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비료업체 K+S AG(티커: SDFGn)의 주가가 20일 장중 4% 하락했다. 이는 영국계 투자은행 베렌베르크(Berenberg)가 종전 ‘매수’에서 ‘매도’(Sell)로 투자의견을 두 단계 낮추고, 목표주가를 17유로에서 11유로로 대폭 인하한 데 따른 결과다.
2025년 8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브로커리지는 ‘농산물 및 칼륨비료(포타시) 가격 상승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점을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베렌베르크는 보고서에서 “곡물 가격 약세, 신규 공급 증가, 그리고 독일 내 높은 생산비용이 K+S의 수익성에 큰 압박을 가할 것
”이라고 밝혔다.
투자자 시각에 충격을 준 핵심 요인은 글로벌 포타시 시장 전반의 다운사이클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급등했던 농산물·비료 가격이 정상화 구간에 접어들면서, 가격 탄력성이 낮은 고비용 생산업체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구조가 재확인됐다는 분석이다.
주가·밸류에이션 현황
K+S 주가는 8월 19일 프랑크푸르트 Xetra 시장에서 12.39유로에 마감했으며, 이는 시가총액 약 22억 유로 수준에 해당한다. 그러나 새 목표주가(11유로)는 전일 종가 대비 11.2% 낮은 수준으로, 향후 추가 하락 위험을 시사한다.
베렌베르크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K+S에 대해 ‘매수’ 의견이 잇따랐지만, 현 시점에서는 그러한 논리를 뒷받침할만한 시장 환경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독일 내 전력·인건비 등 구조적 비용이 상승하면서 원가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점이 부각됐다.
시장 환경 변화
미국 농무부(USDA)가 발표한 2025/26 작황 전망에서 미국 옥수수 재배면적이 사상 최대 규모인 9,500만 에이커(약 3,845만 헥타르)로 제시된 것도 주목된다. 베렌베르크는 “파종 면적 확대는 초기에는 비료 수요를 떠받칠 수 있지만, 수확기 이후 가격 하락과 농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결국 포타시 소비를 제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브라질산 과립 포타시(Granular MOP) 현물가격은 2022년 톤당 1,200달러에서 최근 355달러까지 급락했다. 베렌베르크는 “BHP가 캐나다에서 추진 중인 얀센(Jansen) 프로젝트의 현금원가 105~120달러/톤을 고려하면, 현 시세도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얀센 1단계가 가동되면 연간 400만 톤 이상의 신규 공급이 유입되고, 이후 단계 확장까지 감안하면 2027년 이후 시장 가격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 베렌베르크 보고서
재무 전망 및 지표 해설
베렌베르크는 K+S의 2026년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6억2,400만 유로, 2027년 EBITDA를 5억6,300만 유로로 전망했다. 이는 블룸버그 컨센서스 대비 각각 7%, 20% 낮은 수치다.
EBITDA는 이자·세금·감가상각·무형자산상각을 차감하기 전의 영업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변동성이 큰 감가상각 요소를 제거해 영업성과를 비교적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고정비 비중이 높은 기업에는 성과를 과대평가할 위험도 존재한다.
베렌베르크는 2025년 K+S의 주당순이익(EPS)을 0.32유로, 2027년에는 0.09유로로 제시하며 “고비용 구조가 지속되면 순이익이 사실상 반 토막 이하로 축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타시는 무엇인가?
포타시(potash)는 염화칼륨(KCl) 등을 주성분으로 하는 칼륨 비료를 통칭한다. 작물의 물대사·광합성·병충해 저항성을 높여 수확량을 끌어올리는 데 필수적인 비료로 꼽힌다. 글로벌 곡물 수요 증가와 함께 꾸준히 성장해왔지만, 공급 측면에서 캐나다와 동유럽에 매장량이 집중돼 있다. 따라서 대규모 신규 광산의 증설 여부가 가격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참가자들은 베렌베르크의 하향 조정이 단순 목표주가 변경을 넘어, 비료 업종 전체에 대한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촉발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유럽 생산기지를 보유한 업체들은 높은 에너지 비용에 취약해, 향후 분기 실적 발표 때 추가 가이던스 하향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는 “옥수수·대두 가격이 급락한다 해도 지속 가능한 농업(Sustainable Agriculture) 트렌드와 토양 관리 규제 강화가 포타시 소비를 구조적으로 견인할 것”이라고 반론을 편다. 이는 K+S가 친환경 추출 공법과 차세대 특수비료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경우 반등 여지가 남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결론적으로, 베렌베르크의 ‘매도’ 의견은 단기적으로 주가 약세 압력을 강화할 전망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가격 바닥 형성 시점과 원가구조 개선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