗어나 내수 소비 기반으로 경제 구조를 전환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고 전했다.
● 용어·배경 설명
TikTok은 중국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운영하는 글로벌 단편 영상 애플리케이션이다. 15초~3분 분량의 동영상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젊은 층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으나, 미국 정부는 이용자 데이터 보안·국가 안보 우려를 제기하며 틱톡 매각·차단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소비주도형 경제(consumer-based model)란 가계 소비가 국내총생산(GDP)의 성장을 견인하는 구조를 뜻한다. 중국은 지난 수십 년간 국가 주도의 대규모 제조업 및 수출 전략으로 고성장을 이어왔지만, 이제는 안정적 내수 시장을 강화해야 한다는 국내외 요구가 커지고 있다.
● 협상 주요 내용
베센트 장관은 “양국이 교육·보건·서비스업 시장 확대와 관련해 실질적인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자국 기업의 중국 시장 진입 장벽 완화와 공정한 경쟁 조건을 요구했고, 중국은 대미 수출 규제 완화 및 투자 심사 간소화를 검토하기로 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대규모 제조업 보조금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그 자금을 중소 소비재 기업과 서비스 산업 진흥에 재투자해야 한다”는 제안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대화는 단순한 관세 협상에 머무르지 않고, 기후 변화·디지털경제·금융 안정성까지 폭넓게 다루는 ‘포괄적 어젠다’를 구축했다.”
—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 대만·틱톡 논외 배경
로이터통신은 베센트 장관이 미·중 간 민감 사안을 의도적으로 회피했는지 여부를 질문했으나, 그는 “이번 회담은 경제 의제에 집중했다”는 입장만 밝혔다. 최근 대만 총통 및 고위 관료들의 해외 방문이 잇따르면서 베이징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양측은 충돌 소지를 최소화하고 ‘경제적 실익’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해석된다.
● 전문가 시각
뉴욕 포드햄대 국제정치경제학부 윤지민 교수는 “소비주도 성장 전환은 중국 경제의 장기적 과제”라며, “미국이 이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와 자국 인플레이션 완화 전략과도 맞물린다”고 분석했다.
또한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CSIS는 보고서에서 “틱톡은 미 의회 청문회가 예정돼 있어, 향후 미·중 간 정보기술(IT) 분쟁의 뇌관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담에서는 ‘저위험 의제’에 집중, 상호 신뢰 회복을 우선했다는 해석이다.
● 향후 일정 및 전망
미 재무부는 9월 워싱턴에서 열릴 차기 ‘고위급 경제・금융대화’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베센트 장관은 “민감 사안 역시 논의가 불가피하다”며, “성과 기반의 협상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 역시 성명을 내고 “서로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는 토대 위에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번 무역협상은 양국 관계가 반도체 수출 통제, 희토류 공급 제한, 환율 갈등 등으로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서도 대화 채널을 유지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관측통들은 “협상이 당장의 관세 인하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기업 심리 개선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에 긍정적 시그널을 제공했다”고 평가한다.
기업 및 투자자들은 8월로 예정된 미 국채 신용등급 평가와 10월 중국 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에서 발표될 ‘경제 5개년 중간 평가’를 주시하며, 양국 정책 공조 수준을 재확인할 전망이다.
● 결론
베센트 장관의 발언은 미·중 간 대화 지속 의지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틱톡·대만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쟁점을 분리해 경제 현안을 우선 처리하겠다는 전략적 계산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후속 협상에서 소비 주도 경제 전환 로드맵이 구체화될 경우, 글로벌 투자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